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2월 23일
누나가 당직 때 저녁을 거를 것 같았다. 말은 하지 않았지만 얼굴에 피곤이 묻어 있었고, 예전에 하루 종일 아무것도 못 먹었다는 말을 무심하게 흘렀다. 그래서 나는 누나가 좋아하는 빵집에 들러 빵을 두 개 샀다. 특별한 건 아니었다. 그냥 적당한 크기의 소금빵과 크로켓. 누나가 좋아하는 것도, 싫어하는 것도 아닌, 그런 중간의 맛. 너무 부담스럽지 않게 건넬 수 있는 마음이었다. “배고플까 봐.” 나는 그렇게 말하고 조용히 책상 위에 올려두었다.
그 빵은 얼마 후,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갔다. 누나는 별생각 없이, 내가 본 바로는 정말 아무 생각도 없이, 그 빵을 옆자리 선배에게 내밀었을지도 모른다. “이거 먹어요, 그냥 남는 거예요.” 혹은 ‘남는 거예요’라는 말을 했을 수도 있다. 빵을 먹던 선배와 잠시 눈이 멈췄다가, 아무 일 없다는 듯 다시 책을 보는 척을 했다. 그래야 할 것 같아서.
내가 아팠던 건, 빵이 아니었다. 그걸 왜 줬는지, 누나는 몰랐다. 내가 빵을 건넨 마음은 작지만 분명했고, 그 안에는 조심스러운 애정과, 말하지 못한 염려가 있었다. 그런데 그 마음이 너무 쉽게 아무것도 아닌 게 되어버렸다. 누나에게는 그저 하나의 물건이었고, 나에겐 한 조각 마음이었던 그것이,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다른 누군가의 손으로 옮겨갔다. 그 순간 나는 스스로가 아주 보잘것없게 느껴졌다.
좋아하는 마음이란 그런 건지도 모른다. 무언가를 기대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아주 작은 보답만으로도 가슴이 벅차오르고, 사소한 무심함에도 깊게 흔들린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누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 그 조용한 비대칭 속에서 나는 처음으로 진짜로 외로워졌다. 내가 준 것을 누군가가 받아들이지 않을 때, 그 마음은 어디로 가는 걸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그날 이후로 나는 누나를 조금 더 이해하게 되었고, 동시에 조금 더 멀어졌다. 이해는 애정의 다른 얼굴이기도 하고, 거리 두기의 시작이기도 하니까. 말하자면, 그 빵 하나로 나는 누나를 한 번 더 좋아했고, 한 번 더 실망했고, 한 번 더 어른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