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쯤이면

by 정이흔

지금쯤이면


지금쯤이면 으레

시 한 편 정도는 써줘야 한다

기껏 일 년에 한 번 오는 손님이지만

그래도 단골이라고

한 해도 거르는 법은 없었다

기왕 온 김에 한 두어 달

푹 쉬고 가라 해보지만

바쁜 일 없는 처지이면서

한 주도 못 채우고 떠나버린다

몸은 떠나가지만

그래도 못내 떨구지 못 한

아쉬움과 안타까움만

바닥에 줄줄 흘리고 간다

때마침 부는 봄바람이

살며시 등 떠밀며

작별을 고한다

시라면 이 정도는 써줘야 한다

그래야 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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