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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든 Feb 15. 2024

24.02.15 장애인보건의료센터 - 스티치 간호사

지역사회간호사는 어떤 일을 할까? 우리 사회에 따뜻함을 나누는 간호사!

모두를 위한 장애 친화적 보건의료 환경을 예비하는 것이 의료진이자 시민의 역할, 장애인보건의료센터 간호사





이든: 안녕하세요! 널스터뷰에서 지역사회간호사에 대해 소개하게 되어 정말 영광입니다. 지역장애보건의료센터에 대해서도 아는 바가 부족했는데 오늘 인터뷰 기대해보겠습니다.

스티치: 안녕하세요~ 저도 인터뷰가 기대됩니다.




이든: 그럼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스티치: 안녕하세요, 스티치입니다! 수술실과 외과계 중환자실에서 근무하였고 현재는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서 지역사회간호사로 역할하고 있습니다. 급성기 최전선의 부서에서 경력 쌓았지만, 평소 “건강 형평성”, “장애인 건강권”, “지역사회 통합돌봄”이라는 장기적 관점의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아 지역사회간호사로 진로를 전환하였습니다. 해당 분야를 좀 더 탐색하고 싶어 지역사회 간호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밟고 있습니다.




이든: 장기적 관점의 건강관리에 관심이 많으셨다니 흥미롭네요. 현재 일하고 있는 지역장애보건의료센터는 무슨 역할을 하는 기관인가요?

스티치: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는 2017년 시행된 “장애인 건강권 및 의료접근성 보장에 관한 법률(장애인건강권법)”을 근거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법률에는 크게 장애인 “건강권”과 “의료접근성” 증진을 목표로 하는 내용들이 담겨있습니다. 이러한 법적 근거에 따라 센터는 장애인의 건강권 증진을 목표로 개인적 차원, 지역사회 차원의 사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진 1. 서울특별시북부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 입간판



이든: 장애인 "건강권"과 "의료접근성" 증진을 위해 운영되는 기관이군요. 간단한 설명으로는 지역장애보건의료센터의 많은 역할을 다 담아내지는 못할 것 같아요.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세요.

스티치: 네. 예를 들어, 센터에 의뢰된 신체 및 정신장애인(국내에는 15가지 장애유형이 있음)의 개인별 건강 문제와 건강을 둘러싼 환경적 요인(주거환경, 사회경제적 요인 등)을 사정하여 건강관리 계획을 세우는 것이 개인적 접근에 집중한 사업내용입니다. 보통 사례관리라고도 불립니다.

두 번째로 장애인이나 보호자가 현 건강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해결하고자 하지만 병원까지의 접근성이 떨어져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이를 미충족 의료라고 합니다. 장애인의 의료접근성이 향상되도록 방문 의료(방문간호, 방문진료, 방문재활)를 제공하는 기관과 관계망을 구축하거나, 의료서비스 제공환경이 장애 친화적으로 설계된 기관을 탐색해 장애인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로, 지역사회 내 구성원이 장애인 건강권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예비의료인, 예비보건의료인 등을 대상으로 장애인 건강권 교육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든: 장애인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되는 사업들을 하고 있군요. 그 외에도 예비 의료인과 보건인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건강권 교육도 활발하게 하신다니 정말 대단합니다. 제가 아는 바로는 서울시북부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서 크게 4가지 사업을 진행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각각 어떤 사업인지 소개해주세요.

스티치: 센터 주요 사업은 지역사회 내 다양한 의료기관, 교육기관과 연계하여 이루어지며 크게 4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장애인 건강 보건 관리 사업

: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건강 문제를 중심으로 사례관리

: 보건소, 의료기관과 협력체계 구축하여 의료접근성 향상 사업 진행

: 지역사회의 특성을 반영한 보건의료정보플랫폼 운영(장애특화 DB 구축)

2) 여성장애인 모성보건 사업

: 임신·출산 여성장애인의 산전, 산후 맞춤형 건강관리

: 여성장애인의 생애주기별 건강관리 교육 사업 진행

3) 장애인 건강권 교육사업

: 예비의료인(간호학과, 의학과 등) 및 보건의료 인력 대상 장애인 건강권 교육

4) 의료서비스

: 국가건강검진 연계를 통해 질병의 예방 및 조기 발견을 도모

: 재활 의료서비스 연계를 통해 장애인의 신체기능 유지 및 증진 도모

: 지역사회 내 장애인건강주치의 등 연계를 통해 건강관리를 지속할 수 있도록 함




이든: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다양한 사업을 통해 장애인 건강권을 증진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이 정말 인상 깊습니다.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서는 선생님과 같이 간호사만 일을 하나요? 다른 직종도 같이 일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스티치: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는 간호사, 물리치료사, 사회복지사(의료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 행정 인력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지침에는 직군별로 인원을 정하고 있지 않아 각 센터마다 직군별 종사자 수는 상이합니다. 저희 센터의 경우 센터장(재활의학과 의사) 1인을 포함하여 총 8명이 근무하고 있고 간호사는 한 명입니다.

한 개인의 건강을 둘러싼 요인이 다양한 만큼 지역사회는 다학제 팀 접근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만큼 간호사의 리더십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간호 진단의 과정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시지요? 올바른 간호 중재는 정확한 간호 진단을 통해 도출될 수 있고, 이는 간호사의 전문적인 사정 내용을 통해 가능하다는 것을 함축합니다. 이러한 전문역량은 다학제 팀이 장애인의 건강 문제를 논의하고 나아갈 방향을 설정하는데 주요한 리더십으로 발휘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간호사는 필수인력으로 지정되어 있으며 모든 사업에서 진주 같은 역할을 한다고 자부합니다.      

사진 2. 스티치 간호사 사무실 모습



이든: 각 전문가들이 함께하는 곳이군요. 그곳에서도 간호사가 주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이 놀랍네요. 각 사업에서 다양하게 참여하겠지만, 그중에서도 선생님께서 현재 주로 참여하고 있는 업무는 어떤 일들인가요?

스티치: 여성장애인 모성보건 사업의 경우 제가 간호사로서 일임하고 있습니다. 임신과 출산은 여성의 생애주기별 변화 중 신체적, 정신적, 사회경제적 측면에서 많은 준비와 촘촘한 지지체계가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임신·출산 여성장애인으로 센터에 의뢰된 분 대부분이 지적장애인으로 임신~출산, 출산 후 양육 과정에서 새롭게 경험하는 변화를 지속해서 설명하고 대처할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전문가가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임신 주수마다 필요한 검사내용을 안내하고 진료 동행을 통해 검사 결과를 설명하여 이해도를 높이고, 임신 과정 중 변화하는 신체와 심리에 대처할 수 있는 행동전략에 익숙해지도록 안내하는 것이 해당합니다. 출산 후에는 부모로서 양육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요. 이는 건강한 양육 환경과도 직결되며 자녀의 정상 발달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여성장애인의 건강 뿐만 아니라 태어날 자녀의 발달도 세심하게 살펴야 하는 사업이기 때문에 간호사의 체계적인 건강관리가 주요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든: 여성장애인이 취약할 수 있는 부분을 다양한 방면에서 돕고 계시군요. 처음에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서 일하고자 한 이유가 있나요?

스티치: 교통사고로 가까운 사람이 중증의 뇌 손상을 입고 뇌병변장애인이라는 정체성이 더해지는 과정을 함께 경험하였습니다. 일생 중 갑작스러운 질병, 사건/사고로 장애를 가지게 된 경우를 중도 장애인이라고 하는데요. “장애”라는 변화가 삶에 미치는 영향, 주변인의 역할 변화, 장애인이 일상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제도적 마련의 시급함 등을 함께 공감하며 장애와 장애인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무엇보다도 삶의 특성 중 하나가 불확실성이라면, ‘나도 언젠가는 다양한 이유로 장애를 가질 수 있는 존재가 아닐까’하는 인식의 전환을 겪게 되었습니다. 누구라도 장애를 가질 수 있다면, 장애인과 언젠가 장애인이 될지 모르는 모두를 위한 장애 친화적 보건의료 환경을 예비하는 것이 의료진이자 시민의 역할은 아닐까 생각하여 현 근무지에 지원하였습니다.




이든: 그렇죠. 사실 누구나 사고로 장애를 입을 수 있는데, 저도 그렇고 일상생활을 하면서 크게 염두에 두지 않고 지내는 부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또 크게 공감이 됩니다. 그렇다면 선생님께서 생각하는 지역사회간호사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스티치: 지역사회간호사로 근무하며 가장 매력적이라고 생각한 부분은 “관계 맺기”입니다. 인간중심 돌봄에 가까워지려 노력할수록 사람 간 관계는 지역 사회간호의 핵심 가치라고도 느껴졌습니다. 사람마다 정의하는 자신만의 간호가 다를 것입니다. 저의 경우, 인간이 전 생애에 걸쳐 환경과 상호작용하며 신체적, 정신적으로 보이는 반응에 민감히 응답하는 전문적 행위로 정의하는데요. 지역사회간호사는 인간, 인간을 둘러싼 환경(사회경제적, 지지체계 등), 그들 간의 상호작용을 통합적으로 이해하여 전인 간호를 수행하는 강점이 있습니다. 개인이 처한 상황을 이해하다 보면 관계 맺기가 시작되고, 이는 타인의 반응을 더 공감할 수 있는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이든: 저도 간호학을 전공하지만, 지역사회간호사에 대해서는 깊게 몰랐던 것 같아요. 지역사회간호학이 간호학에 필요한 이유가 있다면 어떤 점이 있을까요?

스티치: 앞서 말씀 드렸듯, 지역사회간호학은 전문적인 간호지식 외에도 건강을 둘러싼 맥락 속에서 인간의 반응에 공감할 수 있는 역량을 함양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현 일차보건의료 환경은 다양한 건강 수준과 건강 욕구가 복잡하게 얽힌 인구집단이 넓은 스펙트럼으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일상의 맥락 속에서 건강을 살피고 공감하며 반응하는 지역사회간호사는 필요한 전문가라 생각합니다.





이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현재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서 일하시면서 힘든 점은 없으신가요?

스티치: 모든 장애인을 사회취약계층이라고 할 수 없지만, 많은 경우 경제적으로 어려운 경향이 있습니다. 자연히 건강관리를 위해 이용할 수 있는 의료서비스의 종류가 제한적이라 대상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지 못할 때 어려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특히 지체장애인의 경우 근육 강직으로 인한 통증을 관리하고, 관절 구축을 예방하기 위한 재활 운동이 절실한데요. 현 보건의료 체계에서는 전문적인 도수 재활치료가 비급여에 해당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 마련되지 않아 건강관리의 사각지대가 빈번히 발생하곤 합니다. 이러한 경우, 대상자의 상황에 눈높이를 맞춰 이용 가능한 지역사회 내 자원을 샅샅이 검색하는 끈기가 필요하고 그마저도 없다면 간단한 방법으로 수행할 수 있는 운동 방법을 교육하는 적극성을 발휘해야 합니다. 한번 관계 맺은 대상자라면, 끝까지 “함께 세운 건강목표가 이뤄질 때까지” 모든 노력을 다하는 진실함을 기억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경험상, 취약한 대상자일수록 많은 기관에서 “지원”이라는 명목으로 사전 면담을 수없이 진행하는데요. 이후 실질적인 지지체계로서 역할 하지 못하고 발걸음이 끊기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분명 취약계층일수록 지원에 어려움은 큽니다. 하지만 끝까지 고민하지 않고 간호사마저 손을 놓는다면 지역사회에서 그 대상자는 더 고립될 거라 생각합니다.



이든: 이야기를 나눌 수록 선생님께서, 그리고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가 정말 사회에서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사회간호사를 추천하는 이유가 있나요?

스티치: 보건의료 환경이 급속도로 변화하고 사회적 인식 등의 변화로 정책이 관심을 가지는 인구집단도 이전보다 확대되고 있습니다. 성 소수자, 장애인, 은둔 청년 등이 대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장애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며 유니버설 디자인에 대해 많이 생각하는데요. 유니버설 디자인은 미국 건축가인 로널드 메이슨이 “모든 나이와 능력을 위한 디자인”을 나타내기 위해 사용한 용어입니다. 이후 “인간의 활동과 보건, 건강, 사회참여를 증진함으로써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디자인 과정”으로 정의되었습니다. 장애인이 이용하기 쉬운 의료기관은 임산부, 아동, 노인과 같은 건강 취약계층에도 접근성이 좋은 장소가 됩니다. 더불어 장애에 대해 개방된 인식은 나와 다른 상황을 경험하는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는 넉넉함을 허락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 다른 역량을 갖춘 사람들과 연대하여 살아갈 때 느껴지는 단단함에서 힘을 얻는 사람이라면 장애와 관련한 업무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이든: 병원에서 급성기 환자분들만 보다가 선생님처럼 다양한 대상자를 만나 여러 이야기를 들려주시니 제가 가진 시야가 너무 좁았구나 하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지금까지 지역장애인보건의료센터에서 근무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스티치: 센터에 입사하여 가장 공들였던 업무는 장애인건강주치의 시범사업(이하 주치의 사업)을 활성화하는 것이었습니다. 주치의 사업은 일차의료기관에서 장애인의 만성질환, 장애와 관련한 건강 문제를 주치의가 지속해서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취지로 시작되었습니다. 사업 초기 많은 의료기관에서 참여하였지만, 장애 특성을 이해하여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의 수는 미비하였습니다.

특히, 중증 장애인의 경우 가정 방문형 의료서비스(방문의료)를 통해 욕창, 도뇨관, 약물 관리 등이 이뤄져야 했습니다. 그래서 1년간 서울북부 14개 자치구에 위치한 의료기관 중 방문 의료(방문간호, 방문진료)를 제공하는 곳을 직접 찾아다녔습니다. 그 결과 방문 의료를 제공하며 실질적으로 기능하는 장애인건강주치의 기관을 자치구별로 1~2개 추릴 수 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자치구 단위로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생태계를 꾸리는데 초석과 같은 역할을 한 것입니다. 이러한 사업의 공로를 인정받아 2021년 장애인건강 보건 관리 우수사례로 보건복지부 장관 최우수상을 수상하였습니다.


      

사진 3. 보건복지부 표창장





이든: 그 당시 정말 힘들었겠지만, 보람도 컸을 것 같아요! 지역사회 간호사를 선택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스티치: 지역사회에서 간호사는 병원보다 더 넓은 범위의 자율성과 적극성을 바탕으로 업무를 이어가곤 합니다. 그리고 다학제 팀의 구성원으로서 치료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직군과 협력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근무 현장에서 각 직역 간 역할이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현실에서 간호사는 다양한 갈등 상황에 놓이기도 합니다. 불명확한 업무 범위는 개인적 차원에서 “역할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조직적 차원에서는 “직역 간 갈등”으로 번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건강한 협력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간호 현장을 지킬 것인지 먼저 돌아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정의하는 “간호”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지역사회간호사로서 어떤 역할을 하며 성장할지에 대한 답이 내려지면, 더 자율적인 관점에서 간호영역을 확장해나갈 수 있고, 타 직군과의 관계에서도 설득력 있게 협력을 끌어낼 수 있습니다. 어디서든 뚝심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든: 뚝심이 중요하다는 말씀! 꼭 기억해두어야겠네요. 그동안 일을 하며 고민했던 경험이나 어려웠던 순간이 있을까요?

스티치: 장애인 건강권을 위해 간호사가 더 실질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 “간호사인 나는” 어떤 위치에서 근무하는 것이 더 나은가 하는 고민을 최근 1~2년 동안 자주 했었습니다. 이러한 갈증을 해소하고자 2023년 한 해 동안에는 보건복지부 2030 청년자문단에 참여하여 장애인 관련 주제로 보건정책 제안 활동 등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정책을 만드는 정부 부처도, 만들어진 정책을 구체화하는 실무현장만큼이나 답답하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장애인 건강권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나를 중심으로 영향력을 조금씩 넓혀가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든 것을 이른 시일에 이룰 수는 없을 테니, 비슷한 방향을 향해가는 사람들과 연대하다 보면... 동심원의 크기가 조금은 큰 물결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 때문입니다. 기회가 된다면, 그런 연대를 더 크고 강하게 맺는 역할로 경력을 쌓아가고 싶습니다.



이든: 이렇게 깊은 고민과 또 그 고민을 실천하는 행동력이 뒷받침 되기에, 더욱 사회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도 이번 기회에 장애인의 건강권에 관심을 가지겠습니다. 이전에 중환자실 간호사로 일하셨는데 이전 직장과 비교했을 때 현재 많이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스티치: 근무 형태가 상근직으로 전환됨에 따라 ‘9 to 6’의 일상생활이 가능해졌습니다. 그리고 장애인건강 보건 사업을 기획하고 구체화하는 것이 주 업무라 탄탄한 근거에 기반한 기획안을 작성하고 싶어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 시간도 늘었습니다. 인스타그램보다 보건복지부 공지사항을 더 자주 확인하고, 신간 서적을 살펴볼 때면 소설보다 보건정책이나 돌봄을 주제로 한 전문 서적을 더 자주 들여다보게 되었습니다. 월급도 임상에 있을 때보다 많이 줄었는데요. 줄어든 만큼 간호법 제정의 필요성을 더 절실하게 느끼고 있고 목소리를 낼 때가 많아졌습니다. 간호사로서 중요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이든: 지역사회 간호사 또는 지역사회 간호사에게 관심이 있는 간호 학생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스티치: 졸업 직후에는 임상간호사로 경력을 시작하여 개인의 다양한 성향에 따라 다양한 현장으로 각자의 길을 개척하게 될 것입니다. 많은 경우 지역사회에서 근무하게 되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짐작합니다. 보건소, 일차의료기관, 정신건강 보건센터, 간호직공무원, 동주민센터 방문간호 인력 등... 인구 고령화, 돌봄 국가책임제 등으로 돌봄을 둘러싼 논의가 끊이지 않고 지역사회 내 간호인력에 대한 관심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간호(돌봄)의 필요한 사람은 병원보다 지역사회에 훨씬 많이 있습니다!

전공과목과 함께 간호 정책, 보건정책에도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런 경험이 사회적 맥락 속의 간호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든: 오늘 열정적인 인터뷰 참여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지역사회간호사로 잘 적응하고, 오래 일하기 위해 중요한 마음가짐이 있을까요?

스티치: 지역사회 단위로 업무(사업)를 수행하다 보면, 가시적으로 성과가 나타나지 않을 때가 다반사입니다. 여러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우선, 지역사회 건강 수준은 지역 사회간호 외에도 다양한 영역의 변화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자연히 그러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과의 관계가 촘촘해야 하는데, 현 실무현장에는 그러한 협력의 장이 두텁지 못합니다. 따라서, 지역사회간호사로 실망감에 실족하지 않고 롱런하기 위해서는! 그 어느 때보다 느긋한 마음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수행하는 사업과 만나는 대상자에게 집중하여 하루치의 긍정적인 발전을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나친 긍정주의로 들리겠지만, 천성적으로 염려가 많은 저도... 제가 간호의 대상으로 선택한 ‘지역사회’가 장기적으로 우상향 그래프를 그리며 나아지고 있다고 믿습니다. 때로는 긍정적인 관점이 지금 당장의 일에 몰입할 수 있는 힘을 주기 때문입니다. 그에 더하여 뜻을 함께하는 동료를 둔다면 롱런에 롱런을 거듭하는 큰 자산이 될 것입니다!





이든: 감사합니다. <널스터뷰> 독자분들에게 마지막 인사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스티치: 지역사회 간호사의 역할은 대화로 나누어도 구체적으로 전달될 때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지면으로 하려니 문장이 많이 길어진 것 같습니다. 어쩌면 지역사회간호사로서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 이 영역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 싶은 욕심도 작용했으리라 생각됩니다. 많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독자 분들께서 단 한 가지만 전달이 바로 되었기를 소망합니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근무하지만, 대상자의 건강을 고민하는 우리는! 간호사!”

마지막으로 긴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널스터뷰를 통해 제 글을 접한 많은 독자 분들께서 지역사회간호의 한 단면을 이해하는데 도움 되셨기를 소망합니다.      

사진 4. 스티치 간호사가 출판에 참여한 도서 혹은 기획한 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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