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운의 편지

by 희도


행운의 편지를 받았다

지랄 같은 이 편지도 진화한다

쓰는 수고로움을 복사라는 혁명으로,

직접 전달하거나 우편으로 부치는 방법에서

날리기로 진화했다


내겐 스무 명이 없다

욕먹을 사람 제하고

싫어할 사람 제하고

보내지 못할 사람 제하니 꼴딱

손꾸락 몇 개 남는다

행운도 위장해 진화하는데 나는 퇴보했다


염병하네~~

행운을 무게로 보내고 자빠졌냐! 미쳤냐?!

내가 이년아~~ 찝찝해서 쓴다

살가움이 퇴화하면서 떠오르는 즐거운 얼굴들이 사라졌다

마음만 사무친다


행운을 준다는 편지는

불행을 주고 슬픔을 주억대는데


날은 또 왜 이리 화창한지






새벽에 갑자기 날아온 행운의 편지에 적잖이 당황했어요

생각해보니 그렇게 보낼 20명도 없더군요

그 생각에 매달리다 보니 시간이 이렇게 된 줄 몰랐습니다

흐름은 어디까지 갈 줄 모르는 강물의 작은 줄기와도 같아서 좁아져 비틀리다가

결국 사라지고 흐트러져야 돌아오는 망상과도 같으니

참. 바람도 봄빛인데 아직 붙들고 있는 겨울속에 있습니다

다듬어진 글도 잘 써진 글도 아니지만 그래도 더이상 늦으면 안될것 같아 그냥

올립니다

아직도 손꾸락은 황망한데...



쌍계사산자락.jpg


금요일 연재
이전 15화바람피우고 싶은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