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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찌소년 Jul 16. 2017

나이가 들수록 운동하는 이유와 목적이 하나씩 늘어나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운동을 하는 목적이 달라지고 있는 것 같다.


잠시 시간을 내서 생각해봤다. 수능이 끝난 후부터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시작한 것 같은데, 무엇을 위해 운동을 이어 왔는가.

 



#수능이 끝나고: 큰 목적이 없었다.

친구들 5명과 함께 같은 헬스장을 등록했다. 우르르 몰려서 헬스장을 헤집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혼자 헬스장에 간 적은 없다. 항상 2~3명의 친구들과 같이 운동을 갔다. 운동을 하지만 큰 변화는 없었다. '야~ 팔뚝 봐봐! 좀 커지지 않았냐?' 작은 변화에 크게 반응했고 꾸준하지 않았다. '몸이 좋아지겠지'라는 단순한 생각은 있었지만 딱히 큰 목적은 없었다. '수능이 끝났으니깐 이제 운동해야지!' 이 정도가 아니었을까? 




#20대 초반에는: 몸 한 번 좋아지고 싶어서

20대 초반에 운동을 했던 목적은 딱 하나였다. 몸짱이 되고  싶어서. 체중을 감량해야 했던 체질과 체형이 아니었기 때문에 단지 넓은 어깨와 탄탄한 팔뚝, 남자들이라면 한 번쯤 가지고 싶어 하는 식스팩을 가지고 싶은 게 전부였다. 헬스장에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목표했던 바를 70%는 이루었다. 그땐 참 시간도 많았고 방학 땐 몰아서 운동을 할 수 있었고, 나이가 나이인지라 혈기도 왕성했다. 




#20대 후반에는: 아픈 곳이 하나둘씩 

몸이 좋아지고 싶은 건 20대 초반이나 20대 후반이나 다르지 않았다. 단지 운동을 해야 하는 목적이 하나 더 생긴 거밖에 없다. 20대 초반, 중반에는 안 그랬는데 20대 후반이 되니 조금씩 아픈 곳이 생겼다. 앉아서 컴퓨터 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이미 틀어졌던 골반은 더 틀어졌고, 컴퓨터 앞의 내 목은 거북이가 되었으며, 어깨는 항상 긴장의 연속이라 골반, 목, 어깨 심지어 손목까지 예민한 부분이 한 두 곳이 아니었다. 


다행히 허리는 건강했는데, 가끔 친구들과 함께하는 자리에서 '허리 아프다'는 이야기가 빠지지 않는 걸 보면 다들 나와 비슷한 상황이 아닌가 싶었다. 사회에 나와서 일을 시작하니 앉아 있는 시간도 많아지고, 컴퓨터를 하는 시간 많아지고, 업무의 스트레스와 야근으로 내 몸을 챙길 여유는커녕 혹사시켰던 게 원인이 아닐까 싶다. 다행히 나는 운동을 꾸준히 했지만, 내 주변의 친구들은 하나씩 하나씩 '이제 운동해야겠다'는 말들을 했던 것 같다. 




#이제 막 30대가 되고: 운동해야 할 목적, 아니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30대가 되고 느낀 두 가지는 해가 갈수록 피로가 참 빨리 찾아온다는 것과 하루 중 많은 시간이 일로 채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운동을 꾸준히 하는 편이지만, 가끔 일이 많을 때는 운동을 못 가거나 소홀할 때도 있다. 운동을 하고 안 하고가 나한테는 일을 할 때 굉장히 영향을 많이 준다. 사실 운동을 해도 일 할 때는 피곤하다. 근데 운동에 소홀한 기간에는 굉장히 피곤하다. 특히, 골반, 목, 어깨가 아픈데, 말하지 않아도 이미 경험하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 같다. 


가끔 굉장히 예민하고 뒷골이 땡길 정도로 몸이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있는데 그때를 생각해보면 항상 운동에 소홀했었다. 그리곤 다시 '그래! 다시 운동 제대로 하자. 시간 무조건 빼서 운동은 가자'는 다짐을 한다. 조금 덜 피곤하기 위해, 조금 더 좋은 컨디션으로 일하기 위해! 30대가 되고 '운동의 목적'이 하나 더 추가되었다. 




#앞날도 궁금하다.

수능이 끝난 후: 운동을 하는 큰 목적은 없었고 

20대 초반에는: 몸이 좋아지고 싶어서 

20대 후반에는: 아픈 곳들이 하나둘 씩 생겨서 + 몸이 좋아지고 싶어서

막 30대가 되고: 하루하루 좀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싶어서 + 아픈 곳들이 조금씩 더 추가되고 있어서 + 몸이 좋아지고 싶어서



운동하는 이유나 목적은 하나씩 하나씩 추가되면서 목적의 우선순위가 바뀌고 있는 기분이다. 앞으로 30대 중반이 될 테고, 40대가 될 것이고 지금의 내 아버지 나이가 될 텐데 그때마다 무엇을 위해 운동을 하고 있을지 궁금하긴 하다. 



개인택시를 하시는 아버지는 매일 생활운동(출퇴근 시 계단 오르기, 출근 전에, 퇴근 전에 스트레칭하기)을 하고 계신데, 언젠가 한 번 여쭤봤을 때 아버지는 이렇게 답하셨다. 70대 중반까지 일하고 싶은 목표가 있는데 그러려면 건강관리 잘해야 한다고. 



나는 아버지 나이가 됐을 때 뭐라고 말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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