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9일 탄생화
나는 바닷가에서 피어나는 꽃, 갯개미취예요.
보랏빛 작은 별처럼 피어나는 내 모습은 소박하지만, 염분 가득한 바람에도 꺾이지 않고 꿋꿋이 살아갑니다. 사람들은 나를 ‘바닷가의 국화’라 부르며, 해안의 가을을 물들이는 내 모습을 오래도록 기억해 왔지요.
나의 이름은 Aster tripolium.
Aster는 별을 뜻해요. 그래서 내 꽃은 언제나 별빛처럼, 흔들리면서도 길을 밝혀주고 싶었습니다.
옛 유럽 사람들은 폭풍이 몰아칠 때 나를 지붕 위에 얹어두면 집이 무너지지 않는다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바다의 수호자’라 불리기도 했지요. 또 로마 시대 병사들은 전쟁터에 나가기 전, 연인에게서 나를 선물 받곤 했습니다. “다시 돌아오라”는 간절한 마음을 품고요.
내 보랏빛은 단순한 색이 아니라, 기다림과 희망의 빛이었답니다.
그러나 나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아요.
유럽의 기독교 전승 속에서 나는 성 미카엘의 꽃, St. Michael’s Daisy로 불리게 되었답니다.
하늘 군대의 지휘관인 미카엘 대천사가 사탄과 맞서 싸워 세상을 지켰을 때, 그의 발자국이 닿은 땅마다 작은 보랏빛 꽃이 피어났다고 전해집니다. 바로 내가 그 자리에서 피어난 꽃이었지요.
그래서 사람들은 9월 29일 ‘성 미카엘 축일(Michaelmas)’에 나를 제단에 바치며, 신의 보호와 평화를 기원했습니다. 나는 단순한 들꽃이 아니라, 악에 맞서는 용기와 수호의 상징이 된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헷갈려하는 꽃이 있어요. 이름이 비슷한 개미취와 갯개미취랍니다.
개미취 (Aster scaber)
산과 들에서 자라는 국화과 식물로, 키가 1m 가까이 자라며 보랏빛 작은 꽃송이를 피웁니다. 잎은 거칠고 넓적하며, 어린잎은 봄나물로 즐겨 먹었지요. ‘개미취나물’이 바로 그것입니다.
갯개미취 (Aster tripolium)
바닷가 염분 많은 땅에서도 자라는 강인한 식물이에요. 잎은 두껍고 길쭉하며 육질이고, 보랏빛 꽃이 별처럼 피어납니다. 미카엘 대천사의 전설이 얽힌 것도 이 갯개미취랍니다.
◆ 개미취는 산의 꽃이고, 갯개미취는 바다의 꽃입니다.
비슷한 보랏빛을 품고 있지만, 살아가는 터전과 모습은 서로 다르지요.
인내 – 바닷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힘
사랑의 기다림 – 연인을 향한 그리움
보호와 수호 – 집과 영혼을 지켜주는 힘
나는 작은 꽃이지만, 늘 사람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어떤 바람에도 꺾이지 말라. 기다림은 언젠가 희망이 되고, 보호받지 못한다고 느낄 때에도 누군가 너를 지키고 있다.”
9월 9일, 나 갯개미취가 전하는 이야기는 바로 이것입니다.
꿋꿋한 인내 속에서 피어나는 희망, 그리고 수호의 믿음.
https://youtu.be/JqRx1ifSGqw?si=V0byR0PC_L930O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