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변화에 대하여>
나 너희에게 정신의 세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련다. 정신이 어떻게 낙타가 되고, 낙타가 사자가 되며, 사자가 마침내 아이가 되는가를.
차라투스트라는 위버멘쉬(Übermensch)에 이르는 정신의 세 단계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우리가 거치게 되는 정신의 상태를 이야기하며, 한번 다음 단계로 진행되었다고 해도 이전 단계로 퇴행할 수 있음을 지적합니다. 차라투스트라는 자기 극복을 통해 낙타의 정신이 사자의 정신으로, 사자의 정신이 아이의 정신으로 극복되어 감을 말합니다. 그렇다면 '낙타의 정신'은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일까요?
차라투스트라는 동물이 상징하는 정신적 특성을 통해 인간이 도달하는 단계의 특징을 보여줍니다. 이는 성경에서 뱀이 타락과 악을 상징하는 것 혹은 올빼미가 지혜를 상징하는 것과 유사합니다. 성경에서는 뱀이 바닥을 기고, 땅 속에 살며, 탈피하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투영하여 가장 인간과 거리가 먼 존재의 상(象)으로 묘사됩니다. 호메로스는 아테나 여신을 "올빼미의 눈"이라고 묘사하는데, 어둠 속에서도 선명하게 사물을 바라볼 수 있는 올빼미의 특징을 지혜에 비유한 것입니다. 니체는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동물에 자신의 철학을 설명하기에 적합한 특징을 통해 자신만의 '비유'를 만들어 냅니다. 그가 주목한 첫 번째 동물은 '낙타'입니다. 무더운 사막을 횡단하는 억세고 강인한 정신의 상징인 '낙타'에 대해 니체는 다음과 같이 평가합니다.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지닌 억센 정신, 짐을 무던히도 지는 정신에게는 무거운 짐이 허다하다. 정신의 강인함은 무거운 짐을, 더없이 무거운 짐을 요구한다.
무엇이 무겁단 말인가? 짐을 무던히도 지는 정신은 그렇게 묻고는 낙타처럼 무릎을 꿇고 짐이 가득 실리기를 바란다.
차라투스트라는 '낙타'가 지닌 억센 정신과 무거운 짐을 지고 갈 수 있는 강인함에 대해 의미가 없다고 폄하하지 않습니다. 그가 주목하는 부분은 무거운 짐에 대한 낙타의 태도입니다. 낙타는 눈앞에 쌓여있는 짐에 대해 질문하지 않습니다. 다만 무릎을 꿇고 짐이 실리기를 기다릴 뿐입니다. 이것은 우리가 흔히 "바쁘면 좋은 거지"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왜 바빠야 하는지, 삶은 왜 힘들고 버거워야 하는지에 대해 묻지 않고 묵묵히 그것을 따르는 것이 '낙타의 특징'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힘든 삶을 묵묵히 받아들일까요?
니체는 삶을 결정하는 중요한 결정이 무엇에 의존하는지를 말해줍니다. '낙타의 정신'은 "너는 해야 한다(du sollst)"는 내적 규칙을 세우게 합니다. 의무와 책임이 그의 덕목이고, 그의 지켜야 하는 것은 도덕, 종교 등 기존의 가치관입니다. 그것을 통해 가족과 공동체를 위험과 불안에서 구할 수 있습니다. 소위 "가장의 무게"는 '가장으로서 해야 하는 일'이 주는 의무감으로서 사회에서 요구하는 나의 역할과 내가 생각하는 나의 역할이 일치할 때 강하게 작동합니다. 이것을 수행해 낼 때, 이 가장은 자신의 쓸모를 증명하게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그의 쓸모를 칭송하고, 그는 그것으로 도덕적 판단을 받게 됩니다. 하지만 비판적 의식이 결여된 책임감은 행위 자체에만 주목하게 만듭니다. 왜 무거운 짐을 지는지도 모르는 채 고생만 한다고 그의 쓸모가 충족되지는 않습니다.
낙타가 무거운 짐을 지는 것은 예수가 십자가를 지고 가는 행위와 비교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낙타와 예수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거운 짐에 대한 태도입니다. 낙타가 수동적으로 주어진 임무를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과 달리 예수는 고통에 대한 긍정과 사랑을 통해 능동적으로 십자가를 지기로 결정했습니다. 예수의 십자가가 '자유'라면 낙타의 짐은 '억압'입니다. 정신이 낙타의 단계에 머물러 있을 때, 가장 참혹한 것은 무거운 짐을 지게 만드는 억압이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닌 자기가 스스로에게 가하는 억압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에게 어떤 짐을 지우고 있을까요? 그리고 무거운 짐을 벗어던지기 위한 '사자의 정신'은 "너는 해야 한다(du sollst)"에서 벗어나 어떤 내적 규칙을 가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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