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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똥꾸 멍충이

나를 믿을 수 없다.

by 태생적 오지라퍼 Mar 25. 2025

손을 부들부들 떨면서 9시를 기다린다.

일요일 부산 1박 2일 여행을 가기로 했었다.

지난달에 갈까하다가 몇 번이나 날자를 바꾸었었다.(물론 나는 언제나 시간이 있지만 현업인 후배가 바쁘다.)

가고 싶은 수영장 넓은 호텔 예약도 두 번 변경했었다.(같이 가는 후배가 수영 매니아이다. 나는 절대 아니다.)

얼마전부터 A로 시작하는 여행플랫폼에서 숙소를 예약하곤 했다.

작년 부산도 이전 제주도도...

아무 문제가 없어서 이제 나는 숙소 예약쯤은 혼자 할 수 있다고 으쓱했었다.

그런데 오늘 새벽 각각 다른 신용카드로 두 건의 결재 메시지가 와 있었다.

그곳에서...



처음에는 중복 결제 처리가 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 건인데 두 개의 카드 결제...

확정 메일을 뒤져보고 다시 A 플랫폼에 들어가보아도 나의 돌아오는 예약 내역은 단 하나이다.

카드 회사에 전화를 해본다. 아침이라 해당 처리가 안된다.

A 플랫폼에 전화를 해본다.

이것 저것을 하라는 대로 했더니 마지막에는 한국말 지원 서비스가 마감이 되었단다.

영어로 문의하라는 것이다.

혹시하고 해당 호텔에 전화를 해본다.

예약이 두 건인데 다른 한건을 알려줄 수는 없댄다.

해당 플랫폼과 이야기하란다.(얘기 할 수가 없다. 영어가...)

이럴 수가... 머리가 쑤셔오면서 멘탈이 붕괴되었다.

이럴 때 내가 하는 가장 나를 향한 욕 중 가장 찰떡인 것은 <바보 똥 멍충이>이다.

우리 엄마 최애의 욕이었다.

물론 심한 경우에는 <미친 년>으로 격상하기는 한다만...

자연스럽게 욕도 유전되어 나도 위의 두 종류의 욕을 한다.

18로 시작되는 욕은 한번도 한적이 없다.


머리가 아플때는 산책이 답이다.

언제부터였는지 생각이 난다.

남편이 IMF 때 나몰래 아파트를 잡혀서 증권투자를 했었고 집이 날라갈 형편이 된 그 날 부터였다.

파리공원을 돌고 돌다가 주저앉을 정도가 되면

집에 와서 잠을 청하곤 했었다.

나를 학대하는 것인지 위로하는 것인지는 애매모호했다.

오늘, 거금을 날릴 위기에서 나는 또 어린이대공원을 무작정 걷기 시작한다.

숨을 크게 쉬면서...

이미 나보다 먼저 나와서 러닝을 하거나 산책을 하거나 운동기구를 사용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고

해가 점점 떠오르기 시작해서 나름 멋진 사진도 찍고

식물 냄새도 맡고 하니 평온한 하루를 시작하는 사람들을 보니

이제서야 호흡이 정상으로 돌아오려 한다.

9시가 되면 호텔 예약실에 전화를 하여 방법을 모색해보려 한다.

정 안되면 내 A 플랫폼 화면에 보이는 예약을 취소하면 하나만 남지 않을까?

중복 결제가 아니라 중복 예약 처리인 셈이다.

산책하다 기억이 났다.

S 카드로 결제 처리를 하렸는데 오류가 났다고 해서

다시 N 카드로 바꾸었던 그 날의 상황이 말이다.

그런데 예약 확정 메일이나 문자는 1건만 왔다.

도대체 내가 <바보 똥꾸 멍청이> 인거냐

A플랫폼 시스템이 <바보 똥꾸 멍청이> 인거냐.

한국말 상담도 하지 않는 그런 업체를 다시는 절대로 이용하지 않을 계획이다만.

다른 분들도 참고하시라.

단, 영어가 능통한 분들은 아무 문제가 없겠다만.


(손을 떨면서 호텔에 전화했고

A플랫폼에 안내부탁해둔 후

혹시 하고 A플랫폼에 전화하니 한국 상담사가 받는다. 근무 시간이  아니었던게다. 아까는.

바보 똥꾸 멍청이다. 나는.

그런데 그 시스템 오류는 알수가 없는듯하여

일단 내 화면에 보이는 예약을 취소했다.

그런데  바로 안보이던 다른 예약 내역이 보인다.

A플랫폼 말로는 내 계정이 두 개이고

각각 다른 계정에서 예약을 한거라는데

아주 오래전 아들 녀석이 숙소 예약을

내 이름으로 대신 처리했을때 계정을 만든것인지 무지 알수는 없

여하튼 하나는 취소했고

내가 바보 똥꾸 상멍충라는걸 확인했다.

미친 년까지 가기 직전에 문제는 해결했

찝찝함은 남았

지금 생각해보니 구글에서 접근하니 옛 계정이

자동으로 뜬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의심만 남았다.

여하튼 파란만장한 아침인데

8시에 내 생애 첫 공무원연금은 무사 입금되었다.

내가 모아두었던 돈을 나중에 받는것인데도

일 안하고 받으니 미안스럽다. 조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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