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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송 Oct 12. 2023

온기 바이러스

어쩌면 비극이었다.


코로나로 인한 비극을 맞이한 일상은 갓난아이에서부터 구순 노인까지 누구도 예외가 없었다. 자부했던 건강도, 권세 삼았던 돈도, 남부러울 것 없는 유명세도 전염병에서 지킬 방패는 되지 못했다. 전염병에서 우릴 지킬 가장 강한 방패는 홀로, 나를 두는 것이었다. 


꽃잎 떨어지는 소리에도 웃던 학생들의 웃음은 그쳤고 가끔 온정을 나누던 이웃과의 소통은 단절되었다. 함께 하던 일상은 혼자가 되었고, 혼자 아닌 일상에는 당연한 불안감이 자리 잡게 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불안의 시대를 지나왔다. 모두가 함께 앓은 불안 속 육신의 건강은 지켰으나 마음을 지키지 못한 이들이 수두룩하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불안은 많이 사그라들었지만 여전히 독감과 같은 전염병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과연 이로부터 우리를 지킬 방법은 있을까?


전염 傳染

전할 전, 물들 염


병을 옮기는 전염뿐 아니라 따뜻함에도 전염성이 있다. 온기를 담은 작은 친절은 보이진 않지만 누군가를 물들이기에 충분한 힘이 있다. 온갖 바이러스가 판치는 세상에 내가 퍼뜨리는 작은 온기가  단 한 사람이라도 물들일 수 있다면. 나는 그 온기의 힘을 믿는다. 온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내 세상을 바꿀 수는 있다. 나와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을 따뜻하게 물들여 불안 속에서 지키고 싶다.


이 따뜻함의 시작은 아주 작은 친절에서 비롯된다. 평소보다 조금 더 살가운 인사, 달라진 것에 대한 사소한 칭찬, 마음을 녹이는 다정한 어투. 우리는 누구에게나 이 바이러스를 전염시킬 수 있다. 날 서있는 상대의 마음 방역체계를 허물고 이 바이러스를 전염시켜 나가면 어떨까?


'온기 바이러스'


다정한 온기가 온 세상을 물들여 가기를.

이 글의 온기가 글을 읽고 계신 당신께 닿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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