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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수의견 Jan 24. 2024

하이퍼보레아

샴발라, 시간여행으로 가는 길

1. 아이언맨


1945년 5월. 한 달 여 간의 치열한 시가전 끝에, 소련군은 나치 독일의 심장 베를린으로 입성합니다. 나치의 제3제국 지하 벙커에 진입한 소련군은 그 곳에서 아주 놀라운 장면을 보게됩니다. 불교식 불상과 제단이 있었고, 그곳엔 티벳 라마승이 죽어있었습니다. 군인들은 그것이 나치가 수집한 보물들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들은 미군에 한 발 앞서, 나치의 보물들을 챙기기 위해 장소를 은폐하고 불상들을 가져갔습니다.


2007년. 유럽의 골동품 경매장에 희귀한 불상 하나가 물건으로 나왔습니다. 배에 스와스티카 문양이 그려진 이 불상은 '아이언 맨'이라고 불렸습니다. 경매장에 있던 독일의 한 과학자는 이것이 1936년 나치의 티벳원정대가 가지고 들어온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와 연구진들은 불상을 구입해 연구를 시작 했는데, 놀랍게도 15,000여년 전 시베리아에 떨어진 운석 조각으로 만들어진 것 임이 밝혀졌습니다.



2. 1차 티벳원정대


1941년 12월말, 나치 독일은 모스크바 전투에서 패전했습니다. 무려 50만의 군사를 잃었습니다. 한편 100만에 이르는 독일군이 스탈린그라드 전투에 묶인채 혹한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이대로라면 독일의 패전이 불가피한 상황이였습니다. 이때 나치 친위대장인 하이힌리 히믈러는 이 난국을 타계할 방법을 히틀러에게 제안합니다.


"총통각하! 지난 티벳원정대를 기억하십니까? 그들의 보고엔 지구의 중심축인 샴발라에 대한 정보가 있었습니다.총통께서도 아시다시피 샴발라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할 수 있는 브릴에너지가 있습니다.이것을 이용하시죠."


히믈러와 히틀러는 아리안인 전설에 심취한 사람들이였습니다. 그래서 1938년, 자신들 게르만 민족의 기원을 찾기 위해 티벳에 탐사대를 보낸 적이 있었습니다. 나치 친위대원 에른스트 셰퍼을 필두한 탐사대는 티벳인들의 환영속에 인종조사를 벌였습니다. 이때 그들은 인종연구뿐만이 아니라 세계얼음이론 및 아리아인 전설에 대해서도 조사했는데, 그 중 하나가 지구공동설에 기원을 둔 지구중심축 찾기였습니다.



나치는 처음 이 지구지축을 하이퍼보레아 및 울티마 툴레 설에 근거해 북극이나 남극을 염두해뒀습니다. 그러다 티벳기원설로 관심이 옮겨가 샴발라라는 곳에 지구중심축이 있다고 생각했죠. 그곳에서 브릴에너지를 이용해 시간포털을 열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3. 아네네르베(Ahnenerbe)


나치즘은 본래 '아서 드 고비뉴'란 프랑스 귀족이 쓴 '인류불평등에 관한 에세이'에서 영감을 얻은 것인데, 1848년에 쓴 이 책은 '시온의 의정서'와 더불어, 현대 인종차별에 기원이 되는 최악의 책입니다. 이 책에서 아리아인의 기원과 마스터 인종에 대한 내용이 최초로 등장합니다. 고비뉴는 니체와 바그너에게 영향을 주었고, 히틀러가 청년시절 오스트리아 고서점가를 헤매며 탐닉했던 사상이 바로 이 볼키쉬 신비주의인 '아리아소피'인 것입니다.



고비뉴의 마스터 인종 이론은 영국의 '찰스다윈'의 '진화론'과 결합되며 '우생학'이란 학문으로 발전되었습니다. 또한 이 아리아인종에 대한 아이디어는 영국 귀족인 '에드워드 불워 리튼'에 의해 <브릴>이란 개념으로 발전합니다. 지구 지하에 마스터 인종의 조상이 있고, 이들은 브릴이란 외계에서 전수받은 무한 에너지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 개념은 신지학의 창시자 헬레나 블라바츠키에 의해 인용되어 툴레협회를 비롯한 프리메이슨 비밀결사모임에 빠르게 퍼져나갔습니다.


이런 이론들은 결국 아리안의 하이퍼보레아 기원설로 모여지는데 요약하자면 이렇습니다.


"북풍이 부는 시베리아 어딘가에서 하이퍼보레아라는 초고대 문명이 있었고, 마스터 종족인 아리아인들이 살았다. 이들은 아틀란티스 대륙이 대홍수로 물에 잠길 때 히말라야를 통해 다시 지상에 정착했다. 일부는 티벳을 거쳐 인도로 갔고, 일부는 서진하여 게르만 민족이 되었다. 인도로 간 아라인들은 열등종족과 섞여 퇴화 했으나, 티벳엔 게르만인과 갈라진 아리안의 원형이 남아있을 것이다. 그들은 초고대문명이 외계로부터 전수받은 지구의 신비를 알고 있으며, 지구 중심 축으로 통하는 지하도시가 있다. 그곳을 샴발라라고 하며 그곳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포털이 있다."



이 이론은 하우스 호퍼 교수에 의해 나치즘으로 정립됩니다. 그는 일본제국의 군사고문으로도 있었으며, 조선과 대륙 침략에 앞장 선 흑룡회의 배후 인물입니다. 또한 툴레협회의 초기 멤버이자 브릴협회의 창시자입니다. 히틀러의 오른팔인 헤르만 헤쓰와 친위대 대장 하이힌리 히믈러도 모두 그의 제자라고 할 수 있죠. 히틀러는 그에게 아네네르베(Ahnenerbe, 조상유산연구국)를 설립하도록 돕습니다. 이 기관은 엄연한 정부 부서로 방대한 조직이였습니다. 네, 영화 인디아나 존스에 나오는 나치 무리가 바로 실제했던 이들인 것입니다.


이 하우스 호퍼는 인도유럽어족을 아리안종족의 후예로 봤고, 우랄알타이어족이 헝가리계 조상으로 봤습니다. 당시 헝가리 역시 자신들을 투르크계로 봤고, 터키, 일본에는 '투란연맹협회'가 창설됩니다. 이 종족 구분에 따르면 한국, 몽고도 그들이 말하는 트루크계가 되는 것이죠. 이 사상이 결국 서방은 아리안종이 지배하고 동양은 트루크종이 지배한다라는 망상으로 발전합니다. 그것이 독일엔 나치즘, 일본엔 대동아공영권이죠.



조선침략의 사상적 배경인 흑룡회와 일진회가 그렇게 탄생한 것입니다. 또한 이것이 2차 세계대전 추축국, 독일-일본-헝가리 동맹에 사상적 배경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선구자격인 이가 '산도르 코뢰시 초마'라는 헝가리 학자입니다. 그 공로로 일본 최초로 유럽인 성인으로 선포됩니다. 그는 투르크계의 시원을 티벳에서 찾았고 티벳학의 창시자가 됩니다.


4. 티벳에서의 7년


나치가 몰락하기 시작하는 1941년 무렵엔 신지학자인 앨리스 베일리에 의해 티벳학이 널리 유행했는데, 그녀는 티벳 고승인 '드왈 쿨'에게 영지(텔레파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녀는 그것을 책으로 냈는데 비전 점성술이란 책입니다. "시간의 지배는 금성인들의 관할인데, 그들은 고대 지구에 내려와 아리아인들에게 지식을 전수했다. 그것으로 샴발라라는 도시를 건설했으며, 그곳엔 외계와 지구를 잇는 시간의 문이 있다." 이거 어디서 들어본 애기죠? 바로 니콜라 테슬라의 기밀문서에 나오는 금성인과 UFO이야기와 매우 흡사합니다.



아무튼 앨리스 베일리의 이론이 히믈러에게 영감을 줬는지, 그는 이 샴발라를 찾으면 이 시간의 문을 통해, 역사를 되돌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히믈러는 무려 2,000페이지에 달하는 보고서를 히틀러에게 올렸고, 그렇게 제2차 티벳원정대가 꾸려집니다.


이 때 탐험대장을 맡은 사람이 등반가 '하인리히 할러'인데, 그가 바로 영화 '티벳에서의 7년'의 브래드 피트가 맡았던 역입니다. 그는 1943년 1월, 5명의 탐험대를 이끌고 티벳으로 향합니다. 그러나 그들은 영국군에게 스파이 혐의로 체포되었다가, 수 차례 시도 끝에 탈옥에 성공합니다. 그 후로 그들은 티벳 곳곳을 수색하며 '샴발라'를 찾지만 그 사이 나치 독일은 패망합니다.



그 후 할러는 달라이 라마의 개인교사가 되어, 티벳이 중공군의 침공을 받는 51년까지 머무르게 됩니다. 그는 비밀리에 라싸에서 오스트리아로 입국을 시도하지만 또다시 영국군에게 체포됩니다. 이 때, 그가 수집한 자료들은 압수 되는데 이를 살펴본 영국군은, 이 문서가 사악한 티벳 밀교의 주술과 흑마술에 관련된 것이라며, 2044년까지 정보 공개를 금지 했다고 합니다.


1987년 소련은 우랄대초원에서 저수지를 개발하려다가 고고학적으로 매우 커다란 발견을 하게됩니다. 약 4,000년 전에 지어진 것으로 보이는 요새도시 터를 발견한 건데요. 그 주위에서 무수히 많은 스와스티카 문양이 발견되었습니다. 학자들은 이곳이 전설의 아리안족의 도시라고 판단하여 '아르카힘'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2005년 푸틴은 이곳에 방문하였고 러시아의 '국가 및 영적 성지'로 지정되었습니다. 현대 밀교주의자들은 이곳이 바로 나치가 그토록 찾아 헤매던 아리아인의 본향 '샴발라'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2000년 이후로 유전자 분석이 가능해 짐에 따라, 각 인종들의 기원을 유추해 볼 과학적 토대가 마련됐는데, 그 중 인도-파키스탄 고산지대에서 고립된 생활을 하는 칼라쉬 부족이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들에게는 인도인들의 특징인 구릿빛 피부가 나타나지 않고, 흰 피부에 서양인의 전형인 금발벽안이 곧잘 나타나는데요.

그래서 20세기만 해도 그들이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 루트를 따라온 후예라고 여겼습니다.

헌데 유전자 조사를 통해 현생 인류 중 원시 아리아인의 특성을 가장 잘 보존하고 있다는 것 밝혀졌습니다. 아리아인 히말라야설이 아주 틀린 얘기가 아니였던 셈죠. 그렇다면 히말라야 어딘가에 지구중심축으로 들어가는 문도 진짜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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