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다송 Oct 21. 2023

아빠의 청춘

브라보, 브라보!

지금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기억. 아빠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셨다. 술 한잔하고 들어오시는 날이면 온 가족을 데리고 동네 노래방으로 향했다. 지하 노래방으로 줄지어 내려가 익숙한 인사를 나누고 방에 들어가면 새우깡 한 바구니를 내어주셨고 다섯 식구 돌아가며 노래를 부르다 마지막 즈음엔 꼭 이 노래를 부르셨다.     


나에게도 아직까지 청춘은 있다

원더풀 원더풀 아빠의 청춘

브라보 브라보 아빠의 인생

-아빠의 청춘 중     


그때 고작 아빠 나이는 마흔을 웃돌고 있었다. 원더풀 원더풀 청춘을 외치던 아빠는 환갑을 맞이하셨고 나는 마흔을 기다리고 있다. 아빠의 청춘이 참 고달팠으리라 깨닫는 이 나이가 되어서야 제대로 보이는 아빠의 잔주름과 눈 밑 검버섯들.


브라보, 브라보! 원더풀, 원더풀!


청춘의 외침이 이토록 절절하고 쓸쓸했을 줄이야. 아들딸이 잘 되라고 행복하라고 빌어주던 가여운 외침이 하늘에 닿아 삼 남매는 어엿한 어른이 되었다.


다시 청춘, 젊은 날의 청춘의 괴로움은 잊고 새롭게 노래할 아빠의 푸른 봄을 응원하고 싶다. 브라보, 아빠의 인생!


이전 05화 낡고 빛바랜 것이 주는 힘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