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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로운파파 Sep 15. 2023

아빠의 육아는 고독한 짝사랑

사랑은 한없이 주어도 부족한지를 걱정하는 것이다.

2023. 1. 15. 몸이 아플 때는 얼른 회복해 아이와 놀아주겠다고 다짐하지만 막상 아픈 곳이 회복되면 마음이 아플 때와 다르다는 게 함정이다. 



엄마는 둘째 출산으로 조리원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하필 그 시기 코로나 확진이 되었고 첫째는 선택의 여지 없이 외할머니 집에서 일주일을 지내게 되었다.

걱정과는 달리 잠도 잘 자고, 잘 놀고, 잘 먹는 아들이 기특하고 대견했다.


하필 이런 중요한 시기에 나는 왜 지금까지 잘 피해왔던 코로나에 걸린 걸까.


남들 다 걸릴 때는 피해 가고 끝 물에... 스스로에 대한 원망마저 들었던 시간.


아이에게 영상통화를 걸었다.


“아빠!!!!!!”


아이의 한 마디에 울컥했다. 아빠! 그 한마디가 이렇게 반갑고 고마울 일인가.


평소에는 환청까지 들리던 그 소리의 익숙함이 이렇게 새롭고 감격스럽다.


“아빠!! 엄마 아프니까 두 밤 더 자고 가면 되는 거야?”

(아들아 아빠도 사실 아파...)


“응! 우리 아들 두 밤만 더 자고 만날 수 있어~”


“엄마 빨리 나았으면 좋겠다. 엄마 보고 싶다.”

(너 아침에도 엄마랑 영상통화 했다는데....)


“아빠. 끊을게!”


자기 할 말만 하고 끊는다.

아들아 아빠도 아픈 건 알고는 있니?!


지독한 코로나의 고통보다 그 순간의 서운함이 더 컸다.



아빠의 육아는 늘 고독한 짝사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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