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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미령 Oct 08. 2024

아홉 번째 여행지
<북구 - 해외여행이  아니어도ᆢ>

부산에서 행복하기 시즌 1

방문일  2024년   6  16

"영아~ 여긴 막 찍어도 화보야."

유럽으로 여행 간 친구가 한 말 그대로 내게 보내준 친구의 유럽 사진들은 패션 잡지책의 한 페이지 같았다.


그래서 나는 만덕 석불사 병풍암을 가겠다고 계획했다.

경사가 제법 있는 좁은 비포장 숲 도로를 꼬불꼬불 조심스레 달리면 멋진 석불사에 도착한다.

좁은 비탈길에서 마주 오는 차가 있다면 후진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되니, 운전에 자신이 없다면 방문을 고민해 봐야 한다.

석불사 끝까지 차량 운행이 가능하고 주차장도 마련되어 있다.

입구에 대웅전이 보인다.

대웅전을 돌아 걸으면 와~ 멋진 석불들이 병풍처럼  있다.

계단을 올라 서면 '여긴 동남아 어디쯤 아닌가?' 하는 분위기가 팍팍 든다.

좁은 계단을 좀 더 오르면 산신을 모셔놓은 곳이 있다.

준비해 온 공양미를  올리고 정성 들여  절하며 기도  했다.
내가 올리는 공양미 옆에  먼저 올려져  있던 다른 이의 공양미에도  공무원 시험 합격을 바라는 간절한 글씨가  보인.

'그 사람도 나처럼 두 손을 모으고 허리를 깊이 숙이며  절을 했겠구나.'

내가 가진 능력보다 더 큰  성과를  바라며  올리는  나의 기도는  욕심이겠지만ᆢ 소망이라는 다른 이름으로  간절한 성취를 바란다.

석불사에 남겨둔 나의 소망이 어느 날 내게 큰 기쁨과 행운으로 돌아오길 바라며 절 앞에 곱게 핀 수국 옆에 서 본다.

이제 핑크 수국 보러 가야지~

<주차 tip>

수국 산책길과 가까운 순서로 정리하면

1. 위치 : 부산 사상구 낙동대로 1468

골목 주차

2. 삼락생태공원 수관교 주차장

검색- 부산 사상구 삼락동 29-9

3. 부산 삼락 생태공원 2 주차장

정도 된다


산책코스가 짧아 다른 목적지에 경유 코스로 가볍게 구경하는 것을 추천한다.

핑크가 가득한 수국 꽃밭에 사람들도 참 많았다.

핑크 핑크 한 기분으로 노루지쉼터로 향했다.

헉ᆢ 금계국이 없다.

늦었네.  내년엔 예쁜 금계국 산책을 놓치지 말아야지.

많이 아쉽다.

아주 더운  날이고 여름 햇살은 점점 뜨거워졌다
최종 목적지인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6월이지만 때 이른 한 여름 더위로 바다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해변을 따라 걷기 편한 테크 길을 걸으면 모래를 한 번도 밟지 않고도 다대포 해변과 바다 산책이 가능하다.

테크 위 몇 번의 나무 그늘을 지나니 마지막에 아름다운 몰운대가 보인.

소금기 담은 바람을 맞으며 한참을 서있었다.

작년 가을에도 이곳에서 제법 긴 시간 바다를 바라보며  있었다.

다대포 해변 전망대보다도 나의 발길을 오래 잡고 있는 곳이다.

바다 산책 후남편이 먹고 싶다는 낙지볶음으로 저녁 식사를  한다.

맛집 검색 없이 간판이 보여서 그냥 들어간 식당은 이제껏 내가 먹어본 낙지볶음 중에 최고.

식사가 끝나고도 낙조 음악 분수 공연 시간이 2시간이나 남아서 초록 갈대 테크 길을 걸었다.

황금빛 갈대의 반짝임이 없어도 제법 볼만하다.

남편에게 시간이 아직 넉넉하고 때마침 일몰 시간이니 주차장에서 차를 빼서 5분 거리에 있는 아미 전망대에 구경 가자고 했다.


남편은 거기 별거 없을 것 같다며 차 빼고 다시 돌아와 주차하는 건 싫다며 아주 귀찮은 내색을 찐하게 한다.


"그럼, 내가 운전할게. 가까운 거리에 있는데 왜 안 가는데? 계속 걷는 건 내가 싫다."라며 나도 직접적으로 말했다.

이럴 땐 나도 운전을 할 수 있어서 좋다.

아쉬울 것이 없는 자의 당당함이란 이런 것~

남편은 흔들림 없는 나와 눈 마주침을 1초 하더니, 알았다고 한다. 결국은 갈 거면서 튕기기는~ㅋㅋ

출발~~!!

차에서 내린 남편은 " 와~"라는 감탄사를 했고,

"봐라, 내가 가자고 하는 곳은 다 좋다고 했지?"

라며 나는 크게 웃으며 말했다.

별 기대 없었던 나도 깜짝 놀랄 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보였다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에 있던 사구에 파도가 밀려드는 모습은 일몰의 아름다움보다도 좋았다.

역시 바다는 높은 곳에서 보는 게 제맛이다.


남편과 나는 여기 다시 오자는 말을 한다.

점점 붉어지는 하늘과 바다를 지켜본 뒤 음악 분수 시간에 맞춰 다시 다대포 공영 주차장으로  이동한다.

운전대는 내게 오지 않았고 남편이 계속했다.

분수 공연 시간이 점점 임박해지고, 공연장에서 가장 가까운 공영 주차장은 만차 직전이.

다행히 자리를 찾아 주차에 성공...

20분 동안 무료로  진행되는 여름밤의 낙조 분수는   화려했다.

아직 열대야가 없어 앉아 있기 힘들지 않았고 불꽃같은 분수쇼에 즐거웠다.

마무리로 고래와 사진 찰칵.

다대포가 이렇게 볼게 많은 곳인지 몰랐네!

10월까지 운영하는 낙조 분수를 9월에 부모님과 다시 와야겠다.

분수 공연 시작 전 사연 신청도 읽어주는데 다음엔 나도 아빠 생신 기념으로 사연 올려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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