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하는 스몰 웨딩

2018년 3월 10일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인생에서 가장 중대사인 결혼이다. 잠깐~ 잠깐~만 나 결혼했는데 그렇다 오늘 결혼식을 하는 이유는 법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두 번째 결혼식이다. 이번 결혼식은 스몰 웨딩으로 장소도 브라이튼 우리 집에서 한다. 나는 이제 의미가 중요하지 더 이상 보여주기 식을 고집하고 싶지 않다. 그럴 이유가 이제 전혀 없다. 과거를 돌아보면 나는 상당히 남에게 어떻게 보이는지가 중요한 적이 많았다. 남의 시선 이제는 거기서 벗어나고 싶다. 하지만 여전히 남의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고는 못한다. 예전보다 덜 신경 쓸려고 노력 중이다. 호주에서 살아보니 호주 사람들 사이도 상당수 남을 평가할 때 보이는 것으로 먼저 남을 평가 한다. 사람 사는 것 어디에 살든지 다 비슷비슷한것 같다. 그래서 아직까지 남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살기엔 내 능력치가 부족한다. 하지만 두 번째 하는 결혼식은 겸손하게 하고 싶었다. 그렇다고 또 형편없이 치르고 싶지는 않다. 이런 것이 제일 힘들다.

아침부터 정신이 하나도 없다. 결혼식 준비를 또 직접 해야 한다. 그래도 오늘 날씨는 첫 번째 결혼식보다 훨씬 좋다. 딱 결혼하기 좋은 가을 날씨다. 우리는 이번에는 소규모로 친한 지인만 초대해서 결혼을 다시 한다. 그래서 첫 번째 결혼식보다는 덜 긴장되고 솔직히 살짝 여유롭다. 호주에서 처음으로 한 결혼식은 나에게 게이도 결혼에 대해 환상을 가져도 된다라는 것을 알려주었다. 그리고 두 번째 결혼식은 호주에서는 게이도 법적으로 부부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을 알려주었다. 더 이상 게이가 결혼하는 것은 호주에서 꿈이 아니다.

스티븐, 나 그리고 행복이는 결혼을 하기 전에 하늘을 닮은 파란색 정장을 맞추어 입었다. 파란색 정장에 흰색 바지를 입은 스티븐 모습에서 007에 나오는 다니엘 크레이그가 보였다. 그런 매력적인 모습에 나는 아직도 설렌다. 그런데 오늘 내가 그런 사람과 두 번이나 결혼을 한다. 나는 정말 운이 좋은 남자이다. 이번에도 우리 두 사람은 손을 잡고 다른 손은 하트 모양의 풍선을 들고 입장했다. 입장 도중 스티븐 엄마가~~ 포옹을 ~해~주~었~다. 아니 이번에는 행복이가 포옹을 해주었다. 예상되는 순간이지만 나는 그래서 너무 좋았다. 이번에도 당연히 한국 가족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 나는 슬프지 않았고 기분이 너무 좋다. 이번 결혼식에 내피가 흐르는 단 한 명이 참석해 주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은 바로 행복이다.

호주에서 동성결혼 설문조사에서 61.6%라는 투표 결과가 나왔다. 호주 국민들이 참여해준 결과 게이들도 이제는 법적으로 정식 부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투표 중 반대파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았다. 서로 반대 정당들끼리 싸우는데 호주도 한국만큼 장난이 아니다 서로 죽이려고 달려든다. 제발 다들 행복하게 살 수 없는 것일까? 우리는 호주에서 더 이상 남의 시선을 의식할 필요가 없었 졌다. 법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부부이다. 오늘 우리 두 사람은 5년 만에 법적인 부부가 된다. 이번 결혼식도 5년 전에 주례를 봐준 주례사가 다시 주례를 해주었다. 주례사도 우리의 법으로 효력이 있는 결혼식을 함께 축하해 주었다. 만약에 호주 동성결혼이 5년 전에 합법이 되었으면 내가 5년 동안 겪을 일들이 어떻게 달라졌을까?

그럼 우리는 대리모뿐 아니라 입양이라는 옵션도 생긴다. 동성 결혼이 합법화되고 게이 커플 중에 입양한 커플이 있는데 아이와 행복하게 잘 산다. 피로연으로 우리는 출장 가능한 세프를 구했는데 일본 사람이다. 정말 예술적인 요리를 해주었다. 그 요리사를 보니 일본 음식을 잘하는 알빈 형이 생각 나는 순간이다. 알빈 형도 이 요리사만 큰 기막히게 요리를 잘한다. 알빈 형은 내가 호주에서 알게 된 형이다. 그 형도 요리사로 꽤 요리를 잘해서 유명한 식당에서 일했다. 그런데 알빈 형은 6대손이다. 형은 늘 대를 이어야 하는 것 때문에 힘들어했다. 가족들이 형에게 많은 압력을 가하기도 한 것 같다. 대업을 이어가는 것이랑 다른 가문을 이어야 한다는 압력을 나는 이해한다. 왜냐면 나는 그형 처럼 6대손 그런 것은 아니었지만 한국 식구들이 내 결혼을 반대했다. 그리고 여자와 결혼을 하기를 원했다. 그런데 나는 지금 스티븐과 두 번째 결혼을 하고 그 형은 한국에 돌아가서 여자와 결혼을 했다. 알빈 형이 한국에 돌아가기 전날 형에게 너무 힘들어하지 말라는 말은 하지 못했다. 왜냐면 형은 게이이고 사랑하지 않는 여성과 어떻게 평생을 살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형은 호주에 좋아하는 남자도 있었다. 그 형의 선택과 나의 선택 둘이 다른 선택을 했는데 오늘 문득 그 형은 한국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하다.

나는 지금 이 순간 게이로 사는 삶이 행복하고 스티븐을 사랑한다. 형도 지금 이 순간이 나처럼 행복하고 형의 와이프를 진심으로 사랑했으면 좋겠다.


내가 한국에 살 때 식구들의 압박으로 한국에서 여자 친구를 사귄 적이 꽤 많다. 나는 나름 여자들에게 인기도 많았다. 여자들에게 친절하고 그들을 이해하고 육체적인 것이 먼저가 아닌 감성적으로 다가가기 때문이다. 하지만 매번 문제는 섹스로 끝난다. 성인은 그냥 서로 좋아해서 잘해주고 좋아하는 것이 다는 아니다. 나는 마지막 여자 친구와 잠자리를 가졌다. 그녀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 주었고 나 또한 그녀가 좋았다. 그녀에게 미안 하지만 그녀와 육체적인 사랑으로 나는 내가 여자를 안을 수 없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럼 잠자리를 성공 못한 것 아니야 할 수 있지만 그것은 성공했다. 그것을 끝까지 했다고 게이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한국에 수많은 유부 게이들(자신의 성 정체성을 숨기고 여자와 결혼한 게이)이 그것로 얼마나 힘들지 이해된다. 그런데 그런 남자와 결혼한 여자는 가엽고 불쌍하다. 왜냐하면 잠자리 이후 그녀는 나와 잠자리를 계속하고 싶어 했다. 그 이유는 당연히 나를 진심으로 사랑했고 보통 커플처럼 매일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문제점이 발생한다. 성인의 사랑은 커플이 사랑을 나누는 것으로 즉 잠자리를 통해서 더욱 깊어진다. 하지만 사랑이 배제된 섹스는 거기서 끝이다. 그것을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그날 밤 이후 여자와 잠자리를 할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여자와 더 이상 섹스를 하고 싶지 않았다. 게이라는 것은 남자를 육체적으로만 사랑하는 것이 아닌 정서적으로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한 사람을 사랑하고 그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서 하는 행위가 잠자리가 되어야 한다. 이런 상황을 모르는 일반 사람들은 게이가 선택이라고 한다. 당신이 일반 남성이라면 다른 남자와 섹스를 상상해보라, 당신이 일반 여성이라면 또한 어떨까?


단순히 육체적인 잠자리를 가지고 그것이 전부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연인들 사이에는 정서적 유대감 또한 중요하다. 수많은 게이들이 식구들의 압박과 게이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회 때문에 일반 여성과 거짓 결혼을 한다. 과연 그 결혼은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여자랑 섹스를 해본 적이 있는데 게이는 여성과 섹스를 즐기고 좋아하지 않는다라는 것은 내가 게이라서 장담할 수 있다. 그럼 일반 사람들은 게이를 어떻게 받아 드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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