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부터는
"내일부터 진짜 열심히 할 거야. 아침 6시에 일어나서 런닝도 하고!"
"아침 6시?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
카톡방에 온 언니의 메시지를 보며 피식 웃음이 났다. 지난 한 달간 비슷한 메시지를 수없이 봐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내일'은 한 번도 오지 않았다.
"근데 오늘은 진짜 가야 해. 지난주에 배운 동작 복습해야지."
"어... 오늘은 좀 피곤해서. 내일 꼭 갈게!"
매번 이런 식이었다. 내가 재촉하지 않으면, 확인하지 않으면, 운동은 영영 미뤄졌다. 금요일 나와의 약속이 아니면 헬스장 문 앞에도 가지 않았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나도 운동을 시작할 때 그랬으니까. 낯선 기구들, 잘 모르는 동작들, 그리고 무엇보다 어색함에 쭈뼛 거리는 나를 쳐다보는 것 같은 여러 시선들이 무서웠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정말 건강해지고 싶다는 의지가 있었다.
"딱 아이유같은 몸이면 좋겠어. 저런 몸매 갖고 싶다..."
"그럼 오늘 저녁에 운동 가볼까?"
"아니야, 오늘은 친구랑 약속 있어."
매일같이 SNS의 날씬한 연예인 사진을 공유하면서도, 정작 자신의 변화를 위해서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입으로는 '날씬해지고 싶다', '예뻐지고 싶다'를 연신 외치면서, 음료수를 마시고 먹지 말라는 음식들만 골라 먹었다.
"언니, 주 1-2회라도 꼭 가보자. 규칙적으로 하는 게 중요해."
"알았어... 내일부터 진짜 열심히 할게."
또 그 '내일'이다. 내일은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은 그 내일.
나는 점점 권유를 줄여갔다. 매주 금요일, 퇴근 후 달려가서 기초부터 다시 알려주는 일이 반복됐다. 일주일 동안 운동을 하지 않았으니 자세가 익숙해질 수가 없었다. 여전히 어색했다. 제자리걸음을 하는 것 같았다.
"너는 어떻게 그렇게 열심히 해? 난 도저히 못하겠어."
"그냥... 운동이 좋아서 하는 거야."
"부럽다. 어떻게 그러지."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묘한 감정이 올라왔다. 부럽다고? 정말 부럽다면 조금이라도 노력해보지 않을까? 하지만 이내 그 생각을 털어냈다. 모두가 나처럼 운동을 사랑할 수는 없으니까.
"그래도 금요일만큼은 언니가 운동을 나와서 다행이다."
"당연하지! 너랑 하는 운동은 재밌어."
그 말에 웃음이 났다. 나와 함께하는 운동이 재미있다면, 혼자서도 해볼 생각은 왜 하지 않는 걸까.
'그럴 수도 있지.'
누구나 시작이 어렵고, 습관을 들이는 데 시간이 걸린다. 나 역시 처음부터 이렇게 운동을 사랑했던 건 아니니까. 그래도 조금은 아쉬웠다. 내가 전해주고 싶었던 것은 단순히 예쁜 몸매가 아닌, 운동이 주는 진정한 기쁨이었는데.
"다음 주에는 진짜 꼭 세 번은 나올 거야. 두고 봐!"
또다시 도착한 카톡. 나는 이제 그저 가볍게 답장을 보냈다.
"그래, 화이팅!"
때로는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 마음 한켠에는 작은 실망감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그것이 나중에는 더 큰 감정으로 발전하리라는 걸, 그때는 알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