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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로서 부모가 되어 살아온 지난 10년, 이 삶은..

by Ding 맬번니언

이 글을 읽는 당신, 지금 당장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시작 하자. 나는 그렇게 시작했다. 며칠 전, 병원 침대에 누워 있는 스티븐의 아버지를 보며 문득 깨달았다. 인생은 생각보다 짧고, 예고 없이 멈춘다.

이제 스티븐 아버지는 여행은 둘째치고 제대로 된 삶을 누릴 수도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에게 물었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무엇일까?”그 질문에 대한 답은 의외로 단순했다. 나는 이미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었다. 게이로서 부모가 되어 살아온 지난 10년, 이 삶은 나에게 ‘기적’이었다.

한때는 꿈이었던 일이 이제는 너무나도 ‘일상’이 되었다. 꿈이 일상이 되면 어떻게 될까?

행복이라는 이름의 아이를 키우며, 나는 부모로서의 조금씩 성장해 나가고 있다. 이제 내 꿈은 단 하나다. 좋은 부모가 되어 행복이가 좋은 어른으로 자라는 것이다. 꿈은 또 다른 꿈을 꾸게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내 꿈이 이루어질까? 한때 나는 ‘아이에게 무조건 잘해주는 것’이 좋은 부모의 길이라 믿었다. 하지만 지금은 안다. 그건 아이를 위한 길이 아니다. 사랑에는 경계가 필요하다. 아이에게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 두는 것은 자유가 아니라 방임이다. 규칙을 알려주고,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는 것 그것이 진짜 사랑이다. 그 과정이 때로는 아이를 울게 하고, 나를 힘들게 하더라도 말이다.

얼마 전 한 지인이 내게 말했다.
“너는 매번 고생을 사서 해. 처음에는 행복이 이제는 치카, 내가 너 같으면 인생을 즐기면서 살 거야.”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했다. 나는 정말 고생을 사서 하고 있는 걸까? 아니다.


나는 내가 선택한 행복을 살고 있다. 반려동물 치카가 주는 평온함, 행복이를 키우며 느끼는 성장의 기쁨, 이 모든 것이 나에게는 ‘고생’이 아니라 삶의 의미다. 세상은 누군가에겐 ‘편안한 삶’을 행복이라 하지만, 나에게 행복이란 사랑하는 존재들과 부딪히며 함께 성장하는 일상이다. 이것은 경험을 해보아야지 알 수 있는 것 들이다.


그 안에는 웃음도, 눈물도, 그리고 수많은 배움이 있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다짐한다. 남이 정한 행복이 아닌, 내가 선택한 행복을 살아가자. 나는 지금까지 그렇게 살아왔고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당신에게도 조용히 말하고 싶다.

“당신이 가장 하고 싶은 일을, 지금 하세요. 그것이 바로 당신 삶의 방향이 될 테니까.”


그래서 나는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물론 쉽지 않다. 매일이 순탄하지도, 늘 행복하지도 않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나는 지금, 내가 선택한 삶을 살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선택한 인생이 힘들어도 후회는 없다. 왜냐하면 이 길은 누가 대신 정해준 길이 아니라, 내가 직접 걸어온 길이기 때문이다. 게이로서, 아버지로서, 그리고 한 인간으로서 나는 매 순간 스스로의 선택에 책임을 지며 살아왔다. 그것은 우리가 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


나는 오늘도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가끔은 쓰러지지만 다시 일어난다.


그게 바로,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는 삶이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온전히 사랑하며 사는 것.


그리고 그건, 내가 세상에 바치는 가장 솔직하고 단단한 고백이다. 그리고 인생은 다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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