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된 노후주택 리모델링 벌써 열흘

by 일조

오늘도 벌써 열흘이다. 공사 기간으로 2주가 훌쩍 지나가 버렸다. 우리 집은 열흘 전과 비교해 보면 엄청나게 휑해지고 뻥 뚫리고 넓어졌다. 지층은 그야말로 환골탈태. 집 안에 있던 집수정을 물을 퍼내고 끄집어내고 흙으로 덮어 버리니까 없던 거실이 생겼다. 우리 부부의 대화와 하루 사이클도 열흘 만에 확 바뀌었다.

2주 동안 우리 부부는 어디를 가든 “저것도 예쁘다” “저렇게 하는 것도 방법이겠다” “이 톤이랑 요 톤이랑도 잘 어울리네” “창문 턱을 저렇게 내는 것도 좋네” “바닥을 뭘로 마감한 거야? 이건 타일 아니지?” 이런 말들만 입에 달고 다녔고 밤이면 서로 쳐다보고 야 너도? 야 나도! 하며 공사하는 집으로 차를 몰고 달려갔다.

이제 곧 자재를 골라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기도 하고 요즘 하루 종일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생각만 하고 있어서 그런지 뭘 봐도 우리 집에 겹쳐서 보게 되었다. 요즘은 창을 많이 보게 된다. 우리 집 창문은 집 사이즈에 비해 터무니없이 크다. 그리고 옆집 마당뷰와 계단뷰, 앞집 창문과 마당 오동나무 등 창문에서 바라볼 만한 뷰랄 것이 딱히 없다. 그래서 이번 다 뜯어 고치는 김에 창들도 위치와 크기를 다 바꾸기로 했다.

처음에는 사이즈 줄일 거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레퍼런스를 보다 보니 창문이라는 것이 기능과 인테리어를 겸비해야 제 몫을 다하는 것이라고 느껴졌다. 안에서 봤을 땐 감성이 느껴져야 하고 외부 한기는 물론 막아줘야 하고 밖에서 봤을 땐 집이 예뻐 보일만큼 보여야 한다는 욕심이 마구마구 생겼다. 그러면서 하나 강력하게 깨닫는 것이 있었다. 예쁘면 다 돈이라는 것이다.

자재부터 마감재, 시공법까지 예쁘게 하려면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결국 돈 앞에서 타협을 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리모델링이 진행될수록 느끼게 된다. 보일러도 그냥 시공할 수 있지만 구글 네스트 라는 걸 쓰면 엄청 예쁘고 효율도 좋다는데! 쇠테리어를 하니까 공간이 모던해 보이는데 쇠 한 판 가격이!! 욕실 줄눈을 그냥 시멘트 메지로 하지 않고 이런 걸로 하면 물때도 덜 끼고 관리도 편하다는데!!! 하루하루 새로운 차원에 눈을 뜨고 있는 열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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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관들이 슬슬 덮힐 준비를 하고 있다. 다음 주 후반이면 방통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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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허가 된 지하 작은 방. 리모델링을 하면서 지하는 방3 화1 주방1 거실1 를 갖춘 14평 공간이 되었다. 내 사업을 시작하는 장소로 분에 넘치는 크기다. 밑바닥에서부터 차근차근 다시 올라가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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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닥을 한겹 걷어내니 소리가 더 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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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에 지층은 집 안에 집수정과 모터 펌프, 보일러가 있었다. 싹 다 걷어내고 흙으로 메우고 벽을 허무니 작고 아담한 거실 공간이 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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