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do I need to walk on eggshells?
얼마 전 커피를 마시며 지인을 기다리고 있는데 뒷좌석에서 나누는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나는 눈치가 너무 빠른 사람도 싫더라. 눈치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어렵네 어려워. 사람 대하기가 이렇게 어렵다. 뒤통수를 대고 있지만 그녀가 원하는 눈치의 정도가 궁금해졌다. 상황과 장소에 따라, 거기에 주변 사람이 원하는 정도에 따라 눈치를 조절해야 하는 거라면 너무나 피곤해진다. 적당한 눈치는 도대체 어느 정도여야 하는가.
순간 머릿속에 떠오르는 눈치와 관련된 말들을 적어본다.
눈치코치, 눈칫밥, 눈치게임, 눈치싸움, 눈치 없다, 눈치 보다, 눈치가 빠르다, 눈치 좀 챙겨라, 눈치를 주다. 짧은 시간에 꽤 많은 말들이 생각났다. 이 정도라면 우리 모두 눈치는 기본 장착하고 살아가는 인생 당첨이다. '눈치의 민족'이라 할 수 있겠다.
없지는 않지만 과하지 않게, 정도를 조절하며, 때와 장소에 맞게 봐야 하는 눈치.
안 볼 수 있다면 안 보고 싶지만, 성격상 또 그렇게 할 수 없는 눈치. 남이 너무 이것 없이 행동하면 싫고, 내가 자주 이것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는 이 까다로운 것 같으니라구! 제한속도처럼 "띵동띵동! 눈치 50 미만으로 제한합니다."라고 알림이라도 주면 좋겠네.
주말반 강의를 진행했을 때는 강의가 끝나고 수강생들과 함께 식사를 하거나 차 한 잔 하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자리가 몇 번 반복되면, 대화의 주제는 영어 공부에 대한 상담에서 한참 벗어나 갖가지 주제로 가지를 뻗어나간다. 진로 고민에서부터 직장, 친구, 가족에 대한 이야기까지, 뭔가 해결책을 얻어가고 싶어 꺼낸 이야기라기보다는, 답답함, 열받음, 하소연, 자책에 가까운 이야기들이 대부분. 친구 간에, 직장 동료 간에, 가족 간에도 팽팽한 긴장감이 흐를 때가 있고, 그런 상황에서 상대의 신경을 건드리지 않으려고 눈치 봐야 하는 것이 너무 피곤하고 힘들다는 이야기들이다.
"저는 과장님이 뭐만 물어봐도 짜증 내는 목소리로 답하니까 질문을 못하겠어요."
"취업 준비한 지 1년이 다 되어가니까 집에서 쉬는 것도 괜히 눈치 보이더라구요."
"쓰라고 있는 연차인데, 필요할 때 연차 내는 것도 매번 조심스러워요."
"나도 수업할 때 수강생들 지루해 보이면 은근 눈치 봐...."
"헐! 매번 화만 잘 내시던데....?!!!"
누군가는 '눈치란 눈치는 다 챙기고 살다 보면 인생은 어느새 종착점!' 이라고 했는데..
90대 할머니가 그 나이 되어서 가장 후회가 되는 것은 '젊었을 때 남의 눈치 보느라 하고 싶은 걸 못해본 것이 너무 많다는 것' 이었는데..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맞는 것일까? 우리 모두 인생 1회 차. 정답은 없지만 계속해서 고민해 봐야 할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눈치를 보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의) 마음과 태도를 살피다.>>
국어사전에서 '눈치를 보다'를 검색해 보았다. 아, 그렇구나. 타인의 마음과 태도를 살피는 것이 눈치를 보는 것이라면, 타인의 마음과 태도를 살피기 전에 나의 마음과 기분도 먼저 살펴보면 되지 않을까? 나 스스로 너무 힘들지 않을 정도만, 기분 좋게 타인의 마음과 태도를 살필 수 있는 정도까지만 눈치를 챙겨보자. 종이 사전을 펼쳤을 때도, '남'보다 '나'가 앞서 나온다. 남을 기분 좋게 배려하되, 나의 마음도 먼저 살펴 주자. 이렇게 연습해 보면서, 언젠가는 눈치에 연륜이 쌓이기를 비나이다.
과하게 눈치 볼 필요 없다.
매번 나만 눈치 볼 필요도 없다. 나의 마음도 살피면서 타인을 배려하는 딱 그 정도로 세팅하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에게 눈치 보기를 과하게 요구한다면, 그런 상황에 숨이 막히다면 이렇게 말해보자.
walk on eggshells
'눈치를 보다'라는 것을 찰떡같은 잘 묘사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계란 껍질 위를 걷고 있는 기분이라는 이 표현. 딱 와닿는다. '내가 걷다가 계란에 금이 가면 어쩌지? 조심해야 하는데 모르고 세게 걷다가 계란 껍질이 부서져 버리면 낭패잖아! 그러니 조심조심 살금살금 걷자!' 라고 생각하는 모습이 연상된다. 이게 바로 눈치를 보는 것이리라.
[한 모금 더]
shell
명사로 사용될 때에는 일반적으로 '딱딱한 껍데기' 또는 '껍질'을 나타내는데, 우리가 잘 아는 다른 명사들과 결합하여 많이 활용된다.
egg + shell = eggshell 계란 껍질
sea + shell = seashell 조개껍데기
nut + shell = nutshell 견과류 껍질
[이렇게 활용]
* 해석은 자연스럽게 번역한 것으로, 직역이 아니므로 주의!
Why do I need to walk on eggshells around him?
왜 내가 그 사람 눈치를 봐야 하는 건데?
I know you're walking on eggshells around me.
난 네가 나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걸 알아.
It’s exhausting to constantly walk on eggshells around you!
계속해서 너의 눈치 보는 거 정말 피곤해!
He walks on eggshells whenever his boss is in a bad mood.
그는 자신의 상사가 기분이 안 좋을 때마다 눈치를 봐.
I'm done walking on eggshells. I'm sick of it!
난 이제 눈치 보는 건 관둘 거야. 지긋지긋하다구!
우리 서로에게 너무 눈치 주지도 말고, 눈치 받지도(?) 말아요. 고개를 들고, 남들의 마음만큼 내 마음도 잘 살펴줄 필요가 있으니까요.
Hold your head high, and remember you don't always need to walk on eggshell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