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푸른 바다가 보고 싶다.
가끔 나의 일상을 훌훌 벗어던지고
드넓게 펼쳐진 그 푸른 바다로 훌쩍 떠나고 싶다.
빼곡하게 채워진 나의 일상, 아니 빼곡하게 채워야만 하는 나의 일상들.
늘 삶을 편안하게만 보아줄 수 없는 나의 성격 탓인 건지,
아님 나를 바쁜 굴레로 밀어 넣을 수밖에 없는 삶의 운명 때문인 건지,
그리도 참 바쁘게 살아왔다.
우리는 삶의 마당에서 부지런을 떨고, 자신이 할 수 있는 것들을 하나하나 세어가며, 인생을 쉼 없이 달려간다. 남편은 남편이라서, 아내는 아내라서, 수험생은 수험생이어서....... 모두가 각기 다른 이유로 쉼 없는 인생을 달려간다. 나도 그렇다.
그렇게 바쁜 쳇바퀴 속을 쉼 없이 돌다 보면, 내 인생의 골목 한가운데서 내 발걸음을 멈추고, 뛰쳐나가고 싶을 때가 있다. 뛰쳐나가 바다로 가버리고픈 열망이 생긴다. 이렇듯 살다가 문득 바다가 참 보고 싶을 때가 있다.
푸른색이 나의 마음을 투명한 빛이 돌게 하고, 축 처진 어깨를 어루만져줄 것만 같다.
끝이 없는 바다의 광활함이 나의 마음을 말끔하게 씻어줄 것만 같다.
그래, 내 머릿속의 바다 사진 한 장을 품고 살자.
찰싹찰싹
휘이이
지금 있는 이 자리, 내 마음속 바다
살다가 바다가 그리워지는 날에는
내 마음속 바다 사진을 한 장 품고서
비린내 바다내음 코끝으로 한숨 내쉬고, 들이마시며
푸르름을 온몸으로 휘감아
지금 있는 나를 그대로 사랑하도록
쉬게 하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