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eady Sep 07. 2024

호의가 폭력이 되는 이유

직장 내 스몰토크

 동료들과 각자 회사생활에서 받는 스트레스에 대해 이야기 한 적이 있다. 생각 외로 많이 나온 키워드가 있으니, 바로 '직장 스몰토크'였다.

 


 동료 A의 사연이다. 군인출신인 신규직원분이 몇달째 출근과 동시에 온 사무실을 돌아다니면서 한명한명 인사를 하고, 모닝 안부를 묻는단다.


" 안녕하세요^^, 주말 잘 지내셨어요?"


" 안녕하세요~, 오늘은 좀 피곤해보이시네요, 무슨 일 있으신거 아니죠? "


"오늘도 일찍나오셨네요, 좋은 아침!"


 처음에는 별 생각없었으나 어느순간 A는 아침마다 계속되는 이 인사귀찮고 싫어졌다. 가끔은 퉁명스럽거나 차갑게 대답했으나, 그 반응이 그분의 군인정신을 더욱 부추겼는지 모닝 인사는 아직도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이번에는 동료 B의 사연이다.  요가와 헬스 등 취미가 수백개인 팀장님이 하루종일 말을 건다고 한다. 


 주로 대화의 내용은 본인 친구들끼리 치킨을 먹다가 나온 (그들끼리만) 재미있는 이야기,  회사 내에서의 빌런 뒷담, 감정의 위로를 바라는 이야기 등 (주로 본인 위주의) 다양한 레퍼토리로 너무나도 많은 주제들이라고 한.


 지친 B는 영혼 없이 대답해보기도 했으나 폭주하는 토크기관차를 막을 수는 없었다. 현재도 B는 토크지옥에서 고통받고 있다.

 


 내가 바라지 않은 것을 제공받는 것은 큰 불편이다. 배고플  받는 떡 한접시는 행복이지만, 배부른 상태에서 받는 떡 한접시는 고통이다. 사회에서 우리는 원하지 않는것을 억지로 받아들여야 할 때가 있기도 하다.


 동료들과 투머치 토크로 고통받은 이야기를 가볍게 나누며 즐거웠지만 종종 다시 생각나는 여운이 좀 있는 대화였다.


 이야기가 끝나고 사무실에 돌아와 업무를 하던 중 누군가에게 할 말이 생겼다가도 금방 입을 닫았다. 상대방이 귀찮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과 동료들의 말이 떠올라서 이다.


 침묵에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그리고 나는 그것이 싫지도, 좋지도 않다.


 그날 혼자서 그런 생각을 했다. 우리가 바라는 사회는 개인주의구나. 결국에 우리는 침묵을 원하게 될지도 모르겠구나. 하고말이다.


 

이전 07화 직장내 괴롭힘, 당신은 괴롭힘을 당해본 적 있나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