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한번 모 망친거 정중하게 죄송하다고 아재에게 고개를 숙여 사과를 드렸고, 걱정끼쳐서 죄송하다고, 약 챙겨 먹었다고 걱정해 주셔서 감사하다고 다시 고개를 숙였다.
“저란디 안 이쁘겄어라. 이쁘제. 놀랐을 거인디. 괘안은가 몰르겄네. 지도 처음에 거머리 물렸을 때 얼마나 많이 놀랬는디요. 어유 시커먼 것이, 어유 징그러워라. 어린 것이 밤에 잠이나 잘 잘랑가 몰르겄네.”
“잘 자대. 벌씨로 한바탕 주무시고 나왔네. 새벽부터 인나서 울고 뛰고 했응게 지도 지쳤겄제. 한숨 재와서 나왔네. 걱정말소.”
울할매는 시방 걱정을 하자는 것인지 놀리자는 것인지.
상할매는 여전히 사람 좋은 웃음만 웃고 계신다. 아이고 저 두 양반 신난 게야. 재미져서.
밥 온다는 할매 말에 모두 그쪽을 쳐다보니 정말 트럭이 온다. 진짜 짜장면을 시킨거야?
“오메 뭐 시키셨당가요. 그냥 밥 줘도 되는디. 뭐 맛있는 것을 주실라고. 이래서 우리가 어른댁 일할 때가 젤 안 좋소잉. 밥이 맛난게.”
부산하게 달려온 트럭은 중국집 트럭이 아니었다. 서로 너도나도 얼굴들을 쳐다봄서 이것이 뭣이여 라는 눈빛을 보내고 그러기는 나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맛있는 냄새가 코를 찌르고 있었기에 무엇인 줄은 다 알았는데 참말로? 라는 의아함은 우리 모두에게 있었다. 할아버지는 비닐을 펼치시고는 그 위로 내려놓고 음료도 받아 들고 고맙다며 막걸리도 받아 드셨다.
“뭘 그렇게 쳐다보고만 있는가, 얼릉 달라들어 안 먹고. 식기 전에 묵어야 맛나제.”
“아, 숙모님 먼저 드시제라. 그래야 저그들도 먹제라.”
“신경쓰지 말고 어서 들소. 일하는 사람들이 허기지제 놀기만 하는 배가 무슨 허기가 진당가. 지금도 안 많이 늦었는가. 어서 들소.”
“뭔 닭을 시키셨어라. 먹는 우리야 좋고 호강인디 돈이 솔찬할 것인디. 아재, 뭔 일 있으신 게라?”
슬쩍 걱정이 되었나 보다, 아재가. 할아버진 사람 좋은 얼굴에다 웃음까지 얹어서
“그란게 말이여. 얼른 먹소, 따땃할 때 묵어야 맛있다고 울 손녀가 맨날 말해싸대.
막걸리도 묵고, 음료도 있응게 아무거나 땡기는 걸로 들소, 들.”
하신다. 나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였다. 생각지도 못한 새참이었다. 얼마나 아끼시는데.
없는 분들은 아니시나 그렇다고 있는 척을 하는 분들도 아니셨다. 오히려 사업자금 안 대준다고 삐져서 발길 뚝 끊어 버린 아들을 두어 번 대 줬으면 되었다고 모르는 체하실 정도로 정도가 있으신 분들이다. 나를 쳐다보시는 분들도 계셨는데 나도 모른다고요 고갯짓으로 대답했다.
“묵음서 듣소잉. 오늘 이 통닭은 내가 사는 것이 아니네. 여그 울 손지가 사는 것이네. 동네 어른들께도 서너 마리 시켜 동각에 넣어 드렸응게 걱정들 말고 맛있게 드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