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는 몸집이 자그마하지만 날개가 있어서,
어느 정도 자라면 스스로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날아갈 수가 있습니다.
그런 참새가 미처 날갯짓을 배우기 전,
어느 날 갑자기 불어닥친 바람에 둥지에서 떨어져 양계장으로 흘러들어 가게 되었답니다.
이제 참새는 엄마가 물어다 주던 먹이대신 병아리들의 수업에서 함께 모이를 찾아 먹는 방법을 익혀야 합니다.
처음에는 긴장감과 걱정으로, 한 걸음씩 병아리들에게 다가서기 위해 노력하던 참새는...
오리교장이 경고했던, 병아리들의 선입견을 맞닥뜨리고 충격에 휩싸입니다. 마음의 상처가 무엇보다 커진 참새는 자신의 타고난 능력(비행)과
병아리처럼 먹고살기 위해 쏟아부은 시간의
대가들이 소용없어지는 듯한 좌절을 느낍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얻은 병아리 모이도,
더는 숨길 수 없을 만큼 자란 날개도..
둘 다 잃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때, 당신이라면... 그 참새가 바로 현재 당신이 속해있는 거대 집단속에서 적응이라는 평범해 보이는 목표를 향해 몸부림치던 자기 자신이라면...
어떤 선택을 하겠습니까?
그 상식적이고 가장 평범한 듯했던 생존의 원리가, 내게는 참새가 꽁지깃을 뽑아가면서까지 병아리처럼 보이기 위해 희생해야 했던 가혹한 형벌임을 알았다면!
대개의 지혜로운 사람들은 지난 잘못을 통해 미래의 기반을 닦는다는 현자의 가르침처럼 삭일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소수의 용기 있는 사람들은 본래의 자신을 되찾기 위해 과감히 양계장을 떠날지도 모르고요.
그 밖은 위험하지만, 한도 끝도 없는 짜릿한 비행이 가능한 곳입니다. 곱게 크는 병아리들은 결코 따라올 수 없는 푸른 창공이지요. 기약은 없지만 아무도 모르던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며 카타르시스를 맞을 것인가?
간간이 고통과 고뇌를 나누면서, 소외되고 고독해도 가능한 오랜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는 안락한 환경에 머무를 것인가?
이렇게, 가끔 우리는 날 수 있는데도 일부러 날개를 접고 누군가 던져주는 모이를 편히 먹기 위해 병아리처럼 위장하고 살아가는 참새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던, 그 시점부터 짓기 시작한 이야기입니다.
현재가 갑갑한 아이들에게
우리 아인 뭘 잘하지? 고민하시는 부모님께
이 아이를 어떻게 가르치면 좋지? 하는 선생님들...
모두가 이 글을 읽고 더 행복해지시길 기대합니다.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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