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 새끼도 되잖아."
뒤뚱뒤뚱!
존재자체만으로도 귀여움이 흘러넘치는 작은 아이 티커가 걸어갔다. 나는 참지 못하고 두 팔로 번쩍! 아이를 낚아채서 품에 꼭 안아버렸다. 동그란 볼은 마치 달콤한 사탕을 가득 물고 있는 것처럼 생겨서, 뽀뽀하지 않고는 못 배길 지경이었다.
"내 새끼 너무 사랑스러워! 엄마 딸! 쪽쪽쪽."
한 번 시작하면 멈출 수 없는 무한 반복 볼 뽀뽀 퍼레이드가 시작되었다. 그때, 아이가 품에서 고개를 들며 반짝이는 눈으로 묻는 것이 아닌가.
"엄마, 나 아빠새끼도 되잖아."
그 말을 듣고 내 귀를 의심했다. 순간적으로 아이가 어디서 욕설을 배워왔나 싶어 철렁하는 마음으로 되물었다.
"응? 그게 무슨 말이야?"
아이는 답답하다는 듯 짧은 한숨을 쉬며 재차 설명했다.
"나 엄마 새끼도 되고, 아빠 새끼도 되잖아. 맞지?"
아, 맞는 말이었다. 아이 말은 틀린 게 단 하나도 없었다! '내 새끼'라는 표현이 '엄마의 아이'라는 뜻이라면, 당연히 '아빠의 아이'라는 뜻으로 '아빠 새끼'도 성립되는 완벽한 논리였다. 그저 내 머릿속의 세상이 '아빠 새끼'라는 단어를 욕설로 재빠르게 만들어냈던 것뿐이었다.
나는 미안함과 웃음을 참지 못하고 아이를 다시 꼭 끌어안았다.
"아 그런 뜻이었구나? 엄마가 잘못 알아들어서 깜짝 놀랐어. 우리 딸 말이 맞네."
어른이라면 절대 만들어낼 수 없는, 순수함이 빛나는 언어들을 들을 때마다 매일이 새롭다. 또 어떤 신기하고 기발한 말로 엄마를 놀라게 할지, 매일매일이 기대되고 즐거워지는 육아의 나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