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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복사 May 10. 2024

D+6 운동 딜레마, 갈까 말까


D+6



일단 가방을 챙겨 나왔으나

갈까 말까 포기할까 다음 주로 미룰까 내일 할까

끝없이 미룰 생각만 하다가 결국은 갔다.

사실 복싱을 배우는 건 재밌다.

모르는 것투성이고 몸이 제멋대로여도 재밌다.

그런데 운동하러 가는 건 재미없고,

운동이 끝나고 정리하고 씻는 것도,

입은 옷 중 일부를 손빨래하는 것도 재미없고 귀찮다.

운동하고 집으로 가는 길은 구만리고,

저녁을 제대로 못 먹으면 그건 그거대로 배고파 섧다.

과자 따위에 저녁 식사를 의탁하고

운동하러 가는 것은 안 먹는 것보다 더 싫다.

그렇게 끌려가듯 여섯 번째 수업을 받았다.

새로운 걸 많이 배웠다.

공격을 피해 밀면서 원투 펀치를 날리는 것과 훅.

뒤로 스텝을 하며 밀면서 펀치를 뻗는 건,

지금까지 배운 것 중 제일 리듬감이 있었다.

모든 동작이 아직 돌아서면 잊을 듯 어색하지만

새로운 동작을 배우니 나도 모르게 링 위의 나를

남몰래 그려보게 된다.

복싱이라는 종목은 리듬감이 선명해서 매력적이다.

거친 종목이기도 하지만

주먹을 뻗는 느낌이 시원해서

배울수록 점점 더 좋아진다.

다른 사람이 하는 걸 구경만 하던 훅은,

원 날리고 투 날린 다음 90도 각도로 날리는 펀치다.

훅까지 배우니 실제 복싱의 속도로 칠 때의 힘을

빨리 느껴보고 싶어졌다.


by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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