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를 도우던 참새의 억울한 눈물이 결말
“꽥꽥” 오리가 따가웠는지 화들짝 놀라 다시 비명을 질러댔다.
“짹짹짹~!” 털을 뽑으려는 게 아니라고, 난 참새라고 오리를 향해 외쳤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사람들이 갑자기 실망한 듯 손에 끼고 있던 장갑을 벗고,
오리를 삶으려던 냄비도 뚜껑을 닫았다.
역시, 간절한 바람에 통한 걸까? 눈이 휘둥그레져 얼어붙은 참새다.
“에잇! 저 누랭이 녀석을 먼저 덫으로라도 잡았어야 하는 건데~”
“맞아. 야생에서 굴러먹다 온 것이 청결할 리는 없겠지.
기껏 깔끔하게 잔털까지 뽑아 놓았더니, 것도 연한 목에다가 왜 세균 덩어리를 문질러, 문지르길~”
“에이, 재수가 없으려니! 오늘 이러다간 이대로 쫄쫄 곯게 생겼네!”
“그래, 저걸 그냥 먹다가는 설사병에 고생만 할지도 모르고~”
너털대며 바닥에 주저앉으려는 두 사람의 험상궂은 표정이 풀리더니
그들의 배애서 ‘쪼르륵~’ 소리마저 들려왔다.
참새는 자신을 향해 세균덩어리라며 경멸의 시선을 보낸 저들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알쏭달쏭한 상태로 고개만 갸웃거리고 있다.
뭔가 끔찍한 운명으로부터는 벗어나는 느낌이다.
“시간이 없어. 이제 이것들은 그냥 두고, 빨리 죽이라도 얻어먹으러 가세!”
“어, 그래. 아까 쥐덫 주면서 고기 구워준다던 아주머니 댁에 진짜 가 볼까?”
“그래! 이렇게 아직 안 쓴 상태 그대로 돌려 드린다면, 당장 찾아가도 이상하지 않고 말야.
대신에 밥이나 좀 들고 가라~ 하시면, 땡큐지! 하하. 안 그러나?”
“맞아. 별로 민망할 이유도 없고. 그리로 가서 고개를 들이밀어 보자구! 서두르게~”
참새에겐 그 과정이 순식간의 마법처럼 신기해 보였다.
두 사람이 나가는 뒷모습을 한참 동안 멍하니 쳐다보며 눈만 꿈뻑였다.
꿈인가 생시인가 싶다는 모양 마냥...
어쩜, 간절하게 오리의 체온 위에 자신의 머리를 맞댄 일이 죽음과 삶의 길을 바꿔놓았을까!
이런저런 감상에 젖어있는 참새를 향해 축축한 액체가 팍~ 튀었다.
오리가 제정신을 차리며 일어서는 동안 목에서 튀어나온 침이다.
위액이 섞인 듯 약간 시큼한 냄새도 나는 그 끈끈한 액체는 참새의 몸을 흥건하게 적셨다.
“앗! 뭐예요!”
오랜만에 오리를 향해 대차게 따지고 든다. 참새는 이제야 제 감각이 돌아온다.
“그렇지! 네가 이렇게 버르장머리가 없는데... 날 제대로 보호했을 리가 없지. 아이구 목이야~”
“네? 뭐라구요? 지금까지 제가 얼마나 큰 위험을 무릅쓰고 교장님을 살리려고했는지... 흡.”
오리를 보며 말을 직접 하려니 울컥 치솟는 울음을 참을 수가 없었다.
“왜? 억울하냐? 내 모가지가 이리 벌겋게 흉하게 됐는데도, 넌 네 감정만 생각하는 거냐?”
“아뇨~~ 제발~~!!”
참새는 울다 힘을 불끈내며 소리쳤다.
-다음화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