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꿈에 개 들이지 마라
- 김용기
물고기가
버둥거리는 미늘에 꿰었고
물 밖 세상구경
낚싯대에서 허공 흔들던 시간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벌거벗은 임금님이 되었고
낚시꾼 전두엽을 들락거렸으나
놔주지는 않았다
살면서 벌거벗겨져 본 적 없다면
의인 반열이다
구경거리 되었다가
고기반찬이 될 위기의 순간
봄을 누비던 개꿈 필름을 끊었다
우연히 끊겨 살았다
높은 곳에서 위기를 느꼈다면
포기 말고
허탈 잊고
봄 꿈 멀리하는 게 났다
세상 궁금증 버리는 편이 옳다
가령 가위눌림이 풀렸더라도
추위보다 두려움에 떨었으리라
위기에 동풍 부른 것은 제갈량
살면서 한 번쯤 적벽대전 없었을까
이것저것 고갈되고
꼬인 것 많다
새벽에 두 손 모으는 날 늘고
십전대보탕에 눈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