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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가온해 Aug 13. 2024

소개

내 이름은 지구. 나는 거울을 바라본다. 그리고 거울에 비쳐진 나의 모습은 흉측한 괴물의 모습이었다. 비대칭의 얼굴. 높이가 다른 눈들. 뭉툭하고 내려앉은 코. 두꺼운 입술. 검은 피부. 나는 언제나 괴물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나는 괴물로 취급받았다. 그 누구도 내게 애정을 주지 않았다. 나의 가족도 마찬가지였다. 성형외과 의사들은 내 얼굴을 고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렇게 나는 괴물로 살아왔다. 나를 반겨주는 곳은 단 한군데도 없었다. 나는 취업조차 할 수 없었다. 가족들은 나를 징그러워했다. 결국 나는 가족을 떠나 고시원에서 머물며 일용직 일을 한다. 일용직 일은 나를 강하게 만들었다. 노가다꾼들의 거친 말투와 육체의 한계에 넘어선 고된 일은 내 정신과 육체를 강하게 만들어주었다.


사회에서 나는 35살의 노가다꾼 아저씨이다. 나는 높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취급되지 않는다. 그리고 나는 내 행동에 책임을 져야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리고 한 순간의 실수는 나를 지옥으로 보낼 것이다. 그 누구도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너무 외로웠다. 


내 머리 속에서는 목소리들이 들린다. 나는 그것들이 환청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것들은 나를 유혹한다. 내게 폭력적인 행동을 하도록 지시한다. 그리고 나는 상상 속에서 폭력적인 행동들을 한다. 하지만 단 한번도 실제로 그런 행동을 한 적은 없다.


"지구씨. 뭐해?"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이곳은 건설현장이다. 나는 아파트을 짓는 곳에서 일을 하고 있다. 건설현장의 소음들과 일용직 인부들의 거친 욕설이 섞여 내 머리를 아프게 만들었다.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다. 하지만 나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한다. 이곳은 악마들의 놀이터이다. 모두가 악마들이다. 일용직 현장은 모두 추하고 능력없는 사람들이 모인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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