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
사랑 그 아픈 흔적 / 채근담
책장을 정리하다 이 낡은 책을 발견하였다.
채근담
책 표지에 이물질이 묻어있고, 겉 포장지인 비닐이 너덜너덜 해진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된 책이 분명하다.
책을 펼치자 나타난 속표지 첫 면에 쓰인 글
갑자기
나는 정신이 멍해졌다.
그 사람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며칠 전 첫눈 이야기 "눈이 내리네"에 언급했던 그 사람의 글씨!
이 책은 내가 그를 우연히 만나고 사흘 후에 받은 선물이었다.
"이 선생 내 선물이오!"
그가 불쑥 내민 봉투, 무심결에 받아 든 나는 집에 돌아와 그것이『채근담』이라는 것을 알았다.
표지를 넘기자 나타난 글.
그 글을 읽자마자 나는 표지를 탁 소리 날 정도로 세게 덮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전의 글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다.
같은 문학단체의 회원인 그는 시를 쓰는 사람이었고, 소설을 쓰는 나와는 거리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나는 이 사람이 아닌 다른 누군가를 좋아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사람의 등장으로 막 항해를 시작하려던 내 사랑은 난관에 부딪친 것이다. 그가 이 사람과의 관계를 오해한 것이다.
구차하다는 생각에 나는 억울했지만 변명하지 않았다. 끈질긴 만큼 집요한 이 사람으로 인해 오해는 계속되었고, 나의 사랑은 슬프게 끝이 나고 말았다. 시작도 못해 본체....
그러니 어떻게 이 사람을 좋아할 수가 있었겠는가.
한 여름에 만난 이 사람과 겨울 첫눈이 오는 날 헤어지기 전까지 참으로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그 모든 일들은 이제 추억이 되어버렸다.
세월이 지난 뒤 나는 비로소 그 사람의 진심을 알게 되었고, 그때 흘린 눈물로 인하여 잉크가 번져 글씨가 흐려진 것이다.
그 후로 참으로 많은 아픈 날들이 흘러갔다. 그 오랜 세월 몇 번 이사를 할 때마다 책장을 정리하며 버리려고 하였다가 다시 두곤 했었던 이 책!
지금도 여전히 나는 망설이고 있다.
버려야 할지 보관해야 할지를...
채근담[ 菜根譚 ]은 중국 명나라 말기에 문인 홍자성(홍응명(洪應明),환초도인(還初道人))이 저작한 책이다. 책의 구성은 전편 222조, 후편 135조로 구성되었고, 주로 전편은 사람들과 교류하는 것을 말하였고, 후편에서는 자연에 대한 즐거움을 표현하였다. 그리고, 인생의 처세를 다룬다. 채근이란 나무 잎사귀나 뿌리처럼 변변치 않은 음식을 말한다. 유교, 도교, 불교의 사상을 융합하여 교훈을 주는 가르침으로 꾸며져 있다.
현재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는 명나라 당시에 출간된 홍자성(홍응명)의 채근담 판본과 후에 청나라 시대에 재출간한 채근담 판본과 일본에 전해져서 유통된 채근담 판본이 전해진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인간의 절실한 고민과 해결을 담은 책은 무수히 많지만, 《채근담菜根譚》은 그 어느 고전보다 쉽고 단순하게 인생의 참뜻과 지혜로운 삶의 자세를 알려주기 때문에 21세기를 살아가는 오늘날에도 꼭 필요한 인생 지침서이다.
책 제목의 ‘채근’은 송宋나라의 학자 왕신민汪信民이 “인상능교채근즉백사가성人常能咬菜根卽百事可成”이라고 한 데서 나온 말로, 사람이 항상 나물 뿌리를 씹을 수 있다면 세상 모든 일을 다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이 책의 본질도 바로 그러한 나물 뿌리에서 느껴지는 깊고 담담한 맛으로, 저자가 말하는 삶의 진리나 깨달음도 소박하고 단순하다. 이 책의 저자 홍자성은 자세한 이력 없이 명나라 말 만력(1573~1619) 시대의 학자로만 알려져 있다. 무능하고 부패한 권력, 바닥난 국고 등 이미 멸망의 기운이 감돌던 혼란의 시대에서도 저자는 참다운 사람의 길을 모색했고, 이 책을 통해 자신이 깨달은 인생의 참된 뜻과 지혜로운 삶의 방식을 보여준다.
전집 225장과 후집 134장으로 이루어졌으며, 전집에서는 현실에 살면서도 현실에 집착하지 않는 마음가짐과 처세, 후집에서는 자연을 벗하며 살아가는 풍류를 주제로 한다. 이 책의 내용은 경구적警句的인 단문들이지만 결코 지루하거나 공자 왈 맹자 왈 하는 책 속의 이야기만으로 그치지 않는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지혜를 일깨워주며, “속세와 더불어 살되 비루함과 천박함에 떨어지지 않게” 도와준다.(출처 / 위키백과)
홍자성(洪自誠)
중국 명나라 말기의 사람으로 알려진 홍자성은 본명이 응명, 자는 자성이며 호는 환초이다. ‘홍자성’이라는 이름은 필명으로 『채근담』을 통해 지금까지 전해오고 있다. 저자인 홍자성에 대해서는 전해지는 바가 거의 없지만, 과거를 통한 출세와는 거리가 멀었고, 공부만 하던 선비로 청렴한 생활과 끊임없는 인격 수양을 통하여 인생에서 온갖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보통 사람들이 실천하며 살 수 있는 덕목을 모아서 『채근담』을 펴냈다. 홍자성이 『채근담』을 통하여 전하는 이야기는 유교를 바탕으로 하지만 도교, 불교 등 폭넓은 지식의 스펙트럼을 보이며, 오늘날까지 인생의 지혜를 전해주는 가치 있는 책으로 널리 읽히면서 공감을 얻고 있다. 1644년경에 만들어진 『채근담』은 간소한 삶 속에 진정한 인생이 있음을 힘주어 말한 잠언집이다. 제목의 ‘채근(菜根)’이라는 말은 송나라 때의 유학자 왕신민(汪信民)이 “사람은 채소 뿌리를 씹는 맛을 알아야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라고 한말에서 나왔다고 전해진다. 전집 225개, 후집 134개로 나누어져 있는 단문집인 『채근담』은 학자보다는 일반인과 사업가와 정치가들이 주로 읽고 세상을 살아가는 좌우명으로 삼았는데 그 이유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내용과 처세에 신경을 써야 할 사람에게 해결책을 제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대중적인 처세 서로 자리 잡고 있는 『채근담』은 인생의 고락을 아는 이가 진솔하고 담담하게 다듬어 펴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출처 /인터넷 교보문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