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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든 Mar 25. 2024

24.03.25 분만장 수간호사 - 심심이 간호사

수간호사 선생님은 무슨 일을 할까? 수간호사 선생님의 고충은 없을까?

이든: 안녕하세요 선생님! 오늘 '널스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심심이:안녕하세요~



이든: 수간호사선생님 인터뷰는 처음이라 저도 무척 떨리네요! 독자분들께서도 기대가 많을 것 같아요. 그럼 먼저 간단히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심심이: 간호사 경력이 20년 넘은 올드 간호사입니다. 저는 대학 생활할 때부터 가장 힘든 고통의 시간에 있는 산모와 함께할 수 있고, 생명의 탄생을 함께하는 분만실 근무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었어요. 여러 부서를 거쳤는데, 현재 그 숙원을 이루어 분만실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분만실에서는 일반간호사로서 5년, 수간호사로서 5년째 근무 중입니다.



이든: 분만실이라는 특수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으신데, 분만실은 어떤 곳인가요?

심심이: 분만실의 기본 대상자는 임신부(산모)를 대상으로 하여, 출산 및 수술의 관리를 모두 함께 책임지는 곳입니다. 분만(수술)의 전/후 과정은 산부인과 병동에서 많은 부분을 책임져주고 있지만, 응급으로 오는 산모의 경우에는 바로 분만실로 오시는 경우가 있어, 분만실 간호사는 산모의 전-중-후의 모든 관리를 다 인지하고, 수행할 수 있어야 하고, 응급 상황 발생이 잦아, 숙련된 기술과 높은 지식이 요구되는 곳입니다. 반면에 앞서 말씀드린 대로 병원 내에서 ‘축하한다’는 기쁜 소식을 가장 많이 들을 수 있는 ‘기쁨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이든: 기쁨의 장소라는 말이 참 와닿는 말이네요. 그렇다면 수간호사 선생님께서 하는 업무는 어떤 일인가요? 항상 수간호사선생님들께서 바쁘신 것을 보는데, 무슨 일을 하시는지는 사실 잘 모르거든요.

심심이: 저는 분만실뿐 아니라 병동 수간호사 업무도 수행한 경험이 있어서 비교해서 이야기를 드릴 수 있겠네요. 수간호사 선생님들이 바쁜 이유는 업무가 다양해서일 것 같아요. 일반적으로 간호사의 인사관리, 환자 민원 관리 등의 업무는 병동의 업무와 동일하게 수행합니다. 반면 분만실은 입원환자가 계속 있는 것이 아니고, 수시로 분만(수술)이 진행되는 곳이기에 환자 확인, 환자 안전에 대한 관리에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간호사 교육의 경우, 앞서 말한 대로 분만실 업무가 일반 간호업무와 달리 여러 업무가 복합된 경우가 많아(일반간호업무, 수술업무, 분만업무가 혼재됨) 자체 간호사 교육에도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든: 여러 일들을 함께 해야 하면 몸이 남아나질 않겠어요. 수간호사 선생님들의 고충이 느껴지네요. 간호사들을 관리하면서 힘들었던 점이나 특히 신경 썼던 부분이 있을까요?

심심이: 분만실은 신규간호사가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내부 이동자(타 부서 근무하다가 이동해서 오는 간호사)가 적응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서 적응을 시키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있어요. 자주 간호사들과 어려운 부분을 이야기하고 풀어나가려고 노력하고 있으나, 특히 내부 이동 간호사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이든: 새로운 부서에서 적응하는 일은 주변에서 도와주면 훨씬 수월하지만 본인과 맞지 않거나 경력과 너무 다르면 힘든 부분이기도 한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수간호사로 환자분들을 위해 하는 일이 있나요?

심심이: 분만실 수간호사로서 분만/수술이 몰려서 주변 정리가 어렵고, 민원 발생이 우려되는 경우, 특히 아기 상태가 안 좋아서 주변 정리가 필요하거나 보호자 면담이 필요한 경우 주로 많이 제가 신경을 쓰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은 병동 수간호사님들이 신경 쓰는 부분과 유사한 내용일 것 같습니다. 또한 분만실에는 신생아중환자실 자리 문제로 전원을 가거나 오는 산모들이 많기 때문에 이런 산모들의 전원 과정 및 처리 부분에 대해서도 챙길 부분에 대해서 진료과/간호사들이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은 챙겨보고 있습니다.




이든: 꼼꼼하게 챙길 부분들이 상당히 많네요. 수간호사로 일하면서 힘들 때는 없나요?

심심이: 분만실 자체가 기본적으로 정해진 병상 수 기준으로 일하는 곳이 아니다 보니, 업무량을 가늠하기가 어렵고, 인력배치/조정 등에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저희 병원의 경우 분만/수술이 많은 병원으로 고위험 산모의 전원도 많아, 평일에는 바쁜 상황으로 특히 분만은 예측이 가능한 상황이 아니라, 업무 시간 조정이 힘든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아무래도 예상해서 인력을 배정하더라도 부득이한 경우에 온 콜의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고, 스케줄이 적다고 생각해서 인력을 미리 뺐는데, 바빠지는 경우 아무래도 간호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 때도 있어서 이런 부분이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든: 아무래도 스케줄 변경을 공지하는 것이 가장 심적으로는 불편하실 것 같아요. 이렇게 힘든 업무를 해내기 위해 수간호사로 갖춰야 할 덕목 중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있나요?

심심이: 여러 가지 중요한 덕목이 있겠지만, 첫 번째로는 ‘자신의 감정’을 ‘업무’와 연결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수간호사로서 업무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감정 노동으로 지쳐서 표정 관리/마음 관리가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부분은 바로 병동(파트) 분위기로 이어지는 걸 주변에서도 많이 보게 됩니다. 물론 제가 잘하고 있다고 확신하긴 어렵지만, 저는 개인적인 감정을 표정이나 행동으로 드러내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문제 발생 시 ‘문제 발생의 원인’을 ‘개인’의 문제보다 ‘프로세스’로 생각하려고 노력하자는 마음을 가지는 것입니다. 문제(사건, 사고) 발생 시, 직원 개인에게 그 원인을 찾기보다는 개선점(프로세스) 중심으로 자꾸 일부러 생각하려는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이 부분도 저도 처음부터 시행하기는 어려운 것이었고, 쉽게 ‘개인의 탓’을 하게 되는 마음이 들 수 있는데, 이 마음을 배제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든: 수간호사는 정말 마음도 단단하고 중심을 잡아야 하는 위치인 것 같습니다. 시행착오를 겪으셔서 쌓인 내공이신 것 같아요. 과정에서 겪었던 시행착오들이 있었나요?

심심이: 앞서 이야기하였지만, 우선 수간호사로서 첫 번째 느끼는 것은 새로운 업무로부터 오는 어려움, 책임감도 있겠지만, ‘외로움’을 이기는 것이 큰 것 같습니다. 일반 간호사가 보기에는 그냥 높아만 보일지 몰라도, 수간호사는 한 파트에 대부분 혼자 있는 직책으로 20-30명의 간호사(간호직원)를 관리하는 외로운 자리랍니다. 저는 원래 여러 부서를 돌아다니면서도 늘 다른 사람들과 많이 소통하고 북적거리는 스타일이었기에, 처음에 이런 부분이 적응하기 힘들고 어렵더라고요. 그런데 이제는 어느 정도 그 부분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간호사들과 먼저 이야기하고, 다가가고 하면서 그 ‘정도’를 알게 되면서 그 외로운 마음이 점점 나아지더라고요.




이든: 외롭다고 하시니 조금 서글프네요. 외로운 것 말고도 병동을 책임지는 수간호사라는 무게가 있어서 힘든 점도 많을 것 같아요.

심심이: 맞아요. 그래도 지금은 수간호사 10년 차로서 어떤 상황이 닥쳐도 해결 방법을 그래도 바로 생각하고 접근하는 방법을 찾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노하우’를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인력 부분에 문제가 생겼다고 하면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풀어가야 할지... 등등 이런 것들이요.




이든: 간호사를 관리하는 자리이다 보니 인력 문제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것 같아요.

심심이: 인력 문제가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고요. 요즘 새롭게 생긴 고민도 ‘인력’과 관련된 부분이 있어요. 요즘 많은 수간호사님들도 토로하시는 부분이지만, 점점 세대 간 격차나 이해도가 벌어지는 것 같아서, 앞에 말씀드렸듯이 짧은 대화라도 자주 하면서 그 부분을 좁히려는 노력을 계속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든: 수간호사도 다양한 병동을 다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병동을 관리하고 인력을 관리하는 자리이지만, 내과나 외과 등 병동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도 있을 것 같고, 수간호사 경력에 대한 고민도 있을 것 같아요.

심심이: 경력에 대한 고민은 있죠. 물론 제가 원한다고 어느 부서를 딱 갈 수 있는 건 아니에요. 그렇지만 제가 세 개의 부서의 수간호사를 경험하면서 특히 분만실의 경우 수간호사로서의 부서 경험과 일반간호사로서의 부서 경험이 많이 달라서 시행착오가 있었어요. 그래서 앞으로 파트가 다른 병동에 가더라도 수간호사로서 일할 때에도 부서의 특성과 수간호사로서의 역할 사이에서의 조율과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는 것을 염두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든: 수간호사 선생님들께서는 부서와 상관없이 공통된 업무만 하시는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었군요. 일반 간호사부터 수간호사까지 근무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심심이: 분만실의 다이내믹으로 의사-간호사가 손발이 척척 잘 맞아서 응급상황에 대처가 잘되어서 위급상황이 잘 마무리되어 분만이 순조롭게 되고, 아기 출생의 결과가 좋게 나타나는 매 순간이 보람을 느끼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수간호사로 가장 기분이 좋은 것은 아무래도 처음에는 분만실 적응이 어렵다고 느꼈던 간호사가 점점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1, 2년 뒤에는 분만실 근무가 좋다고 면담 때 자발적으로 말하는 모습을 보면 가장 기분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이든: 현재 생활에서 일반 간호사랑 수간호사랑 비교했을 때 달라진 부분이 있나요?

심심이: 수간호사가 되면 우선 3교대 근무에서 해방되는 것이 가장 일반간호사에서 변화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근무 패턴이 일정해지는 것은 업무를 진행하거나 가정생활, 개인 생활을 이어 나가는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취미로는 10년 전부터 꾸준히 하는 뜨개질과 소잉(재봉틀)이 있을 수 있고, 학원/공방을 꾸준히 다니고 있고, 소소하게 실력이 엄청나진 않지만, 스스로 만족하면서 주말에 즐기는 취미입니다.




이든: 취미생활을 이어 나갈 수 있는 장점이 크군요! 수간호사 선생님도 간호사들과 다르지 않네요! 선생님처럼 간호사 일을 오래 하기 위한 중요한 마음가짐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심심이: 우선 임상(병원)에 오래 있으려면 ‘환자에 대한 진실한 마음’ 이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저는 행정부서에도 약 7년 정도 있었는데, 계속 환자 보는 부서에 다시 가고 싶은 생각이 쭉 있더라고요. 물론 ‘환자’가 아니더라도 ‘임상’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든: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이제 인터뷰 막바지에 가까워졌는데, 선생님께서 하는 업무를 한 줄로 정의하자면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심심이: 건강한 출산을 위해 다 함께(의사-간호사) 노력해 가는 한 파트(간호) 여정의 길잡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든: 긴 시간 인터뷰에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널스터뷰' 독자분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심심이: 수간호사의 이야기를 들어주려는 마음을 가져주신 것으로도 너무 감사드려요. 사실 간호사와 면담할 때 수간호사가 말을 많이 하는 것으로서 좋은 면담이 아니지만, 수간호사도 하고 싶은 말이 있을 수 있음을 감안하여 경험담을 풀어놓을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모두 훌륭하고 멋진 간호사로 거듭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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