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장 유명한 게이를 꼽으라면 연예인 홍석천 씨를 예로 들 수 있고 그후에 트랜스젠더 하리수를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나의 엄마처럼 게이와 트랜스젠더의 차이가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도 많고 그후에 딱히 생각나는 연예인이 나에게는 더이상 없다.
그렇다면 호주는 어떠했을까? 처음 홍석천씨가 커밍아웃후 2001년 호주로 와서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시드니 마디그라 퍼레이드에 한국인 최초로 참여한것을 기억한다. 시드니 마디그라는 세계에서 가장 즐겁고 화려한 LGBTQI(레즈비언, 게이, 바이, 트랜스젠터, 퀴어, 자웅이체) 퍼레이드이다.
처음 내가 호주에 와서 놀란것도 거리에서 남자끼리 손을 잡는것도 여자끼리 키스를 하는것도 어디서 몰래 숨어서 하는것이 아닌 당당히 일반사람들과 똑같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나는 한국에 살 때 내가 게이라는 것을 받아 드리고 나서 다른 게이를 만나서 단 한 번도 길어서 손을 잡고 키스를 해본 적이 없다. 호주에서 누가 게이이고 트렌스젠더 인지는 중요하지 않았고 그저 사랑하는 사람들이 손을잡고 키스하고 있을뿐이다. 그래서 나는 당연히 호주가 동성결혼이 가능하다고 생각했지 이것을 표결로 부쳐서 바꿔야 하는 사건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동성결혼이 합법이기 이전부터 호주에서는 동성커플이 많은 권리를 누리고 보장받았다. 일반 커플과 동일하게 6개월 이상 동거를 하게되면 커플로 인정받고 등록이 가능했다. 당연히 은행계좌도 공동으로 열 수 있고 대부분의 행위를 법적으로 보장받았지만 왜 성소수자 들은 호주에서 동성결혼이 합법화되기를 바랬을까? 함께 살고 모든걸 공유하고 함께하지만 파트너가 병상에 누워 있을때 당신은 법적 가족이 아니라는 이유로 병원에서 면회가 거부되거나 다른 동성 결혼이 인정되는 곳에서 결혼을 했지만 호주에서는 인정되지 않아 이민이 거부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 단순히 서류에 적힌 종이조각 하나이지만 이것 하나로 우리가 할 수 있고 없고의 차이는 크다 게다가 그것이 나의 노력이나 사랑이 부족해서가 아닌 단지 정부에서 그렇게 해야 한다고 하는건 부당하다 그렇기 떄문에 호주인들은 2012년 부터 동성결혼을 합법화하려고 했지만 번번히 실패로 돌아가고 말았다.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벌써 30개국의 나라가 동성 결혼을 합법화했고 호주는 그중 26번째 나라이다. 그렇다면 네덜란드 국민은 모두 동성애자가 된 것일까? 동성 결혼이 합법이 된다고 해서 이성애자가 동성애자가 되고 동성 결혼을 하는것은 아니다.
동성애자가 왜 당신은 이성애자로 태어 났습니까? 그것은 잘못되었다. 동성애자가 되어줘 라고 말하지도 않는다.
통계적으로 보통 10% 의 사람들이 동성애자라고 한다. 물론 이것은 내가 직접 조사한것도 아니고 내 주변에는 10%프로 보다는 동성애자들이 훨씬 더 많이 있기는 하다. 처음 호주에서 동성결혼 합법화를 국민 찬반 투표를 한다고 했을때 이것은 전적으로 동성애자들에게 불리해 보였다. 호주 전국민의 모든 동성애자를 동원해서 찬성에 투표한다고 해도 그것은 10% 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호주의 많은 동성애 단체는 국민투표에 붙이려는 정부에 반기를 들고 저지하려고 하였으나 결국 정부는 국민투표를 감행했고 호주 국민들에게 물었다.
이때부터 호주는 반으로 갈라졌다고 볼 수 있겠다. 찬성을 하는 Yes 지지자 들과 반대하는 No 지지자 들은 서로의 승리를 위해 엄청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다. 상대 진영의 포스터를 훼손하거나 욕설을 하는 모습들도 방송에 나오기 시작했으며 주변의 게이 친구들은 자신이 사는 아파트에 걸린 포스터가 훼손되었다고 또는 협박성 메세지를 받았다고 두려워하기도 했다.
나와 스티븐은 가족들과 친구들 앞에서 지난 2013 년엔 결혼식을 올렸지만 아직 법적으로 나와 스티븐은 호주에서 부부가 아니고 파트너 관계이다. 나의 친구 톰과 히스도 뉴질랜드에서 결혼을 한 법적 부부이지만 호주에서는 법적인 부부로 인정되지 않는 파트너 관계이다. 이것이 법의 힘이다.
이번 투표는 내가 호주 시민권을 얻고 하는 뜻깊은 투표중 하나이다. 호주인의 권리이자 의무로서 투표를 하지만 그동안은 누군지도 잘 모르는 정치인을 위해 투표를 해야 했다 호주는 투표가 시민의 가장 중요한 권리로서 투표를 하지 않으면 벌금을 내야 한다. 하지만 이번엔 나와 스티븐 그리고 다른 호주의 모든 동성결혼을 지지하는 사람들을 대신해서 나의 한표를 소중히 행사하고 결과가 나오길 지켜본다.
투표가 이뤄지는 지난 몇달간 호주 어디를 가도 성소수주들의 상징인 무지개를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은 저마다 투표 독려를 위해 무지개가 들어간 옷/장신구로 자신을 표현하거나 집과 동네를 꾸미기 시작했다.
나와 스티븐도 적극 적으로 YES 캠페인에 동참했다.
우선 우리는 무지개 팔찌를 손목에 차고 다녔으면 주변 지인들에게 선거를 독려했다.
드디어 오늘 투표 결과가 발표되는 날이다. 호주 통계청은 이날 1200만명(즉 인구의 79.5%) 이상이 참여한 이번 투표에서 61% 과반수 이상이 찬성하고 38.4%가 반대했다고 발표했다. 맬컴 턴불 총리도 “사랑을 위해 찬성에 투표했다라고 말했다. 이제 동성결혼은 우리에게 달려있다, 호주 의회가 맡게 되었다. 국민투표결과는 구속력은 없지만, 의회가 투표 결과를 존중하길 기대하면 크리스 마스 전에 처리한다는 계획” 이라고 말했다. 반대파 운동에 앞장섰던 전 총리 토니 애벗은 “동성 결혼이 양심의 자유에 따라 시행되기 위한 법안 초안을 개선하는데 이는 꼭 교회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모두를 위해서라고” 말했다.
이랜든 저 랜든 이제 호주 동성 결혼에 한발짝 국 더 가까워지고 있다. 아직 법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들이 많이 남았지만 시작이라는 것을 할 수 있어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합법적으로 스티븐과 결혼할 수 있는 그날까지 호주 파이팅 하자!!! 스티븐과 나는 이날을 축하했다. 아니 이런 날은 축하해야만 한다. 동성애자의 기본권이 보장되는 이 순간을 축하 안 할 수 없다. 호주에서 10년 전부터 동성 결혼 합법화 시도가 있었다. 하지만 2012년 연방 하원에서 부결되는 등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지난 8월 연방 정부가 우편투표를 통해 국민의 의견을 묻고, 그 결과에 따리 의회에서 의원들의 자유투표로 결정하자는 대안이 나와서 지난 9월12일부터 10월 7일까지 우편투표가 실시되었다. 이렇게 돌고 돌아 드디어 동성 결혼에 한발짝 국 다가선 것이다. 수많은 인파가 이날을 축하하기 위해서 레인보우 국기를 들고 시티 곳곳을 누비면 다녔다. 우리도 환호를 하고 가까운 게이 클럽으로 갔다. 행복이 태어나기 전에 정말 자주 다녔던 클럽들이 이제는 낯설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