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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잎 클로버에 대한 추억과 꽃반지

가야의 꽃 이야기 /

by 가야

제가 사는 아파트 근처 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넓은 운동장이 있어 가끔 운동을 하러 갑니다.

운동장 가에 소담스럽게 토끼풀이 웃자라 있어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다가갔지요.


그런데,

저는 제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누군가가 토끼풀 위에 은빛 스프레이를 뿌려놓았더군요.

언뜻 보았을 때, 조금은 특별해 예쁜 것 같았지만, 머지않아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어 죽어버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순간 화가 났습니다.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보이는 사람은 없고,


무심한 유월의 미풍만 살랑거리며 지나갑니다.

온몸에 페인트칠을 잔뜩 한 토끼풀들도 미풍에 살랑거리고 있습니다.


아마 누군가가 장난으로 한 짓이거나,

어떤 곳을 도색하기 전 스프레이를 흔들고 시험 삼아 무심코 뿌렸을 것입니다.


그 행위로 인하여 토끼풀이 입게 될 심각한 후유증은 전혀 생각하지 못한 채....

토끼풀

어렸을 때 학교가 끝나면 행운을 가져다준다는 네 잎 클로버를 찾아 어두워질 때까지

풀밭을 서성거리던 때가 아련히 떠오릅니다.


그 어린 나이에 행운이 무엇인 줄도 알지 못한 채,

막연한 바람으로...

그렇지만, 네 잎 클로버를 만나기란 좀처럼 쉽지가 않았습니다.


누가 그랬지요. 하도 오래된 기억이라 맞는지 모르지만,

나폴레옹이 전쟁터에서 네 잎 클로버를 우연히 보게 되었답니다.

너무나 신기하게 생각한 나폴레옹 허리를 굽혀 그 잎을 만지려는 순간, 적군의 총탄이 지나갔고, 나폴레옹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는 믿기 힘든 이야기.

나에게도 그런 행운이 와주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찾고 또 찾았지요.

그러나 네 잎 클로버를 찾는 일을 결코 쉽지 않았습니다. 어쩌다 하나 찾았다 싶으면 세상을 다 얻은 듯 환호성을 지르곤 했었지요.

네 잎 클로버는그렇게 얻은 귀한 네잎클로버는 책갈피에 곱게 끼워 소중히 보관하였답니다.


그것도 지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토끼풀 꽃으로 반지를 만들어 손에 끼곤 하였지요.


지금처럼 금이나 은이 흔하지 않았던 시절,

그 풀꽃반지는 우리들이 언제나 낄 수 있는 유일한 반지였답니다.


토끼풀!

지금도 초등학교 운동장 가에 지천으로 널려있네요.


요즘 아이들도 풀꽃반지를 만드는지, 행운의 네 잎 클로버 잎을 찾는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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