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강사 이야기 12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어떤 상황이 다른 방향이나 상태로 바뀌게 되는 계기. 또는 그 지점.
우연이 아닌 선택이 진정한 운명을 좌우한다. - 진니데치
배움은 우연히 이뤄지는 것이 아니고 끊임없이 갈구하고 집중해야 한다. -애비게일 애덤스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강사들은 학교와 계약을 맺고, 그 후 학생들의 방과후 수강 신청을 받는다. 운이 좋게도 방과후 강사가 되고 나서, 학생수가 많은 인기 강좌 강사가 되기까지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나의 과목은 학생들이 좋아하는 과목인지라, 늘 신청 학생이 넘쳐났다. 학생들이 좋아하는 분야인 데다가, 강사의 수업이 좋다고 입소문이 나면 그야말로 금상첨화가 되는 셈이다.
방과후 수업은 수강 신청 학생당 수업료를 받았기 때문에 최대 수강 신청 학생을 많이 받을수록 시간당 받는 강사료는 올라갈 수밖에 없다. 2017년 당시, 주 1회 오후 3시간 여 수업을 하면, 한 학교당 대략 100만 원 정도의 수입이 들어왔으니 일하는 시간 대비 꽤 쏠쏠했다. 주 5회 매일 학교 수업을 가는 나로서는 최대치로 수업을 하면 400~500만 원을 오후 시간 3시간 수업으로 받는 셈인 것이다. (물론 강사료는 늘 학교별 지역별 변화무쌍하다. 그시대와 지금 시대가 또 달라졌으니 말이다.)
오전 강좌는 성인 대상으로 월급처럼 꼬박꼬박 들어오는 편이었다. 월 100만 원 정도의 수입이 있었다.
거기에 새롭게 제안받은 특강 수업을 많이 했다. 특강 수업은 시간당 받는 강사료가 좀 더 좋았기 때문에 모두 플러스 보너스가 된다.
여러 지원사업으로 펼쳐지는 프로그램은 그동안 나를 인정해준 기관에서 제안을 많이 받았다. 예를 들면, 검정고시 수업, 북아트 수업, 도서관 수업, 독서의 달, 방학 특강 등등 말이다.
주말엔 내 아이와 친구들 그룹인 독서수업을 하면서 교재 값 정도의 수입을 얻었다. 이 수업은 돈을 벌기보다 독서지도사로서의 경력과 자질을 얻기 위한 나의 전략이었다. 게다가 내 아이의 독서 공부를 위한 것이기도 했기에 더 잘 꾸려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영어 개인 지도 수업도 두어 개 정도 꾸려가고 있었다. 물론 내아이의 영어지도도 담당하고 말이다.
다른 사람들은 내게 묻는다.
어떻게 그게 다 가능해요?
한 가지 수업도 정신없는데, 분야도 종류도 다른 여러 가지의 수업을 지도하니 말이다. 물론 쉽진 않다. 하지만 한 분야를 오랫동안 가르치다 보면 자신만의 노하우와 시스템이 생기듯이, 여러 분야를 오랫동안 가르치는데도 자신만의 노하우와 시스템이 생긴다. 모든 일에 할 수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는 자신의 의지에 따른 것일 뿐이니까 말이다.
특히 요즘같이 시대가 많이 바뀌는 때에는 한 가지 분야만 독점하는 것이 더 위태롭다. 후에야 말하겠지만 우리가 생각지 못했던 코로나와 같은 위기가 우리에게 언제든 찾아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시대는 계속 새로운 인간형을 만들고, 우리는 그 시대의 변화를 따라갈 수밖에 없으니 어쩌면 이 시대는 시시각각 다양하게 변화하는 나 같은 사람이 더 유리할지도 모르겠다.
입시 학원 강사에서 프리랜서 강사로 전향하며, 내 삶은 아주 발전적이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내 아이의 공부도 봐줄 수 있었고, 주말엔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입시 학원 강사 시절엔 평범한 그것이 많이 불가능했다. 과감하게 내가 하고 있는 일을 관두고 새로운 호기심으로 자기 계발과 다양한 모험. 시도를 하다 보니 여기에까지 오게 되었다. 난 다 좋았다.
강사로서 인정받게 된 것도 좋았고, 무엇보다 나의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 것이 가장 좋았다. 엄마로서 아이를 잘 키우고 싶었던 마음이 컸는데, 이 시간이 큰 전환점이 되었다. 나중에 아이의 육아. 학업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겠지만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자라난 내 딸은 정말 듬직하게 자신의 미래를 그려나가는 아이로 성장했다. 내아이가 자랑스럽다.
2015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 학원의 부원장직을 거절하고 내 발로 그 길을 박차고 나온 나의 순간. 그 시간을 나는 나의 터닝포인트(My turning point)라 부른다. 나를 새로운 길로 안내했던 그 사건 말이다. 물론 그 길을 그대로 걸어갔어도 그 길만의 결과가 있었으리라. 하지만 지금처럼 나의 가족과 행복한 시간을 보내진 못했을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같은 일을 겪고도 같은 결과를 내진 않는다. 나는 내게 주어진 시간 안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을 상대로 모험했고, 그 모험이 꽤나 재밌었고, 신기했으며, 굉장히 의미가 있었다. 성취감을 많이 얻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제적인 부분에 대해, 또는 육아, 아이 학업 때문에 걱정하는 엄마들을 만나면 나는 나의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아이는 부모를 보며 자란다. 부모가 열심히 자신의 꿈을 그리면서, 자녀와 함께 동행해 나가면 아이도 또한 그 빛을 닮아가게 되어있다. 아니 닮지 않을수가 없다.
부모는 아이의 거울이다. 아이가 닮아가고 싶어 하는 멘토는 가장 가까운 부모의 모습인 것이다. 나는 내 아이에게 꿈을 향해 도전하고, 열정을 다하는 그런 멘토이고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살 수 밖에 없다.
자신은 하지 않으면서, 아이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는 부모가 되고 싶지 않았다. 부모도 꿈이 있음을, 그리고 그 꿈을 향해 그 언젠가 더 멋진 모습으로 보여 줄 수 있는 그런 엄마이고 싶다. 그래서 내 자식도 지치고 힘든 이 삶의 여정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는 단단한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