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스 백일 축하파티

2014년 10월 13일

by Ding 맬번니언

오늘은 톰의 사랑스러운 아들 알렉스의 백일파티 날이다. 그리고 우리가 처음 알렉스를 만나는 날이기도 했다. 지난 100일 동안 날씨도 추운 편이어서 감기라도 걸릴까 봐 톰은 사람들을 만나는 걸 피하며 지냈고, 백일이 되어서야 사람들을 초대해 파티를 열게 되면서 오늘에서야 알렉스를 만나게 된 것이다. 한국은 아이가 태어나면 ‘3,7일’이라고 하여 21일 정도 대문 앞에 금줄을 치고 낯선 이가 들어오는 것을 막아 아이와 산모의 건강을 보호하는 풍속이 있다. 중국에도 ‘만웨’라는 태어난 지 한 달 째 아이의 건강함을 비는 잔치를 여는데 어느 나라 문화이든 갓난아이를 보호하고자 하는 마음은 매한가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집마다 다르기는 하지만 백일이나 첫돌에 잔치를 하는 것도 무사히 잘 커 준 아이에 대한 기쁨이 느껴지는 날임에는 분명했다.


‘알렉스, 건강하게 커 줘서 너무 고마워’


나는 호주에 살고 있지만, 알렉스의 건강을 축하하고, 앞으로도 건강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홍빠오(축의금)’을 톰에게 건넸다. 톰은 축하 샴페인을 따라주었고 우리는 다 함께 잔을 들고 알렉스의 백일을 축하하며 점심 식사를 시작했다.


또 하나 재미있었던 것은, 한국에서도 어린아이의 배냇머리(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첫 머리카락)를 밀어주면 머리카락이 더 건강하고 풍성하게 자란다고 밀어주는 풍속이 있는데 알렉스도 배냇머리를 밀었다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중국에도 한국처럼 배냇머리를 밀어 아이의 머리카락이 잘 자라기를 바라는 풍속이 있다고 한다. 빡빡 민 밤톨 같은 알렉스 머리와 그 머리에 찍어놓은 점을 보니 완전 중국 아이처럼 보이기도 하고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계속 나왔다.


‘행복이 일은 요즘 어떻게 되어가고 있어?


걱정하는 마음에 점심을 먹다가 사람들이 으레 우리에게 행복이에 대해 물었다. 우리는 호주 정부를 믿고 있다는 말 이외에 다른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더 이상 하소연을 한다고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도, 우리의 마음을 안정시킬 수도 없다는 것을 긴 시간을 기다리며 깨달았기 때문이었다. 요즘 드는 생각은 한국 국적을 적시에 포기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뉴스에서 가미 사건 당시 태국 대리모를 통해 아이를 얻은 일반 부부에 대해 보여주었는데 워낙 절차가 복잡하고 태국 정부에서 이런저런 이유로 제지가 많다고 하는 데 호주 정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입장에 있다는 것이 그나마 위안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이를 데려가기 위해 보통 부부들이 2~3개월 정도 태국에 머무르게 되는데 3개월이 넘어서면 비자 문제가 걸려 이웃 나라인 캄보디아로 넘어가야 하고, 그때 다시 아이가 여권이 없어 문제가 된다고 들었다.


무엇보다 현재 가장 상황이 어려워 고생하는 이들은 8월 가미 사건이 터질 당시에 부모가 된 사람들인데 벌써 몇 개월째 집에도 가지 못한 채 태국에 묶여 아이와 고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도무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아 한동안 마음이 동요할 것을 알면서도 기사를 찾아보고, 또 기사를 보고 나면 상실의 늪에서 허우적대느라 어찌할 수가 없었다. 읽는 사연마다 ‘이 사람들은 어떻게 되는 거지? 잘 집에 돌아가야 할 텐데.’ 라며 내 일처럼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그들을 도울 방법도, 내 일조차 어떻게 해볼 방법도 없는 것이 현실이었다. 그렇게 몇 차례 상실의 늪에 빠지고, 헤엄쳐 나오고, 또 빠지고, 또 나오기를 반복하다 보니 이제는 그런 것이 행복이를 만나는 일에도, 내 정신 건강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무신경해지지는 않되 의식적으로라도 과도하게 신경을 쓰며 하루 종일 생각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지금으로서는 도와주겠다고 나선 호주 정부를 믿고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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