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 인타논 국립공원 (치앙마이)

2. 치앙마이를 기록하다

by 바람처럼

예쁜 승무원이 서빙하는 기내식을 먹고, 와인을 한 모금 마신 뒤 스르르 잠이 들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수런거림에 눈을 뜨니 벌써 도착 안내 방송이 흘러나온다.


잠결에 미뤄둔 신고서를 부랴부랴 작성하며, 가슴속에서 여행이 시작된다는 설렘이 조금씩 차오른다.

두 눈이 반짝이며 주위를 둘러본다.


공항으로 마중 나온 켈리 김과 함께 치앙마이의 시리판나(Siripanna) 호텔에 짐을 풀었다. 커튼을 여니 창밖으로 그림 같은 사원이 나를 반겼다. 더운 나라지만, 이상하게 더위가 느껴지지 않는다. 대신 공기 속에 감도는

기도의 울림과 향내가 마음을 차분하게 정화시켰다.



도이 인타논 국립공원


태국이 자랑하는 도이 인타논 국립공원을 걷다가 두 승려를 만났다. 스승과 제자처럼 다정한 그들의 모습에서 '아, 이곳은 불교의 나라지'하는 생각이 스쳤다.


울창한 숲은 영화 아바타의 영감을 주었다고 했다. 나무줄기는 하늘로 치솟아 서로 얽히고, 짙은 녹음 사이로 햇살이 쏟아졌다. 정상에 올랐다가 내려오는 길, 트레킹 코스로 발길을 옮겼다. 기온은 40도가 넘었지만, 숲길은 의외로 견딜 만했다. 흙냄새와 이끼 냄새가 뒤섞이고, 나뭇잎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땀방울을 식혀주었다.


가이드는 “이 코스는 한국 여행자들은 잘 오지 않는다”라고 했다. 많은 이들이 인증샷을 남기고 곧장 다른 명소로 향하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숲 속에서 마주친 건 젊은이나 낯선 배낭여행자들뿐이었다. 그들은 배낭을 고쳐 메고 천천히 걸었고, 나 또한 그 느린 호흡에 자연스레 발을 맞추게 됐다.

그 호흡이 바로 이 여행에서 내가 찾아야 할 리듬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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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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