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워 카페에서

by 정이흔

플라워 카페에서



나는 가끔

플라워 카페에 간다

그곳에는 아무도

심지어 주인조차 없다

연한 아메리카노를 선택하고

결재 버튼을 누르는 순간

그곳은 오롯이 나만의

공간이 된다

카페 안 모든 꽃과

나무가 나만 바라본다

창에 스며든 아침 햇살이

꽃과

나무와

커피잔의 그림자를

탁자 위에 길게

늘려 놓는다

그림자는

탁자를 넘어

내 무릎 위로

올라앉는다

“나, 이제 내려간다.”

아내의 메신저 도착 음이

조용한 카페 안으로 들어오면

그제야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플라워 카페를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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