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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밤 파티 모드 ON

행복이가 슬립오버 하는 날

by Ding 맬번니언 Mar 28. 2023

2023년 2월 4일 과거 이야기 (참고로 이 글은 현재 사건이 아닌 과거 사건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오늘 행복이가 친구 조나스의 집에서 처음으로 슬립오버(Sleepover)를 하기로 했다. 조나스와는 2학년 때 한 반이 되고 농구를 함께 하고 나서 더욱 친해졌다. 행복이는 처음으로 남의 집에서 혼자 자는 것이어서, 나와 스티븐은 아이보다도 더 떨렸다. 행복이가 조나스 집에 가기 전에 이것저것 준비물을 챙겨주면서 물어보았다.


"행복아, 조나스랑 자기 전에 뭐 할 거야? 그리고 조나스 집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아이패드로 게임을 할 거야."


행복이의 떨리는 마음을 알아차린 스티븐이 이야기를 해주었다. "조나스와 오락게임을 함께 하면 즐겁지만, 그보다는 자기 전에 조나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혼자 하는 게임이 아닌 함께할 수 있는 게임을 해보는 것이 어때?"스티븐말을 듣고 행복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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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이 행복이를 친구 집에 데려다주고, 우리는 오랜만에 데이트 나이트를 즐기기로 했다. 우리 두 사람은 미소를 지은 채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밤에 외출하는 느낌에 설레기도 하지만, 마음은 언제나 행복이와 함께였다. 어린아이를 둔 부모는 대부분 밤에 외출을 하지 않는다. 다음날 자신의 컨디션과 상관없이 아이 때문에 일찍 일어나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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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우리는 그림 같은 음식과 와인을 즐기며 서로 이야기를 나누었다. 시간이 흐르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중, 조나스 엄마가 전화를 걸어와 행복이는 잘 지내고 이제 재울 시간이라고 말했다. 스티븐이 전화를 끝내고 식사를 계속하면서도, 행복이가 안전하게 잘 자고 있다는 생각에 마음이 안정되었고 행복함이 넘쳤다. 어디에 있든지 늘 아이를 생각하는 마음 이것이 부모 마음 같다. 하지만 우리는 이왕 나온 것 오랜만에 게이 클럽을 가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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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럽에 도착해서 문을 열자마자 분위기가 느껴졌다. 클럽 내부는 어두운 조명 아래에서 춤을 출 수 있는 공간과 바가 있었다. 이곳은 게이 클럽이었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바에서는 다양한 음료수와 술을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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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처음으로 시도해 본 칵테일 중에서 맛있는 것이 많아서 놀랐다. 직원들이 매우 친절하고 상냥해서 기분 좋게 음료를 즐길 수 있었다.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에서는 다양한 음악에 맞춰 춤을 즐길 수 있다. 분위기가 좋아서 모든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느껴졌다. 그래서 나도 오랜만에 파티보이답게 음악에 몸을 흔들고 놀았다.


클럽에서는 떠들썩한 음악과 함께 춤을 즐겨, 오랫동안 살아온 일상의 틀을 벗어나 마치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한창 즐거운 클럽에서 춤추며 시간을 보내던 나는, 무심코 시계를 한 번 봤다. 그때부터 시간이 어느덧 자꾸만 흘러가는 것 같았다. 어느새 밤이 깊어지자 내일 아침 일찍 행복이를 조나스 집에서 픽업해야 하는 걸 깨달았다.


하지만 즐거운 분위기에 흠뻑 빠져버린 스티븐(이것이 스티븐의 느슨한 성격), "아직 시간이 많아, 그렇게 늦지 않았잖아!"라며 더 머무르기를 바랐다. 하지만 신중한(이것이 급한 내 성격) 나는 아이를 위해서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생각에 불안해졌다.


결국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신데렐라처럼 시계를 자주 확인하게 되었다. 아이를 픽업하고, 다시 부모가 되어 일상생활로 돌아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충분히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신데렐라가 유리구두를 자꾸 뒤돌아 보는 것처럼 클럽을 뒤돌아 보면서 집으로 향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우리 두 사람은 오랜만에 함께한 저녁 식사도 하고 게이 클럽까지 그 어느 때보다도 특별하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행복이도 오늘 처음으로 친구집에서 슬림오버를 성공적으로 했다.


우리 가족은 일반적인 가족과는 조금 다르다. 그러므로 다른 일반 가족들처럼 살지 않는다. 우리 가족은 우리답게 산다. 나는 가끔은 다음날 힘들더라도, 오늘 밤처럼 짧은 시간 동안 스티븐과 함께 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 우리 두 사람에게 큰 기쁨과 행복을 준다고 믿는다. 이러한 순간들이 바로 나와 스티븐 삶에서 소중한 순간이고 활력을 풀어 넣어 준다. 나는 아이를 키운다고 육아가 힘들다고 세상 다 산 것처럼 힘들어만 하고 있지 않는다. 가끔은 부모라는 책임감을 내려놓고  자신의 인생을 즐기자. 하루 논다고 아이가 어떻게 되지는 않는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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