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vs 살기 | D-5
프로젝트의 마지막 일요일이다. 어제는 결국 아무 운동도 하지 못했다. 환절기마다 유의하는데도 번번이 감기에 걸리는 것 같다. 이번처럼 심하게 걸리거나 반대로 비교적 약하게 걸리거나. 팔꿈치의 석회도 아직 그대로다. 기록을 남기다 이제는 팔 엑스레이까지 추가되었다. 병원 순회를 하는 주말은 다른 날에 비해 기운이 처지는 건 당연한 수순일까. 좋거나 괜찮고 싶은 마음은 그저 바람에 그쳐야 하는지. 나쁘거나 더 나쁜 것 사이를 오가는 구슬픈 현실에 굴복하고 싶지 않아 오랜만에 걷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둥글고 밝은 달, 밤하늘에 수놓아져 있는 별자리, 반소매가 가능한 완전히 바뀐 다음 계절 속에 내 발자국을 새기며 기록을 한다.
언젠가 들었던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에서 그런 얘기를 들었다. 밖으로 나올 수 있는 마음이라서 신발을 신고 나오는 게 아니라 그 반대라는 것. 신발을 신기 때문에 밖으로 나올 수 있다는, 기억에 의존하여 말이 엉망인데 그런 맥락의 이야기였다. 인과관계에 대한. 그 방송을 들은 이후로 쪼그라들고 어딘가 숨어버리는 마음으로도 밖으로 나와 만 보, 이만 보를 걸을 수 있었다. 확실히 매일 만 보씩이라도 걷던 때가 건강했다. 무엇이 힘들게 했든 어떤 문제가 있든. 그런 날을 상기하며, 10km를 걸을 예정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점에는 2km를 걸었다. 기운이 되면, 집으로 돌아가 마무리 운동 30분도 하고 싶다. 다음 주면 불가능할 것 같던 이 프로젝트도 끝나고 3월도 보내야 한다. 다가올 4월에는 어떤 프로젝트로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기면 좋을지도 고민해 보며 걸어야겠다. 끝까지 응원 바라며, 달이 밝으니 꼭 지나치지 마시길!
p.s. 달짝지근 비빔국수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