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를 사 먹는다는 일 / 김장의 추억

삶의 단상

by 가야

김장 철이 다가왔다. 해마다 돌아오는 김장철에 제대로 김치를 담아 본 적이 없다. 우리 집이 큰 집인 관계로 김장은 항상 넉넉하게 했었다. 그러다 식당을 하면서 더 많은 김장을 하게 되었고 겨울철이면 300~400포기 정도 김장을 하게 되었다. 물론 이때도 나는 열외였다. 세 남동생과 두 명의 올케 어머니와 큰 언니와 작은언니 조카들까지 모두 동원되었지만 늘 바쁘다는 이유로 나는 그 힘든 일에서 빠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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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적인 노동에 유달리 약한 내가 감당하기에 그 일이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김장철이 돌아왔다. 슬그머니 걱정이 되었지만 막내 올케가 해마다 친정에서 해오는 김장 김치 중 한 통씩을 주어 충분히 감당이 되었고, 작은 언니가 서울로 이사를 한 뒤에는 작은 언니가 항상 김치를 담당해 주었다. 물론 이때는 나도 참석을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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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버무리는 일을 조금 거들었을 뿐인데도 며칠간 끙끙 앓고 누워있어야 하만 했다. 그런 내가 작년에 직접 나 스스로 김치를 담그겠다고 선언을 했다. 언니들은 반신반의했지만 그동안 어깨너머로 배운 기억을 더듬어 절임배추 20kg을 구입해 김장을 했다. 물론 그 누구의 도움도 받지 않았다.


이렇게 나 스스로 김치를 담는 데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아버지를 닮은 나는 젓갈 넣은 김치를 먹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젓갈을 넣지 않고 김치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물론 언니네 집에서 담그는 김치도 이런 나를 감안해서 젓갈을 조금 넣는다고 했지만, 내 입에는 맞지 않았다.


그렇게 담은 김치는 그럭저럭 먹을 만했다. 무엇보다 젓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 담백한 김치를 먹을 수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해야만 했다.


올해도 김장철이 되었다. 작은언니가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었지만 나는 내가 해결하겠다고 했다.


그리고 배추를 세 포기 주문했다. 그런데 갑자기 김치냉장고가 고장이 나 작동이 되지 않는다. AS를 요청했지만 며칠이 걸린단다. 김치냉장고가 작동이 되지 않으니 김치를 담글 수 없었다.


배추를 베란다에 두고, 김치냉장고에 있던 김치통도 모두 베란다에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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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냉장고가 없었던 때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그렇게 며칠 지내다 보니 굳이 김장을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데 생각이 귀결된다.


옛날에는 한 겨울에 배추를 구할 수 없으니, 가을에 겨우내 먹을 김장을 한꺼번에 해 놓지 않으면 김치를 담글 수 없으니 그렇게 했겠지만, 지금은 한 겨울에도 싱싱한 배추를 언제라도 구입할 수 있지 않은가. 거기에다 예전에 비해 밥을 별로 먹지 않으니 김치 소비도 자연히 줄어들었다. 우리 집만 해도 김치냉장고에 재작년 김치도 아직 남아있다.


김치 1/4쪽만 썰어두어도 일주일도 넘게 먹는다. 동생과 나는 신 김치를 별로 좋아하지도 않고 생김치를 좋아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니 김치를 한꺼번에 많이 해 김치냉장고에 넣어두는 일이 경제적인 면으로도 합리적인 일이 아니라는 데 생각이 모아진다.


배추 한 포기만 김치를 담가도 한 달 가까이 먹는데 굳이 김장을 할 필요가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다 김치를 사 먹는 것이 훨씬 경제적으로나 물리적 시간 면에서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어나서 지금까지 김치가 없는 밥상은 생각할 수 없었으니 김치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막상 김치가 무엇인가 하고 생각하니 말문이 막힌다. 김치가 무엇인지 김치를 담근 이유와 김치의 어원 영양 김치의 종류를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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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김치는 무·배추·오이 등의 여러 채소를 소금에 절이고 양념을 버무려 발효시킨 발효식품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김장은 왜 하게 되었을까?


그것은 일 년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 채소가 나는 시기가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겨울에는 채소를 키울 수 없다. 그러므로 겨울 동안 필요한 채소를 어떤 식으로든지 저장해두어야 겨울을 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식탁에 없어서 안 되는 김치를 장기간 보관하기 위해 배추와 무를 소금에 절이고, 장·초·향신료 등과 섞어서 저장한 방법이 바로 우리 고유의 식품인 김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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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의 어원


우리나라에서는 김치를 ‘지(漬)’라고 하였다. 이규보(李奎報)의 『동국이상국집(東國李相國集)』에서는 김치 담그기를 ‘염지(鹽漬)’라 하였는데, 이것은 ‘지’가 물에 담근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데서 유래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고향에서도 지라고 불렀다. 묵은지 익은 지 등이 바로 그것이다.


1950년 이전까지만 해도 사람들의 왕래가 빈번하지 않아 각 지방의 고유한 김치가 비교적 잘 보존되었지만 전쟁 후 교통수단이 발달로 전국이 일일생활권으로 물자의 유통이 빨라지고, TV 등 매스컴의 영향으로 각 지역의 독특한 김치는 지역성을 잃은 대신 일반화된 조리법이 자리를 잡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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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종류 및 특성


우리나라의 김치는 지방에 따라, 그리고 각 가정에 따라 실로 다양하다. 북쪽 추운 지방에서는 고춧가루를 적게 쓰는 백김치·보쌈김치·동치미 등이 유명하며, 호남 지방은 매운 김치, 영남 지방은 짠 김치가 특색이다.


이상으로 간단하게 김치의 어원과 각 지역의 김치의 특성에 대해 알아보았다.


김치를 사 먹기로 결정한 뒤 인터넷과 여러 검색 매체를 통해 검색을 하고 후기도 읽어봤다. 참으로 많은 상표의 김치가 있다. 우리가 익히 아는 연예인들도 김치를 만들어 팔고 있고, 유명한 요리 전문가들의 상품도 있다.


그중에 모 탤런트가 만든 김치를 골랐다. 주문 양은 3kg, 그러나 3kg이 얼마만 한 양인지 가늠하기 힘들었다. 나는 3kg이 꽤 많은 줄 알았지만 배달되어 온 것을 보니 정확하게 배추 한 포기다.


배추 한 포기를 반으로 잘라 두 쪽의 김치가 포장되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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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주문한 김치냉장고가 아직 도착하지 않아 며칠 사이 김치가 익었다.

동생과 나는 생김치를 좋아하는데, 혹시 젓갈 냄새가 날까 봐 걱정을 하면서 김치를 썰기 전 속잎을 하나 떼어먹어본다.


오!

그런데 젓갈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김치가 알맞게 익어 아주 맛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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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kg 절반인 반포기를 썰었더니 이렇게 김치통 두 개와 한 접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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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도 먹어보고 맛있다고 한다.


"맛이 없으면 사람들이 사 먹겠어?" 동생의 그 말이 모든 것을 대변해 준다. 김치 앞으로 필요할 때 조금씩 사 먹으면 되겠다는 마음이 편안해졌다.


때마침 지난 주말 작은언니가 김장을 하여 몇 포기 가져왔다. 당연히 담근 김치와 비교해 본다. 두근두근 ~

그러나 나는 언니네 김치를 먹을 수 없다. 젓갈 냄새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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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위에 김장을 하지 않고 구매해서 먹겠다는 사람이 의외로 많아 놀랐다. 그만큼 혼자 사는 가구가 증가했다는 말이다. 부모 님이 살아계실 때는 어쩔 수 없이 모여 김장을 함께 했지만, 김장을 하고 난 후 후유증은 오래간다. 오죽하면 '김장 증후군'이라는 신조어도 생겼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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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사 김장 모습

큰 동생네도 해마다 처갓집에서 김장을 해서 보내주었지만, 장인 장모님이 고령이 되어 올해부터 부쳐주지 않는단다. 어떻게 할 거냐고 물으니 사 먹겠단다. 맞벌이 부부라 시간도 여의치 않은 데다 집에서 밥 먹는 경우도 별로 많지 않아 김치를 별로 많이 먹지 않기 때문에 사 먹는 것이 경제적이고 직접 담가먹는 김치와 같지는 않지만 어쩔 수 없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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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내서를 살펴보니 구입한 김치는 배추부터 무, 고춧가루, 배, 사과, 양파, 대파, 등은 물론 소금까지 모두 국내산 재료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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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유통기한


시중에서 판매하는 김치 완제품의 유통기한은 대략 한 달 정도다. 그러나 이 유통기한은 '김치를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한'이라 기한이 지났다고 버리면 안 된다. 실제로 김치는 60~120일 정도로 오래 먹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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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 보관 방법


김치를 맛있게 보관하는 비결은 '냉장고'가 아니라 '김치통'이라고 한다. 밀폐용기에 김치를 70~80% 정도만 옮겨 담아야 하는데, 가득 담으면 김치가 익으면서 발효 가스가 생겨 뚜껑이 들리면서 공기가 유입되거나 김치 국물이 흘러넘친다. 만약 김치의 양이 적어 절반밖에 차지 않을 때는 김치를 넣을 때 엎어서 넣어야 천천히 맛있게 익는다고 하니 참고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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