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세탁하다

by 김용기

시간을 세탁하다


- 김용기



깨진 무릎에서 피난다고

호들갑 떨지 않았다


돌로 으깬 쑥을 대고

엉성한 걸레조각으로 질끈 묶으면

며칠 지나 나았던 일상의 삶

끈질긴 가난을 외면했던 어린 시절

그 기억을 꽤 오랫동안 지니고 있었다


양말은 며칠씩

속 옷도 그렇게 입으며 클 때

옆에 오기를 꺼리던 친구들 속내

그때는 알지 못했다

감히 투덜거리다니

6남매 홀로 책임진 고단한 어머니에게

응석받아 줄 여유가 없었는데


목발 짚는 게 선망이었던 사춘기

목말랐던 게 관심이었다는 걸

그때는 몰랐다


그래서 지금이 좋다

이유를 발설하기에는 쑥스러움이 있다

받아 본 사랑이 없어서

주는 사랑까지 잊은 것은 아니다

돌아볼 줄 아는 용기는 내게 엎드림


이따금 깊은 잠 진저리는

어둡던 시절이 기어 나왔을 때다

편안한 현재를 파고들었을 때

꿈에서도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것

사랑은 위선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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