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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되다

- 어버이날 아버지

by 김용기

애 되다


- 김용기



늙은 아버지가 됐는데

여전히

아버지보다 어머니 생각이 나를 지배했다


아들도 어머니를 먼저 더듬는

나이 먹으면 제 놈도 서운함

알거다


어미 생각할 때 아비도

그 옆에 세워뒀을 거라는 짐작은

가당찮은 오판


선물을 보면 알 수 있다

아내 옆에 서서

입맛 다시는 불쌍한 모습은 내림

곧 알게 될거다


어린이날을 지나가는 달력 위로

내내 비가 내렸고

아내만 웃는 어버이날이 됐지만

아침은 화창해서 좋다

다시 애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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