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해지면 할 수 있는 말이 따로 있을까

왜 부인을 두고 성적 욕망을 다른 여성에게 투사하는 걸까?

by 이이진

개인적인 얘기도 해볼까 합니다. 제가 이 나이를 먹도록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없다 보니, 저의 각종 비영리 활동을 제 억압된 성적 욕망의 분산이라고 늘 저에게 밤낮없이 카톡을 보내던 분이 계십니다. 제 무의식에 강한 성적 욕망이 있어서 이거를 해소해 줘야 한국 사회와의 관계가 회복된다면서 자기는 이런저런 사람들과 성적 교합을 하고 있고 이렇게 되면 고차원이 열린다는 겁니다. 성적 무의식의 결합이라고도 하더군요. 유부남과 처녀가 솔 메이트가 될 수도 있다고도 하고요.


직업 상 여자들만 상대를 했었기 때문에, 사회에서 남자들과 이런 대화를 하는 단계까지 별로 그렇게 친해져 본 적이 없다 보니, 조금 친해진다 싶어지는 남자들마다 결국에는 반은 농담 삼아, 반은 진담 삼아, 성적인 대화를 시도 때도 없이 하는 걸 경험하면서, 원래 이런 건가 싶은 생각에 제가 처음엔 그냥 듣고 있었습니다. 한 편으로는 저를 걱정해주기도 했고, 제 필요에 의한 사람을 소개도 해주고, 제 안부를 먼저 물어봐 주기도 하고 그러다 보니, 무작정 이런 행위를 불쾌하다며 단선으로 끊어내기가 어렵더라고요. 친해지다 보면 이런 대화도 하는 건가 뭐 이렇게도 생각을 했고요.


남자들만 이런가 하면 꼭 그렇지만도 않은 것이, 저를 고소했다는 여성은 심지어 제가 어떤 유부남을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어떻게 해보라는 취지의 문자까지 해당 남자에게 보내기도 했는데, 이 여성은 이 유부남에게 지금 이 시대에도 첩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저를 그렇게 표현하더군요. 그리고는 현재 자신은 성추행의 피해자라면서 국가 무슨 여성 단체의 보호를 받으며 본인이 제기한 재판에도 출석하지 않고 있습니다. 어떤 여성은 남자에 대한 혐오가 가득함에도 불구하고 결국엔 남자가 있어야 한다는 취지의 말을 늘 했고요.


제가 신기한 것은 제가 없는 데서 남자들에게 저를 성적으로 비하하던 사람들이 다름 아닌 같은 여성들이라는 사실의 놀라움뿐만 아니라, 심지어 일부는 결혼하지 못 한 저와 같은 처지라는 것도 그런데, 남자들은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각종 게시 글에는 자기 부인에 대한 자찬을 늘어놓으면서 가정적인 남자로 행세한다는 것이고, 심지어 딸들이 있더라는 겁니다.


저는 과거에 여성들 고민 사이트 이런 데 들어가서 유부남들과 이렇고 저렇고 한 관계가 됐다는 글을 읽으면서, 아니할 짓이 없어서 유부남들과 그렇고 저런 관계가 됐단 말이야? 단칼에 잘라냈어야지, 이랬었는데, 어느 날 보니, 제가 그 방향에서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고민들 끝에는 항상 유부남들이 아무리 부인과의 관계가 나쁘다고 너에게 한탄을 해도, 너는 부인의 대용품조차 될 수 없다, 비참한 존재다, 뭐, 이런 내용들이 많았었는데,


여하튼 도움이라 쓰고 비참이라 읽는 대우를 받았던 거를 제가 해소를 해내야 할지 일단 덮어두고 제 갈길 가야 할지 고민하는 중에, 제가 비참했던 거야 비참했던 거라 치지만, 이들 유부남들이 밖에서 자기 부인에 대해 말하고 다니는 습관 그거는 좀 바꿔 주고 싶은데, 그들의 부인들이 과연 이걸 원할까 싶어서, 일단은 지켜보는 것으로 방향을 정한 상황입니다.


혹여 제가 남성분들이나 여성분들이 성적으로 대화하는 것에 염증을 보이더라도, 다 이런 경험에 의한 것이니, 이해 좀 바랍니다. 이런 대화를 얼마나 듣는지 말을 안 했더니 지금도 틈만 나면 이런 대화를 하려는 분들이 있거든요. 이런 대화를 하면 뭐가 나아지는 건지 도무지 모르겠는데 틈만 나면 그런 방향으로 가려고들 해요. 진짜 지긋지긋하게 들었더니 이제는 그만 듣고 싶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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