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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든 Feb 24. 2023

감염관리실 쿼카 간호사 인터뷰!

병원에서 일하는 감염관리실 간호사는 어떤 업무를 할까?

이든 : 안녕하세요~ 평소 감염관리실에서는 어떤 일을 하는지 정말 궁금했는데 오늘 인터뷰를 위해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먼저 자기소개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쿼카 :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대학병원 감염관리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쿼카 간호사입니다. 올해 8년 차 간호사이고, 신경외과 병동에서 4년간 근무하고, 감염관리팀으로 이동하여 근무한 지는 4년 차입니다.





이든 : 신경외과에서 근무하시고 감염관리실로 부서를 옮기셨는데 감염관리실로 옮기신 이유가 있나요?


쿼카 : 감염관리라는 전문성 있는 분야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특히 최근에는 메르스나 코로나19와 같은 신종감염병 유행이 주기적으로 찾아오고 그 주기가 짧아지면서 더욱 감염관리 전문 인력에 대한 중요성과 수요가 높아지고 있어서 추후 좋은 경력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임상에서 한 발 떨어져서 병원 전체 부서를 이곳저곳 담당해보며 직접 모니터링하고, 감시하다 보면 부서마다의 고충을 알게 될 수 있어서 병원 전체적인 모습을 좀 더 잘 알게 되고, 시야가 넓어지는 장점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든 : 그렇군요. 최근 코로나19로 정말 고생이 많으셨을 것 같아요. 병원에서 주로 감염관리실은 어떤 역할을 하나요?


쿼카 : 병원의 감염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감염”의 위험성이 조금이라도 있는 곳이라면, 무엇이든 관련하여 업무를 하는 것 같아요. 생각보다 업무가 굉장히 포괄적이고 다양해서, 저희 팀 업무지침서를 참고하여 간략히 업무를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병원감염에 대한 지침이나 계획 수립, 시행 및 평가, 보고

2) 의료 관련 감염에 대한 감시 시행 및 중재 활동

3) 감염관리 결과 및 실적에 대한 분석 및 평가(주로 보고서)

4) 직원 감염관리 교육 계획 및 시행

5) 병원 환경관리/의료기구/세척, 소독,멸균/특수 부서에 대한 감염관리 지침 제공

6) 법정 감염병 환자 관리에 대한 감염관리지침 제공 및 관리

7) 병원 내 감염병 유행 예방을 위한 역학조사 시행 및 예방조치 시행

8) 신종감염병 관련 지침 및 계획 수립과 훈련

9) 최신 감염관리지침 개발 및 홍보 활동



이든 : 상세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감염관리실에서 선생님께서 주로 하시는 업무는 어떤 업무인가요?


쿼카 : 중환자실 감염감시와 수술감염감시, 그리고 담당 병동과 외래 감염관리(손위생 모니터링, 다제내성균 모니터링, 역학조사, 각종 검토, 인증 라운딩 등), 담당 부서에서 시행하는 공사 관련 모니터링도 시행하고 있습니다. 주요 사업으로 결핵, 혈류감염과 관련하여 총괄하고 있고, 그 외에도 몇 가지 행정 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든 : 감염과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부서라 그런지 정말 일이 많네요. 일을 하면서 힘든 적은 없으신가요? 특히 근무하신 기간에 코로나 때문에 정말 힘드셨을 것 같아요.


쿼카 : 맞아요. 아무래도 신종감염병 유행 초기 때가 많이 힘든 것 같아요. 알려진 정보도 극히 적고, 국가에서 제시하는 방역지침도 매일매일 바뀌고, 유행 전파에 시시각각 대처해야 하는 상황 속에서 정말 전 부서의 전 직원의 문의가 폭주하게 되어서 코로나19 초기 때만 생각하면ㅎㅎㅎ 눈물이 나네요.

신종감염병 대처 시에는 심지어 원내 직원 뿐 아니라 각 전국구의 보건소나 행정처와도 소통하게 되는 일이 급증하게 되다 보니, 서로 날 서 있는 경우도 많아서 힘들었던 시기인 것 같아요. 매일 매일 밤늦게 퇴근하고 아침 일찍 출근하고, 주말에도 나오던 그 시기는 정말 잊지 못할 것 같아요 ^_ㅠ





이든 : 정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코로나가 아니더라도 부서가 임상에서 하는 일과 너무 달라서 처음에 적응하시기 어려우셨을 것 같아요.


쿼카 : 주로 제가 연락을 주고받고 제게 문의를 하시는 분들이 수간호사선생님 등 병원에서 높은 분들이기 때문에 어려움을 좀 겪었어요. 제가 업무에 아직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 문의를 받으면 업무 숙지를 제대로 못 한 부분이라든지, 잘 모르는 부분들이 티가 나기 마련이잖아요. 그런 분들과 의사소통 할 때 미숙한 티가 나고 그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쉽지 않아 나름 스트레스도 받고 불안하기도 하고 그랬어요. 모르는 상태에서 응대를 해야 하니 더더욱 그랬던 것 같아요.

그리고 생각보다 제가 컴퓨터 활용 능력이 부족하더라고요. 엑셀을 사용하거나 발표를 위해 ppt를 만들거나 관련 통계를 위해 통계프로그램을 써야 하는데 업무가 익숙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을 하려니 새로 배워야 하고 익히는 것이 어렵더라고요. 일하는 속도도 많이 느려지고요. 그래서 상근직에 가고 싶은 분들은 틈틈이 자격증을 따거나 컴퓨터 활용 능력을 키우시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이든 : 그런 부분도 있겠네요 정말. 그래도 감염관리실에 있으면서 환자분들을 직접적으로 보는 일은 많이 적을 것 같아요. 그것도 장점이라면 장점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쿼카 : 그렇죠. 감염관리팀에서는 아무래도 환자분들을 직접 간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직접 처치보다는 격리 중인 환자/보호자 교육 혹은 중환자실 감염감시의 대상으로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아요.

주로 다제내성균으로 격리 중인 환자/보호자들에게 격리 지침 교육을 하는 상황에서 종종 뵙게 되는데, 요즘에는 생각보다 이미 너무 잘 알고 계셔서 놀랄 때가 있어요. 그만큼 다제내성균이 흔해지기도 했고, 인터넷이 발달해서 미리 검색하시고 이미 준전문가처럼 잘 알고 계실 때가 있어서 감염관리에 대한 인식 수준이 많이 높아졌다는 것을 체감할 때가 많습니다.

중환자실에서 뵙게 되는 환자분들 같은 경우에는 대개는 안타깝게도 의식이 없으시기 때문에 직접 소통을 하는 경우는 드물고, 저희가 환자 한명 한명의 감염관리 상태를 관찰·기록하고 피드백하는 역할을 합니다. 환자의 각종 처치 상태 중 감염관리 상 부적절한 부분은 없는지, 담당 의료진 선생님들께서 각종 처치 시에 지침과 다르게 하고 계신 분분은 없는지 살펴보고 개선할 수 있도록 피드백함으로써 간접적으로 도움을 드리고자 노력하고 있어요.





이든 :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나요?


쿼카 : 아무래도 코로나19 초기에 일들이 많이 생각이 납니다. 매일 매일 바뀌는 방역 지침에 따라 원내 지침을 만들어야 할 때여서, 다 같이 밤늦게까지 남아서 알고리즘 도표 그리고, 아침 일찍 선별진료소에 가서 의료진분들 교육해드리곤 했었거든요. 그리고 유행이 정점일 때는 정말 매 검사 결과 나오는 시간마다 확진자 보고가 쏟아져 나와서 다 같이 소리 지르고 눈에 보이는 대로 조사하고 전화하고, 안내하고 그랬던 시간이 떠오르네요ㅎㅎ


이든 : 감염관리실에서 일을 잘 하기 위해서 또는 감염관리실에서 일하는 데 중요한 것들이 있을까요?


쿼카 : 아무래도 감염관리 분야에 대한 흥미와 학문적인 관심, 그리고 의사소통 능력을 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감염관리지침이 생각보다 정말 방대하고, 분야도 넓고 내용이 많아서 처음에는 공부를 많이 해야 할 수 밖에 없기도 하거든요. ㅠㅠ. 그 지침을 우리가 다른 직원분들에게 교육도 하고 안내도 해야 하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을 수 있어요. 감염관리라는 분야에 흥미가 한 말도 없다면, 그 과정이 더욱 힘들게 느껴질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팀원들 간의 의사소통 뿐만 아니라 진료과 교수님들과 다른 부서 관리자 및 직원 분들과 다양한 상황에서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일이 많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의사소통할 수 있는 분이라면 누구보다 잘 해내실 수 있을 거예요.





이든 : 감염관리실에 근무하면서 처음 간호사로 근무했을 때와 달라진 생각이 있나요?


쿼카 : 마스크의 소중함? 제가 처음 감염관리팀에서 근무할 때는 코로나19 발생 전 시기여서 우리가 일상에서 마스크 착용을 지금처럼 잘 하지 않을 때였는데, 그때만 해도 인플루엔자 역학조사 건수나 결핵 역학조사 건수가 굉장히 많았거든요. 그런데 확실히 코로나19 이후에 확 줄어들었어요. 요새 다시 인플루엔자는 스멀스멀 조금씩 생기는 것 같지만요. ㅠㅠ.





이든 : 간호사로 경력에 대한 고민은 없으신가요?


쿼카 : 경력에 대한 고민은 현재까지 보다는 앞으로가 고민이 될 것 같아요. 감염관리팀에서 얼마나 더 경력을 쌓는 것이 좋을지, 제가 추구하는 커리어가 어느 방향인지 고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ㅎㅎ

감염관리실에 있다 보면 연구를 하거나 관련 논문을 볼 일이 많아요. 아무래도 대학원 진학을 하신 분도 많고 감염관리실 직원 우대 조건에도 대학원 진학 여부가 어느 정도 반영되는 것 같아요. 저도 감염관리실에 근무하면서 대학원도 다니고 있고 앞으로도 감염관리전문가로 발전 해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보고자 합니다.





이든 : 감염관리실에 지원하고 싶으면 어떤 경력이 도움이 될까요?


쿼카 : 사실 중환자실, 수술장, 병동, 응급실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감염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어떤 병동에서 근무를 하더라도 큰 상관은 없는 것 같아요. 실제로 업무 분장도 1-2년에 한 번씩 하며 돌아가면서 분야를 맡기 때문에 크게 어떤 병동에서 경력을 쌓아야 된다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다만 앞에서 말했듯이 대학원 진학이나 병원 내에서 시행하는 감염관리과정을 이수하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감염관리실에만 한정되는 것은 아니고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며 다양한 교육을 들을 기회가 있어요. 어떤 부서로 지원을 하더라도 제 자기소개서에 한 줄 넣을 수 있는 경력을 위해서라도 여러 교육을 들으며 자기에게 잘 맞는 분야는 어딘지 알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이든 : 전에 병동에 있을 때와 현재 감염관리실에 있으면서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쿼카 : 저도 실생활에서 손 위생을 잘하게 되었어요ㅋㅋ얼마나 주변 환경에 균이 많은지 이 일을 하면서 알게 되다 보니 습관처럼 더 잘 챙기게 된 것 같아요. 그리고 3교대를 안 하다 보니 몸이 좀 더 건강해진 것 같네요. 물론 어느 상근직이나 비슷하겠지만 제가 없을 때 누가 일을 대신 해주지는 않으니 휴가나 다른 일로 자리를 비우면 일이 몰릴 수 있어 업무가 과중할 때 야근을 해야 하는 건 있어요. 그리고 감염관리실은 특히 코로나19처럼 신종감염병이 유행할 때 일이 많아요. 그래서 초반에는 지침도 매일 바뀌고 응급상황에 대처하다 보니 팀원 모두가 7일 내내 출근하기도 했어요. 저녁에는 바뀐 지침을 매뉴얼로 만들고 아침 7시에 출근해서 선별진료소에 매일 바뀌는 의료진에게 보호구 착용법이나 바뀐 지침에 대해서 설명해드리고... 평소 야근이 많거나 잔업이 많지 않은데 이런 재난 상황, 비상 상황 때는 좀 힘들죠.


이든 : 오래 병원에 남아 간호사로 일을 하고 계시는데 간호사 일을 하며 언제 행복하다고 느끼시나요?


쿼카 : 임상에서는 담당 환자분들이 잘 회복해서 가시는 모습을 볼 때, 혹은 나빠지려는 순간을 잡아내서 신속히 처치하고 회복하시는 모습을 볼 때 보람을 많이 느꼈고, 연차가 높아지면서는 점점 조금씩 업무를 능숙하게 컨트롤을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 때 좋았던 것 같아요. 한 간호사로서 자신의 업무를 스스로 잘 해낼 때까지는 주변 선생님들의 많은 도움이 필요하고,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 같거든요. 감염관리간호사로 일을 하면서 행복은, 담당하는 부서가 평안할 때인 것 같습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거든요. ㅎㅎ




이든 :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이 정말 ㅎㅎ공감이 되네요. 간호사를 오래 하기 위해 또는 현재 직장을 오래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이나 중요한 마음가짐이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쿼카 : 인내심과 역지사지의 마음가짐이 저는 중요한 것 같아요. 간호사 업무는 어느 곳에서 일을 하던지 다양한 연차, 다양한 직종의 사람들, 다양한 환자/보호자들을 대면하는 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입장을 이해해야 할 때가 많이 찾아오는 것 같거든요. 이러면 어떠하고 저러면 어떠하리~ 하면서 힘든 일들은 흘려보내야 정신력을 잘 붙잡을 수 있는 것 같습니다ㅎㅎ





이든 :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내가 하는 일에 대해 한 줄로 정의하자면?


쿼카 : 감염관리 탐정! 감염에 관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고, 기록하는 업무를 많이 해서 요렇게 빗대어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ㅎㅎ




이든 : 오늘 인터뷰 정말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널스터뷰> 독자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쿼카 : 감염관리팀이라는 부서가 상근직 중에서도 빡센(?) 부서로 많이 알려진 것 같아요. 물론 아주 아니라고는 말씀 드리기 어렵겠지만^.ㅠ;; 병원 내 구석구석 어디에 감염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지, 예방하려면 어떤 것이 중요한지, 궁금하시지 않나요?ㅎㅎ 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 수 있고, 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기회가 있을 때 용기 내서 지원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임상에서 버텨낸 간호사라면, 감염관리팀에서도 충분히 잘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진 제공 : 쿼카 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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