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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복사 May 11. 2024

뭐, 다, 먹 <009> 피자 토스트

<009>

피자 토스트


-재료 공급: 하

-요리 과정: 하

-소요 시간: 짧다


피자가 맛있으려면 간단하다. 재료의 질이 좋으면 된다. 신선하고 안전한, 때로는 비싼 재료를 모아 만들면 황홀하다. 완제품을 사다 먹는 것도 좋지만, 그건 리필이 안 되니까. 추가 구매지. 재료를 사다가 만들면 원하는 재료로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으니 너무 좋다.


0. 기본 재료

우선, 피자의 기본인 빵 이야기를 해볼까. 빵의 기본 재료는 밀가루. 하지만, 밀가루가 들어가지 않은 빵도 있다. 정확히는 밀가루가 덜 들어가거나 통밀가루를 쓰거나 쌀가루로 만들어진 빵을 말한다. 예를 들면, 이탈리아 빵 ‘치아바타’,  프랑스 빵 ‘브리오슈’ 같은 빵들. 이런 빵들은 무시로 끓는 나약한 장을 지닌 사람들도 즐겁고 행복하게 먹을 수 있다. 속을 편안하게 하기 때문이다. 나도 즐겨 먹는다. 많이 먹는다. 다음으로는 치즈. 모짜렐라 치즈, 체다 치즈, 부라타 치즈, 파마산 치즈, 고다 치즈 등 취향대로 먹으면 되지만, 아무래도 모짜렐라 치즈가 제일 산뜻하게 막 먹기 좋다. 이번에 너무 황홀하게 먹은 치즈가 있어 추천하자면, 오아시스에서 새벽배송으로 구매할 수 있는 ‘제주청정 생치즈(300g)’. 어릴 적 먹던 모짜렐라 통치즈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정말 너-무 맛있다. 이 치즈를 먹고 나니 이분법적 사고를 하게 된다. 제주청정 생치즈와 아닌 치즈. 첫입을 물던 순간, 종소리를 들었던 것도 같고. 아무튼, 피자 토스트도 5화의 <전자레인지 계란빵>처럼 재료에 따라 변주가 가능하므로 몇 가지 추려서 소개해 보겠다.



1. 깔끔한 맛

준비물을 호명하겠다. 빵, 치즈, 토마토, 올리브,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 끝이다. 진짜다. 이것만으로도 맛있다. 대신, 좋은 품질의 재료여야 한다. 빵도 일반 밀가루 빵으로 하면 느끼하고 속도 더부룩할 것이다. 만드는 법은 간단하다. 빵에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을 달팽이 그리듯 촘촘하게 두른다. 방울토마토를 3등분하여 9조각(= 방울토마토 3개)을 고르게 올리고, 올리브도 마찬가지로 3등분하는데 양은 취향껏 올린다. 이제 치즈를 잘 녹도록 적당히 잘게 잘라 올려서 전자레인지에 돌리면 끝이다. 치즈는 꼭 모짜렐라를 사용하길 추천한다. 에어프라이어나 오븐이 있다면, 바삭한 맛이 추가될 것이다.


2. 토마토 맛, 또띠아 피자

이름에서 알 수 있을 것이다. 빵 대신 또띠아를 사용한다. 도우가 얇은 피자를 흉내 낼 수 있는데, 이상하게 나는 또띠아만 먹으면 배가 아파서 또띠아를 찾다 찾다가 포기한 피자다. 시판 또띠아를 사다가 테스트해 보았지만, 다 똑같은 놈들이었다. 또띠아 피자는 생 토마토보다는 토마토 소스가 더 잘 어울리고 맛있다.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토마토 파스타 소스도 좋고 토마토 홀이나 퓨레도 좋다. 또띠아에 토마토 소스를 넓게 펴 바르고 좋아하는 재료를 토핑으로 올린 뒤, 치즈 올려서 익혀 먹으면 끝! 파인애플 피자를 좋아하면 파인애플을, 콤비네이션 피자를 좋아하면 슬라이스한 양파+블랙 올리브+옥수수콘을, 불고기 피자를 좋아하면 불고기를, 페퍼로니 피자를 좋아하면 페퍼로니를 듬뿍 올리면 된다. 바질, 루꼴라 같은 채소를 올려 먹으면 비주얼과 건강을 잡을 수 있다. 신선한 생채소가 귀찮거나 부담스럽다면, 파슬리 가루도 좋다. 생각보다 여기저기 많이 쓰이니, 하나 구비해두는 것을 추천한다.


3. 어린 시절 맛

이것은 진짜 엄청 많이 해 먹던 피자 토스트로, 앞서 소개한 <1. 깔끔한 맛>, <2. 토마토 맛, 또띠아 피자>에서 베이스만 바꾼 맛이다. 또띠아든 빵이든 아무거나에 토마토 소스 대신 만든 양념 소스를 투척하는, 누구에게나 추억인 약간 떡꼬치 소스 같은 맛이라고 소개할 수 있겠다. 고추장, 케찹, 설탕 조합에 치즈까지 더해지면 끝없이 들어간다. 고추장 1 밥숟, 케찹 2 밥숟, 설탕 1 밥숟을 기준으로 매운맛이 좋으면 고추장을 더, 달짝지근한 맛을 원하면 케찹을 좀 더, 단맛을 원하면 설탕을 좀 더 넣으면 된다. 나이를 먹으니 무조건 매운 것도 단 것도 괴로워서 저칼로리 케찹이나 당을 줄인 케찹 그리고 설탕 또한 당을 줄인 자일로스 설탕이나 알룰로스 가루 같은 것을 이용한다. 역시나 소스 위의 토핑은 취향대로 올리면 그만이다.


Tip. 있으면 좋은 것: 파슬리 가루 = 멋과 은은한 향


by 개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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