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찌소년 Jul 16. 2017

나이가 들수록 운동하는 이유와 목적이 하나씩 늘어나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운동을 하는 목적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잠시 시간을 내서 생각해봤다. 수능이 끝난 후부터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시작한 것 같은데, 무엇을 위해 운동을 이어 왔는가.

 



#수능이 끝나고: 큰 목적이 없었다.

친구들 5명과 함께 같은 헬스장을 등록했다. 우르르 몰려서 헬스장을 헤집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혼자 헬스장에 간 적은 없다. 항상 2~3명의 친구들과 같이 운동을 갔다. 운동을 하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야~ 팔뚝 봐봐! 좀 커지지 않았냐?' 작은 변화에 크게 반응했고 꾸준하지 않았다. '몸이 좋아지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은 있었지만 딱히 큰 목적은 없었다. '수능이 끝났으니깐 이제 운동해야지!' 이 정도가 아니었을까? 




#20대 초반에는: 몸 한 번 좋아지고 싶어서

20대 초반에 운동을 했던 목적은 딱 하나였다. 몸짱이 되고  싶어서. 체중을 감량해야 했던 체질과 체형이 아니었기 때문에 단지 넓은 어깨와 탄탄한 팔뚝,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가지고 싶어 하는 식스팩을 가지고 싶은 게 전부였다. 헬스장에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목표했던 바를 70%는 이루었다. 그땐 참 시간도 많았고 방학 땐 몰아서 운동을 할 수 있었고, 나이가 나이인지라 혈기도 왕성했다. 




#20대 후반에는: 아픈 곳이 하나둘씩 

몸이 좋아지고 싶은 건 20대 초반이나 20대 후반이나 다르지 않았다. 단지 운동을 해야 하는 목적이 하나 더 생긴 거밖에 없다. 20대 초반, 중반에는 안 그랬는데 20대 후반이 되니 조금씩 아픈 곳이 생겼다. 앉아서 컴퓨터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미 틀어졌던 골반은 더 틀어졌고, 컴퓨터 앞의 내 목은 거북이가 되었으며, 어깨는 항상 긴장의 연속이라 골반, 목, 어깨 심지어 손목까지 예민한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다행히 허리는 건강했는데, 가끔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허리 아프다'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걸 보면 다들 나와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싶었다. 사회에 나와서 일을 시작하니 앉아 있는 시간도 많아지고, 컴퓨터를 하는 시간 많아지고, 업무의 스트레스와 야근으로 내 몸을 챙길 여유는커녕 혹사시켰던 게 원인이 아닐까 싶다. 다행히 나는 운동을 꾸준히 했지만, 내 주변의 친구들은 하나씩 하나씩 '이제 운동해야겠다'는 말들을 했던 것 같다. 




#이제 막 30대가 되고: 운동해야 할 목적, 아니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30대가 되고 느낀 두 가지는 해가 갈수록 피로가 참 빨리 찾아온다는 것과 하루 중 많은 시간이 일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지만, 가끔 일이 많을 때는 운동을 못 가거나 소홀할 때도 있다. 운동을 하고 안 하고가 나한테는 일을 할 때 굉장히 영향을 많이 준다. 사실 운동을 해도 일 할 때는 피곤하다. 근데 운동에 소홀한 기간에는 굉장히 피곤하다. 특히, 골반, 목, 어깨가 아픈데, 말하지 않아도 이미 경험하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가끔 굉장히 예민하고 뒷골이 땡길 정도로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를 생각해보면 항상 운동에 소홀했었다. 그리곤 다시 '그래! 다시 운동 제대로 하자. 시간 무조건 빼서 운동은 가자'는 다짐을 한다. 조금 덜 피곤하기 위해, 조금 더 좋은 컨디션으로 일하기 위해! 30대가 되고 '운동의 목적'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앞날도 궁금하다.

수능이 끝난 후: 운동을 하는 큰 목적은 없었고 

20대 초반에는: 몸이 좋아지고 싶어서 

20대 후반에는: 아픈 곳들이 하나둘 씩 생겨서 + 몸이 좋아지고 싶어서

막 30대가 되고: 하루하루 좀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어서 + 아픈 곳들이 조금씩 더 추가되고 있어서 + 몸이 좋아지고 싶어서



운동하는 이유나 목적은 하나씩 하나씩 추가되면서 목적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는 기분이다. 앞으로 30대 중반이 될 테고, 40대가 될 것이고 지금의 내 아버지 나이가 될 텐데 그때마다 무엇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긴 하다. 



개인택시를 하시는 아버지는 매일 생활운동(출퇴근 시 계단 오르기, 출근 전에, 퇴근 전에 스트레칭하기)을 하고 계신데, 언젠가 한 번 여쭤봤을 때 아버지는 이렇게 답하셨다. 70대 중반까지 일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그러려면 건강관리 잘해야 한다고. 



나는 아버지 나이가 됐을 때 뭐라고 말하고 있을까?













작가의 이전글 다시 달리자.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