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써야겠다’는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글 작가가 되어 유명해지고 돈도 많이 벌기 위해서? 아니면 자아성찰과 자기 계발을 위해서? 약 3년 동안 열심히 책을 읽었다. 출퇴근 시간에 짬을 내어 20~30페이지씩 읽다 보면 한 달에 두세 권은 읽을 수 있겠다는 계산으로 시작된 독서였다. 처음엔 읽다 보면 잠이 쏟아지고 집중도 되지 않았는데 그렇게 책과의 씨름을 하다 보니 어느새 책을 읽는 속도가 빨라지고 집중력도 좋아졌다. 그런데 여러 책들에서 독서와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었다. 읽기만 하면 머릿속에 잠시 있다가 휘발되어 내가 어떤 책을 읽었는지에 대해서 기억조차 하지 못했는데 그런 기억을 보완하기 위해서 처음 시작한 글쓰기는 독후감이었다.
각 책들의 주요 내용을 꼼꼼히 필사하고 나의 생각에 맞춰 책을 다르게 해석하는 작업이 오히려 책을 읽는 것보다 힘이 들었다. 하지만 꾸준히 그렇게 1년에 50권이라는 목표로 23년 24년에 달성하였다. 그렇게 해서 얻은 것은 다양한 책을 접하며 사고의 시야가 넓어졌고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도 좋아졌다. 하지만 권수에 집착하다 보니 좋은 책을 음미하고 깊이 생각하며 읽기보다 빠르게 읽어나가는데 집중을 한 것은 단점이 되었다. 그렇게 책들을 읽어가며 나에게도 글을 써봐야지 하며 느낀 작가들이 있었다. 첫 번째는 김영하 작가, 그리고 한강 작가였다. 그들의 문체는 정말 섬세한 세밀화를 보는듯했다. 세밀하게 그려진 그림의 한 부분에도 작가의 글재주가 보이지만 전체 그림의 모습을 보아도 인간의 삶에 대한 그들만의 해석과 철학이 또렷하고 표현되어 있었다.
“아 나는 저들처럼 되긴 어렵겠구나.” 이미 태어나면서 타고난 능력을 가진 운동선수처럼 그 들에게도 타고난 글솜씨가 있는듯했다. 그런 글재주가 부러웠다. 하지만 해보고 싶은 건 해보는 성격에 그들에 견줄 수는 없지만 나도 나만의 스타일의 글을 써보기로 다짐했다. 사무적인 문체로 써지는 나의 글에 조금 더 재미를 가미하려고 해보기도 하고 담백하고 간결한 문체로 써보기도 하고 다양한 시도들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작가로서의 글솜씨를 얻기에는 정말 긴 ~ 시간이 필요할듯하다. 말로는 참 잘하는데 글로 쓸 때는 왜 잘 안될까? 마치 영상을 보고 “그 춤 쉽다”라며 동작을 따라 하지만 이내 오징어처럼 흐느적대다 꼬여버리는 나 자신의 모습에 풀이 죽는다.
매일 이렇게 글을 쓴다는 건 힘들고 어렵다. 오늘도 점심 무렵부터는 무슨 이야기를 써야 하나? 어떤 재미난 이야깃 거리가 없나?라며 주변도 돌아보고 내 머릿속도 뒤적거려 보았지만 결국 퇴근 시간 셔틀버스에 올라 패드를 꺼내어 억지로 억지로 글을 쓰고 있다. 소재도 없고 지루함에 최근에 다 읽은 책 중에 독후감 작성을 미루고 있는 김영하의 ‘단 한 번의 삶‘을 회상하면서 다시 나의 초라한 글 솜씨에 부끄러웠지만 그래도 이렇게 꾸준히 써 내려가다 보면 “나도 글재주 좀 있소~”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