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서 계산기를 버리는 연습
새로운 프로젝트의 시작입니다.
이 글을 누가 보게 될지 혹은 얼마나 보게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나와 같이 남들이 말하길 "바보 같은 사랑"을 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라며
이 글을 시작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나 또한 이 글이 미래의 나에게 위로가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대정보의 시대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모든 정보는 구글이나 유튜브를 검색하면 바로바로 알 수 있죠.
두껍고 어려운 책도 나보다 똑똑한 사람들이 멋지게 요약하고 해석해 준 영상을
침대에서 바로 볼 수 있다니 참으로 멋진 세상이 아닐 수가 없습니다.
책뿐만이 아니죠, 우리는 "사랑"에 대해서도 인터넷을 통해 알 수 있습니다.
혹시 "남자의 심리"라는 것은 유튜브에 검색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아니라면 "사랑받는 여자와 사랑받지 못하는 여자의 차이"라는 제목의 영상들을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저는 안타깝게도 이런 영상을 무수히 많이 봤답니다.
그런 영상을 도대체 왜 봐?
라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저는 "사랑"이 인생에서 참 중요한 사람이거든요.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더 사랑받을 수 있는 방법이라니!
그를 영원히 내 옆에 두게 하는 방법이라니!
너무도 매혹적인 제목이 아닐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방법이 있었다고? 하고 검색을 하려는 여러분의 시간을 조금 아껴드리자면
그 영상들의 내용은 간단합니다.
절대 남자친구에게 먼저 연락하지 않고, 그가 연락이 오면 무조건적으로 밝게 대하고,
그를 내 삶의 일 순위로 두지 말고 내 일을 일 순위로 두고
행동하며 잡힌 물고기처럼 굴지 말라는 내용입니다.
남자는 태초부터 사냥꾼의 본능이 있으니 잡힐 듯 잡히지 말라고 그들은 조언했습니다.
여러분들은 그래그래 이 방법이 통했어?라고 묻고 싶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아니라고 답하고 싶습니다. 적어도 저에겐 아니었다고 말이죠.
저는 참으로 감정적인 사람입니다. 슬픔도 자주 느끼고 기쁨도 자주 느끼죠.
신체주기에 따라 우울감도 자주 느끼고 불안감도 자주 느낍니다.
울컥울컥 올라오는 부정적인 감정을 숨기고 밝게 전화를 받는 것은 전혀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할 때마다 답답한 마음은 커져만 갔고
진짜 나를 알게 되면 그땐 그가 나를 떠날 텐데 하는 불안감과 공포감만 커져갔던 것 같습니다.
그를 떠나게 하고 싶지 않아 진실된 나를 숨기다니,
우습기 그지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가 나를 떠나면 어쩌지 하는 공포감이 최대가 되었던 날 저는 스스로 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무서운 거니? 그가 떠나면 어떻게 되는 거니? 너를 보이면 어떻게 되는 거니? 하고 말입니다.
1. 내가 그토록 공포를 느꼈던 이유
저는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어릴 적 친구들이나 친척에게 너무 달라붙지 말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이니 말을 다한 것 같습니다.
붙어있는 것이 너무 좋고 같이 이야기하는 것이 너무도 좋습니다.
그러나 이런 나를 티 내면 상대가 질려할까 봐 늘 저를 가뒀습니다.
여러 연애지침서에서 말하듯 저는 질려하는 사람의 표본이니 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나랑 24시간 붙어 있어!!!" 하는 성격은 또 아닙니다.
저도 할 일이 많고 늘 붙어있는 게 좋지만은 않단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염려를 했던 부분은 저는 늘 제가 하는 일을 보고하고 싶어 하는 것이었습니다.
그저 내가 어디를 갔고 무엇을 먹었고 이런 소소한 일들을 주저리 이야기 하는 것이 저는 참 즐거운데
그걸 하게 되면 나를 너무 보이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상대는 또 그러지 않으니 내가 그러는 것은 너무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지 못한 행동처럼 보일까 숨기곤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늘 상대가 먼저 카톡을 해오기를 기다렸습니다.
내가 먼저 대화를 시작하면 마치 내 이런 모습에 사랑이 떠나갈 것 같은 두려움에 늘 카톡을 기다리며 마음이 더 애탔던 것 같습니다.
결국 저는 내가 마음 가는 대로 행동하면 그가 떠날까 늘 두려웠습니다.
2. 스스로를 보여 그가 너를 떠나면 어떻게 될까?
생각을 곰곰이 해본 결과 저는 어떻게든 제 모습을 보이게 되어있습니다.
제가 가진 좋은 면도 심연도 언젠가는 드러나게 되겠지요.
그런데 그런 저를 보고 질린다면 그것은 그저 나와 운명이 아닌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믈론 머리로는 이것을 알지만 여러 연애지침서를 보면
내가 ~하지 않아서, 혹은 내가 ~를 해버려서라고 다음 연애에는 이러지 마라 저러지 마라
이렇게 조언을 해주겠지요.
하지만 내가 내 모습이 아닌 채로 사랑을 하는 것이 과연 사랑일까요?
저는 그 사람과 프로포즈 받아내기 게임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편안한 사랑을 하고 싶었어요.
그 사람이 늘 연락을 해오는 저에게 질릴 수도 있습니다.
그건 그 사람의 잘못이 아니에요. 물론 저의 잘못도 아닐 겁니다.
그것은 우리가 맞지 않는다는 평범한 사실에 불과할 뿐이지요.
제가 이별의 두려움에 저를 보이지 않고 "남자'에게 늘 사랑받는 여자 흉내만 낸다면
아마도 제가 그에게 프로포즈를 받는다고 해도 절대 제가 바랐던 편안한 사랑을 하지 못하겠지요.
이렇게 생각을 정리하고 보니 아주 편안하더군요.
그저 내가 해야 할 것은
마음속에 있는 두려움이란 계산기를 부숴버리고 그저 마음 편안하게 그를 온전히
사랑하면 된다는 것을요!
계산기를 두드려봤자 저는 다가올 슬픈 일에 미리 대응할 수 없고
사랑을 숨기며 도도한 척 하기엔 그를 이미 많이 사랑하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며칠간의 고민 끝에 그를 진심을 가득 담아
그를 그저 무척 사랑하기로 했습니다.
내가 사랑을 말하고 싶을 때 말을 하고
해주고 싶을 것이 있다면 해주고
불편한 것이 있다면 바로바로 이야기를 해볼 생각입니다.
저도 무척 두렵습니다.
앞서 말한 동영상들이 이러한 성질을 숨기라고만 했으니 말이에요.
이러한 저의 모습에 그가 질릴 수도 있습니다.
히지만 그럼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저의 문제가 아닌걸요.
앞으론 이런 사랑이 정말 진정한 사랑을
제가 바라는 평온한 사랑을 이끌어 내는지 하루하루 알아가 볼 생각입니다.
물론 이 프로젝트는 한 달에 한 번씩 올라오는 콘텐츠가 될 것 같아요.
이 글을 보시는 많은 분들께
사랑엔 정답이 없고 그 누구도 잘못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할 수 있는 그런 글이 되기를 바라며
첫 글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