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질 향상과 환자안전을 위한 활동을 하는 부서? 병원 내 안전지킴이!
이든: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늘은 병원 내 부서 탐방 일환으로 환자안전질향상팀에 대해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자몽소다: 반갑습니다.
이든: 자기소개 먼저 간단히 부탁드립니다.
자몽소다: 안녕하세요, 저는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담당하는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는 10년 차 간호사입니다. 현재 부서에서 일한 지는 6년 정도 되었습니다.
이든: 소개 감사합니다. 사실 환자안전질향상팀이라고 하면, 굉장히 생소하게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요. 병원 내 환자안전질향상팀은 무슨 역할을 하는 부서인가요?
자몽소다: 제가 소속된 부서는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위한 활동을 하는 부서입니다. 의료기관 인증평가, 환자 안전 관리체계 운영, 관련 교육 및 지표관리, 질 향상 및 CP 활동 지원 등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이든: 오, 인증평가와 관련이 깊은 부서이기도 하군요. 간호사가 병원 내에 정말 다양한 부서에서 일하고 있었네요. 선생님께서 하시는 업무는 주로 어떤 업무인가요?
자몽소다: 저는 환자안전법에 근거한 각종 위원회 운영과 전담 인력 관리, 환자 안전 보고체계 운영을 주요 업무로 하고 있습니다. 업무 중에서는 환자안전사건(위해사건, 근접오류)을 보고 받아, 원인을 분석하고, 개선 활동을 수행하는 것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든: 환자 안전사건 보고서를 쓰면 선생님께서 살펴보게 되겠군요. 해당 부서의 다른 업무는 어떻게 되나요?
자몽소다: 그 밖에 저희 부서의 가장 큰 업무 중 하나는 의료기관 인증 관리로, 병원 전 영역에 걸쳐 인증기준을 충족할 수 있도록 점검하고 개선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의료기관 인증기준은 진료 관련 문항뿐만 아니라, 경영/인사/시설 관리 등 병원 운영 전반을 조사범위로 하여 약 90여개의 기준, 500여개의 조사항목을 평가하고 있습니다. 워낙 기준이 많다 보니 전체 팀원이 각 기준을 나눠서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든: 병원 인증 기간이 되면 병동에서도 굉장히 긴장을 많이 하고 준비를 하게 되는데, 인증 평가 기간에 특히 추가되거나 신경 쓰는 업무가 있나요?
자몽소다: 인증 기간이 되면 추가 업무가 많아요. 특히 저희 팀은 의료기관 인증을 총괄하는 부서로, 인증이 있는 해에 새로운 조사기준이 나오면, 팀원들이 각자 담당한 조사기준에 대해 변경된 내용과 본원의 개선 필요 목록을 정리합니다. 이후 관련 지침/규정 등을 수정하고, 관련 부서에 개선을 요청하고, 적절하게 개선이 이루어졌는지 점검합니다. 신속한 개선이 어려운 문제에 대해서는 유관부서와 여러 차례 협의를 통해 문제를 보완하기도 합니다. 매년 원내에서 인증 자체평가를 시행하고, 조사기준을 점검하기 때문에 굉장히 새로운 업무는 아니지만, 본 평가가 있는 해가 가장 바쁘긴 합니다. 본 평가나 중간현장 조사가 없는 해에는 다소 여유가 있습니다.
이든: 첫 인증평가 기간 때 엄청 긴장됐을 것 같아요.
자몽소다: 인증 본 평가는 4년마다, 중간현장 조사(조사위원 3인, 2일)는 본 평가 2년 후쯤에 한 번 시행하고 있어요. 처음에는 너무 긴장해서 혹시 실수할까 봐 전날 잠도 잘 못 잤었는데, 막상 평가 기간에는 워낙 정신이 없어서 긴장할 새가 없더라고요. 실시간으로 닥치는 상황에 대응하다 보니 특별한 에피소드가 떠오르기보다는, 정신이 없었고 무사히 지나가서 다행이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이든: 병원에서 자체 평가를 하긴 하지만 본 평가가 가장 신경이 많이 쓰이실 것 같아요. 본 평가는 대략 어떤 과정을 거치게 되나요?
자몽소다: 의료기관 인증은 의료법에 따라 4년마다 시행하고 있고, 상급종합병원 및 수련병원 등의 자격 유지와 의료 질 평가 지원금 등 각종 정부 재정 지원의 필수 조건입니다. 상급종합병원은 총 7인의 조사위원(의사, 간호사, 약사, 시설전문가, 보건의료정보관리사 등)이 4일간 병원 전 영역을 조사합니다.
인증원 조사위원과 본원 지원 요원, 저희 팀원이 한 명씩 동행하여 함께 조사를 진행하게 됩니다.
조사 중에 담당 부서의 면담이나 자료 보완이 필요한 경우에는 저희 팀에서 담당 부서에 연락하여 보완 자료를 제출하거나 함께 면담을 진행하기도 합니다.
인증원 조사위원이 조사 기간 동안 볼 수 있도록 저희 팀과 각 부서에서 만든 인증 관련 서류들을 회의실에 모아두는데요, 각 기준에 해당하는 서류들을 모으면 거의 회의실 전체에 빼곡할 정도로 많아서 조사 전/후에 많은 서류와 짐을 옮기는 게 소소하지만 힘들었어요.
저희팀은 조사가 원활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조사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고, 함께 평가에 동행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든: 정신 없이 바쁜 기간이지만, 인증 때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자몽소다: 조사 기간 동안 랜덤으로 원내 부서를 방문하게 됩니다. 대부분은 친절하게 응대해주시는데 간혹 조사받는 분의 기분이 좋지 않은 티가 많이 나는 경우가 있거든요. 이럴 때 가장 곤란한 것 같아요. 그럴 때 혹시 조사위원이 미흡한 점을 더 지적하실까 봐 조마조마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든: 인증 평가를 받는 부서나 의료진이 갑자기 평가단이 오면 긴장하고 당황하긴 하죠. 정말 그런 순간에는 조마조마 할 것 같아요. 이렇게 환자안전질향상팀에서 다양한 업무를 하시면서 특히 주의하고자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자몽소다: 환자와는 접촉하지 않는 부서이지만, 의사직, 간호직, 약무직, 의공직, 기술직, 사무직 등 다양한 직종의 동료들과 의사소통할 일이 많습니다. 간혹 서로 의견이 달라 기분이 상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지만, 언제든 마주칠 수 있는 동료로 생각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이야기하는 것이 부서 간 협조 등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든: 이전에 간호사로 일했을 때와 환자안전질향상팀에서 하는 업무는 완전히 다른 업무라서, 부서에 적응하기 위해 추가로 공부가 필요했을 것 같아요.
자몽소다: 맞아요. 임상 실무와는 전혀 다른 업무이다 보니 교육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다행히 관련 학회에서 다양한 교육이 자주 개최되고 있고, 부서에서 교육 참가를 적극적으로 지원해주십니다. 업무 배치 이후에 관련 학회의 교육을 들으면서 이수하면 업무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 같습니다. 업무 중에 궁금한 내용은 각종 학회나 환자안전보고학습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관련 자료를 다운받아 참고할 수 있습니다.
사진제공: 자몽소다 간호사
이든: 해당 부서로 옮기고 나서 가장 좋았던 점이 있을까요?
자몽소다: 병원 업무에 대해 포괄적인 시각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 같습니다. 의료기관 인증과 환자 안전 업무를 담당하면서 진료, 행정, 시설 등 다양한 부서와 의사소통하고, 해당 부서의 업무 프로세스를 확인하다 보니 업무를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병원 운영 전반을 이해하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부서라고 생각합니다.
이든: 반대로 업무를 하면서 어려운 점도 있을 것 같아요.
자몽소다: 네 물론 있죠. 저희 부서는 타 부서에 주로 반갑지 않은 지적을 하거나, 개선을 요청하는 연락을 한다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지금은 업무를 하면서 많이 익숙해졌지만, 처음에는 타 부서에 내 이름으로 어려운 연락한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이든: 타 부서에 힘든 이야기를 할 때 정말 부담이 될 것 같아요. 현재 부서에서 일하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자몽소다: 병원에 새로운 진료 건물이 완공되었고, 해당 건물 내 CPR 발생 시 대응 프로세스가 없어 체계 마련이 필요했습니다. 담당자로 관련 부서를 소집해서 대응체계를 만들고 모의 훈련 및 공지를 마쳤는데, 바로 며칠 뒤에 해당 건물에서 CPR이 발생해 마련된 프로세스대로 환자를 이송했습니다. 내가 포함되어 개선한 프로세스가 실제로 환자 안전에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에 뿌듯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든: 환자안전질향상팀에 일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있을까요?
자몽소다: 제가 하는 일은 업무 내용이 타 부서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아서 일에 대한 책임감과 정확함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하는 일이 중요하다는 마인드만 있으면 업무 관련 능력은 부서에서 와서 충분히 배울 수 있을 것 같아요.
이든: 그렇군요.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환자안전질향상팀에서 근무하며 처음과 달라진 마음가짐이나 현재까지 간호사 경력 과정에서 겪었던 고충이 있을까요?
자몽소다: 저는 입사하고 몇 년간은 언제 퇴사할지 몰라서 적금도 들지 않았을 정도로 장기근속에 대한 의지가 없었는데요, 정작 거의 10년을 한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네요.
임상에서 3년 정도 일했을 때 아픈 환자들을 보는 것에 스트레스가 커서 사직을 고민했던 적이 있었고, 상근부서에서도 2, 3년 정도 일했을 때 업무 능력에 대한 회의가 들어서 임상현장으로 돌아갈까 고민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어떤 업무를 하던 지치고 회의감이 드는 순간이 오는 것 같아요. 지금은 더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다른 직장보다는 이런 점이 좋지 하면서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저는 업무 과정의 권태감을 시간이 해결해준 경우인데, 만약 후배가 조언을 구한다면 같은 직장 내에서 다른 부서로 로테이션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해줄 것 같습니다.
이든: 많은 분들께 도움이 될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부서에서 뿐 아니라 간호사로 일하며 언제 보람을 느끼시나요?
자몽소다: 간호사 일로 행복하다고 까지 느낀 적은 없는 것 같지만, 전반적으로 간호사라는 직업에는 만족하고 있습니다. 여러 부서와 일하다 보면 ‘간호사들이 일을 꼼꼼하게 하는구나’라고 느낄 때가 많거든요, 저 스스로 면허를 가진 의료인이라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일반 사기업보다 병원이 휴직, 육아 등 복지가 잘 되어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전반적으로 만족하는 편입니다.
이든: 선생님과 같이 간호사로 오래 병원에서 일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할까요?
자몽소다: 지금 나의 환경과 업무에서 소소한 만족을 찾는다면 오래 간호사로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른 환경과 비교하지 않고 내가 가진 틀 안에서 찾아보면 분명 좋은 점들이 많을 거예요.
간호사는 스트레스가 큰 직업인 만큼 해소하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는 것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저도 잘 못 하지만, 근무 시간 외에는 업무 관련 스트레스를 잊어버리고 일상을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든: 오늘 인터뷰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현재 내가 하는 일을 한 줄로 정의하자면?
자몽소다: "환자를 직접 보지는 않지만 더욱 안전한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외부에서 힘쓰는 업무"라고 생각합니다.
이든: 정말 긴 시간 동안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널스터뷰> 독자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자몽소다: 인증과 환자 안전이 귀찮은 점이 많지만, 안전한 병원 환경을 만들기 위한 필수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바쁘시더라도 많은 관심 가지고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희 업무는 임상 현장과 매우 밀접한 관련이 있어서 행정 업무지만 많이 낯설지 않고 보람을 느낄 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임상 밖에서 안전한 병원을 위해 일하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그리고 제 인터뷰를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같이 건강한 간호사 생활 오래 해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