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귀여운 거짓말
최근 기저귀를 완전히 뗀 둘째 티커에게 이제 삶의 새로운 원칙이 생겼다. 바로 어딜 이동하든, 그 전에 반드시 화장실을 들러야 한다는 것이다. 그 날도 마찬가지였다. 카페를 나서기 전, 우리는 화장실로 향했다. 티커가 소변을 보고, 이제 내가 소변을 보고 있던 평화롭고 고요한 상황이었다.
그 순간.
뿌웅
예상치 못한 소리와 함께, 고요한 정적을 찢고 한발의 포탄이 터져 나왔다. 나는 당황했고, 재빨리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수습하려 했지만 이미 현장에는 목격자가 있었다.
평소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딸이 반짝이는 눈으로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는 신나는 일이 있었다는 듯, 리듬을 타며 놀리기 시작했다.
"엄마는 방귀꼈대요! 방귀꼈대요!"
세상에.
이 좁은 화장실에서 누가 듣기라도 할까봐 급하게 입단속을 시켰다. 내 체면이 한순간에 무너지는 절체절명의 위기였다. 나는 민망하게 웃으며 간절함을 담아 티커를 지그시 바라봤다.
"쉿! 티커야. 이건 비밀이야. 절대 아무에게도 이야기 하지마. 약속."
마치 국가 기밀이라도 되는 양 낮게 속삭였다. 아이는 나의 절박한 표정을 보고 잠시 멈칫하더니, 작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안도하며 이제 화잘실에서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다시 한번 신나는 목소리로 리듬을 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명랑한 목소리였다.
"엄마는 방귀 안꼈대요! 방귀 안꼈대요!"
나는 그 순간 웃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아이는 '비밀'이라는 단어의 뜻은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야기 하지 마'라는 말을 완벽하게 재해석하여 수행한 것이다. 즉 방귀를 뀌었다는 사실을 숨겨주기 위해 '방귀 안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눈은 초롱초롱 빛나고 입은 웃고 있는 아이의 순수한 얼굴, 그 앞에서 나는 그만 무너져 내렸다. 그렇게 철저하게 비밀임무를 수행하는 귀여운 아이앞에서 엄마의 체면쯤은 잠시 내려놓아도 괜찮겠지. 나의 방귀는 그렇게 딸의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거짓말로 완벽하게 둔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