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지 간호사? 책임간호사! 병동에서 차지 간호사가 하는 일은?
이든: 안녕하세요! 선생님. 함께 병동에서 일하다가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만나 뵙게 되어 좋습니다. 오늘 병동에서 차지 간호사 역할을 하시면서 경험했던 솔직한 이야기들 기대하겠습니다. 그럼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ST: 안녕하세요. 저는 혈액종양내과 병동에서 책임간호사 업무를 맡은 15년 차 간호사 ‘sleep talking’입니다. 입사 이후부터 현재까지 혈액종양내과에서 계속 근무 중입니다. 책임간호사로서 직접적으로 환자 간호를 제공하는 비중은 적은 편이지만 누구보다도 열정적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습니다. 업무 외에도 다양한 교육 및 학회 등에 참석하여 최신 지식을 쌓고 동료 간호사들과 정보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업무 외의 학습조직 활동 등에 참여하여 스스로 도태되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제 취미는 가야금, 골프 그리고 수영이고 일과 삶의 균형을 유지하려 항상 노력합니다.
이든: 소개 감사합니다. 그럼 이제 책임 간호사에 대해 더 깊게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일단 현재 근무하고 있는 병동에 대해 이야기 해주세요.
ST: 제가 소속된 병동은 종양내과가 메인인 혈액종양내과입니다. 대부분 종양 환자이지만 혈액암 환자들도 입원하는 병동입니다. 수술을 제외한 검사, 시술 및 항암 치료를 위해 암 환자분들이 입원합니다. 첫 진단을 위한 검사 및 진단 과정뿐만 아니라 완화치료로 전환하기 위한 과정의 암 환자분들이 함께 공존하는 곳입니다. 그만큼 암 환자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깊이 있는 간호가 제공되는 병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저희 병동 간호사 모두가 암 환자의 전반적인 여정을 관리하고 그 경험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사진 제공 - sleep talking 간호사
이든: 그렇군요. 혈액종양내과에서 책임 간호사가 하는 업무들은 어떤 업무가 있나요?
ST: 간략하게 설명해 드리면, 책임간호사로서 병동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하고 원활한 간호가 제공될 수 있도록 환자와 동료 간호사들을 돕는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낮번으로 출근하여 병동 전체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전체 흐름을 파악합니다. 이후 입원 환자 모두 개별적으로 파악하여 환자의 검사나 치료 과정이 원활할 수 있도록 동선을 그려보고 담당 간호사와 의견을 공유합니다. 환자가 불필요한 경험하지 않도록 검사 및 시술 시간, 준비 사항과 진행 상황을 한 번 더 확인하고 담당 간호사를 돕습니다. 특히 항암 환자의 치료 용량, 투약 시간 등이 잘못되지 않도록 항암 오더는 더블 체크 합니다. 또 처치 수가, 보험 적용, 입원 환자의 적정성 평가, 배정 환자 평가 및 입원 간호 정보 조사 업무를 합니다. 그리고 동료 간호사들의 업무를 지원하고 자문을 제공하고 수간호사 또는 주치의와의 의견도 조율합니다. 또한 고장 신고, 약 정리, 재고 관리, 차용 물품 및 약 관리, 간호단위 업무계획서를 관리합니다. 또 각종 전화 문의와 민원에 먼저 응대하고 해결합니다. 무엇보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동료 간호사들의 식사 시간을 챙겨주는 것입니다. 동료 간호사가 식당에서 식사하는 것이 어려울 경우 도시락 배달 업무 또한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든: 와, 이야기를 듣고 보니 책임 간호사로 해야 하는 일들이 굉장히 많네요. 책임 간호사로 일하면 어떤 장점이 있나요?
ST: 모두가 밤번 근무가 없다는 점을 가장 좋은 점이라 생각하실 것 같습니다. 사실 주중 낮번 근무라 교대근무를 하지 않아 일정한 생활 패턴을 가질 수 있다는 것에 저도 동감합니다. 하지만 취미 생활도 많고, 잠도 많은 저에게는 최고의 장점은 아닌 것 같습니다. 교대근무 때 오히려 잠도 많이 자고 취미 생활도 더 많이 할 수 있었던 거 같습니다. 지금은 퇴근하고 오면 바로 낮잠을 자느라 취미 생활을 놓칠 때도 있고 밤에는 일찍 잠자리에 들어야 하다는 압박감도 있습니다. 사실 재밌는 일은 밤에 더 많잖아요? 그래서 일찍 자기 싫은데 자야 한다는 압박감에 괴롭습니다. 하지만 일정한 근무 패턴으로 약속이나 업무 외 일들을 기획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든: 교대 근무와 비교대 근무가 각각 다 장단점이 있죠. 저도 정말 공감이 됩니다. 그 외에 좋은 점도 있을까요?
ST: 네. 그럼요. 제가 생각한 가장 좋은 점은 간호사로서 스스로 돌아보고 재발견하는 순간들이 있다는 점입니다. 전체적인 병동 흐름을 꿰뚫기 위해서는 넓은 시야가 필요하고 응급상황 지휘를 위해서는 판단력과 집중이 중요합니다. 또한 원활한 의사소통 스킬과 협동력을 끌어내기 위해 원만함과 리더십도 필요합니다. 이런 다양한 상황들을 통해서 제 역량 강화의 필요성을 깨닫게 되었고 스스로 돌파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동료 간호사들을 통해 신선한 아이디어와 실천력을 얻어 간호사로서 방향성을 재조정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좋았던 부분입니다.
이든: 간호사로 방향성을 재조정한다는 말씀이 감동적이네요. 이러한 업무 속에서 책임 간호사 일을 할 때 주의하고자 하는 업무가 있을까요?
ST: 골수검사 등 병동에서 시행되는 특수 검사는 책임 간호사가 전적으로 검체 확인부터 접수 확인까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반복 채취가 어렵고 침습적인 처치인 골수검사 특성상 정확한 검체와 환자 확인이 필수입니다. 이러한 특수 업무를 맡아서 할 때 더욱더 집중해야 합니다. 책임 간호사의 주요 업무는 아니지만, 그리고 특정 팀에게만 업무가 가중되지 않도록 전반적 흐름을 살펴 가며 유연하게 업무 조정을 할 필요가 있습니다. 유동성 있는 업무 조정은 동료 간호사들의 이해심과 협동력이 바탕이 되어야 하므로 팀워크를 다져두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강요가 아닌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하니까요.
이든: 그렇죠. 책임 간호사이지만, 차라리 이럴 땐 액팅 하는 게 낫겠다 싶은 적도 있었나요?
ST: 물론 있죠. 병동에 CPR이 생긴 날이 떠오릅니다. 응급상황인 만큼 모두가 함께 대처를 하고, 상황이 어느 정도 마무리가 된 이후에는 각 팀 간호사는 팀 업무로 돌아가게 됩니다. CPR이 발생한 팀의 담당 간호사도 팀 업무로 복귀를 시키고 책임간호사인 제가 남아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미처 하지 못한 제 업무들은 쌓여갔고 뒤늦게 제 업무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담당 간호사가 먼저 퇴근하더라고요. 책임간호사의 업무는 나눠서 할 수 없는 일들이 많다 보니 가끔은 팀 간호사가 부러운 날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가끔은 저도 처리하기 곤란한 민원들이 있습니다. 담당 간호사가 응대하던 민원도 결국 제가 처리하게 되는데, 저도 도망가고 싶은 순간들이 있습니다.
이든: 도망가고 싶은 순간들이라니... 마음이 아프네요. 그래도 액팅 간호사들이 든든한 책임 간호사가 있으면 정말 큰 힘을 얻는걸요! 아무래도 책임 간호사 업무 상 잔소리 아닌 잔소리 같은 조언을 할 일이 많을 것 같아요. 액팅 간호사에게 병동의 주요 안건을 공지하거나, 조언을 해야 할 때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ST: 매번 쉽지는 않습니다. 어려울 수 있죠. 하지만 그런데도 제가 주로 쓰는 전략은 ‘하자, 해보자, 할 수 있어’ 입니다. 물론 이 전략에는 강요가 아닌 스스로 동기부여하고 행동을 끌어내는 게 핵심입니다. 사실 근무 만으로도 벅차고 힘든데 병동 매뉴얼, 컨퍼런스 등을 준비하고 참석하는 게 쉽지 않다는 것은 저도 겪었던 일이라 이해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나고 보면 지원서에서 한 줄 더 쓸 말도 생기고 무엇보다도 정말 역량 강화에 도움이 됩니다. 제가 연차가 낮았을 당시 ‘하자, 해보자, 할 수 있어’ 전략으로 저를 각종 교육에 참석시킨 선배 간호사들이 있었습니다. 그 선배 간호사들이 있었기에 지식 뿐만 아니라 간호 역량도 강화되었고 무엇보다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도 주저하는 동료 간호사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고, 동료 간호사들이 해낼 수 있게 도와주는 간호사가 되고 싶어 노력하는 중입니다. 물론 아주 아주 가끔은 일하다 보면, 저도 화가 나서 평소와 같은 말보다 조금 더 세게 공지할 때도 있긴 합니다.
이든: 그렇긴 하죠. 제가 옆에서 보아도 가끔 책임 간호사 선생님들께서 공지하실 때 정말 답답하겠다 싶을 때도 있겠다 싶더라고요. 책임 간호사는 그럼 어떻게 될 수 있나요? 과정이 궁금합니다.
ST: 제가 책임 간호사를 맡게 된 것은 자연스럽거나 부자연스러워 보일 수도 있을 듯합니다. 저는 병동에서 가장 오랫동안 일하고 있어서 책임간호사를 맡은 게 자연스러워 보입니다. 하지만 밤 근무할 수 있는 인력임에도 주간 근무만 하니 부자연스럽기도 합니다. 책임 간호사가 되는 정해진 과정은 없었고, 근무 기간과 인력 상황에 따른 흐름이었던 거 같습니다. 물론 단순히 근무 기간이 중요한 게 아니라 능력과 다양한 상황이 뒷받침 되어야 하는 것 같습니다.
이든: 책임 간호사 역할은 액팅 간호사 뿐 아니라 수 간호사 선생님과의 관계도 중요할 것 같아요. 수 간호사 선생님과 긴밀하게 일하며 어려웠던 상황이 있었나요?
ST: 수간호사는 수간호사만의 업무와 리더십이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지시를 수행해야 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리더십의 정의는 각자 다르고, 제가 모든 것을 반드시 이해하고 업무를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한발짝 더 다가서서 들여다본다면 이해하지 못할 영역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든: 그렇군요. 책임 간호사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ST: 저는 판단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료 간호사와 병동 전체 흐름을 판단하고 결정하는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판단력이 나오기 위해서는 물론 경험, 지식 그리고 동료 간호사들과의 유대감이 바탕이 되지 않을까요? 따분한 말이긴 하지만 정말 시간이 쌓이면 판단력도 함께 쌓여가는 듯합니다.
이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현재까지의 경력 과정에서 고민이나 방황을 한 적이 있나요?
ST: 남들과 다르진 않더라도 뒤처지는 간호사는 되기 싫다는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대학원도 진화하고 저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메꾸기 위해서 더 많이 노력한 것 같습니다. 단순한 경험에서 나오는 판단이 아니라 근거가 있는 판단을 위해 많이 찾아보고 또한 많이 공부했습니다. 오히려 제가 더 성장하는 기회였다고 생각합니다.
이든: 계속 성장하고자 하는 그 열정이 느껴집니다. 책임 간호사를 하면서 일반 간호사와 비교했을 때 생활하면서 달라진 부분들도 있나요?
ST: 아무래도 일정한 생활 패턴이 생기다 보니 다양한 교육 참석과. 대학원에 집중하기 좋았습니다. 적당히 벌어서 열심히 쓰자는 주의라서 취미생활도 꾸준히 할 수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슬픈 점은 주중 근무라서 주말에만 골프를 다닐 수 있다 보니 비용이 더 많이 든다는 점이 달라진 부분입니다.
이든: 주말에 놀러 가려면 비용이 더 많이 들죠. 개인적으로는 간호사 일을 하며 언제 행복과 보람을 느끼시나요?
ST: 전 환자와의 교감도 중요하지만 동료 간호사들의 성장을 보면 가장 뿌듯하고 행복합니다. 누구나 힘든 신규 시절을 견뎌내고 성장을 위해 대학원 진학, 다양한 활동과 교육을 어느 순간 스스로 하는 모습을 보면 대견합니다. 제가 도와준 것은 없지만 괜히 제가 키운 것 같고 엄마가 된 기분이랄까요?
이든: 하하. 정말 책임 간호사 선생님 답변 같네요! 선생님처럼 간호사 일을 오래 하려면 어떤 마음가짐이 필요한가요?
ST: 어떠한 마음으로 간호사를 할 것 인지 가치관 확립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생활 모토는 ‘적당히 벌어서 열심히 쓰자’이지만 간호사로서 모토는 ‘뒤돌아보지 않게 확실하게 하자’입니다. 일과 삶을 분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직업인만큼 간호사로서의 가치관도 꼭 정립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든: 마지막 질문입니다. 내가 하는 책임 간호사 일에 대해 한 줄로 정의하자면?
ST: 냉철하지만 따뜻하게, 전체적으로 판단하되 디테일까지 확실하게.
이든: 긴 시간 동안 인터뷰 참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독자분들에게 마지막으로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ST: 책임 간호사를 너무 어려운 존재로 생각하지 말아주세요. 항상 도와주고 싶고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랍니다.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기꺼이 어깨를 내어드릴 수 있으니 혼자 짊어지지 말고 함께 나눴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