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톰과 히스의 결혼식 날이 밝았다. 우리는 아침 일찍 교회 앞에서 만났다. 둘의 결혼식이 교회에서 진행되기 때문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종교를 가지고 잇지는 않지만 교회에 도착했을 때, 교회만이 가진 클래식하고 엄숙한 분위기가 결혼식이라는 중요한 일을 하는 데 참 어울린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어쩌면 결혼은 한 사람의 인생에서 가장 엄숙하고 진지해야 할 행사가 아닐까?
특히 교회인들에게 하나님은 자신의 모든 탄생과, 현재의 삶과, 앞으로의 미래까지 준비하시는 분처럼 의지가 되는 존재이기에 그런 분에게 결혼을 고하는 것은 그만큼 그 사람이 결혼이라는 결합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뜻이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그런 깊은 뜻과 별개로 막상 들러리 복장을 하고 교회에 서 있으니 ‘게이로서 이렇게 교회 안에서, 게이 결혼식의 들러리로 서 있다니, 동성 결혼이 합법화된 사회란 이렇게 다르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뉴질랜드에 사는 게이들은 법적으로 그들의 인권과, 부부로서의 권리 모두를 보호받고 있다는 것에 부럽다는 생각과, 톰과 히스가 이런 곳에서 결혼식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진심으로 축복을 보내며, 결혼식을 지켜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