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4 안녕하지 못한 점심

by 개복사

죽기 vs 살기 | D-4

안녕하지 못한 점심



당신의 점심은 안녕하신가. 내 점심은 안녕하지 못하다. 일과 건강의 균형이 미꾸라지처럼 잡힐 듯 잡히지 않고 자꾸 미끄러지는데, 그 핵심이 점심에 있는 것 같아서다. 말 그대로 하루의 중심을 채워주는 식사인 점심. 그러나 그만큼 중요한 식사를 영양가 있게, 그리고 간식을 찾지 않을 만큼 적당하게 먹기가 여간 쉽지 않다. 고물가와 고칼로리 앞에서 나는 속절없이 무너지는 중이다. 최선을 다해 고탄수화물과 밀가루와 나트륨을 피하려 노력하지만 불가능에 가깝고, 그저 그들이 중복되지 않도록 메뉴를 고르는 게 할 수 있는 전부다. 식사량을 조금 줄이고 운동량을 조금 늘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가슴 깊이 다시금 체감한다.


어제는 11km를 걸었다. 처음 2km는 지난 화를 쓰면서, 다음 6km는 김이나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들으며, 마지막 2km는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며 완주했다. 그리고 생각을 정리할 겸 1km를 더 걸었다. 처음 목표를 세우고 글을 써 기록을 남겨보자, 다짐하며 3주가 어떻게 흘러가려나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했다. 적정 체중에서 벗어날수록 무력감만 늘어서 얼른 살을 빼고 싶었다. 그리고 일기야 늘 써왔지만, 비공개 방식이었지 이렇게 공개된 곳에 글을, 그것도 매일 써서 올린다는 점이 그랬다. 퇴근 후 혼자 하는 운동은 결제의 부담은 없지만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 속에서 쉼 없이 엎치락뒤치락 시끄러웠고, 글쓰기는 생각보다 수월했다. 오히려 글쓰기가 있어서 스트레스가 없었다. 또한 글을 계속 올리는 만큼 계속 찾아와 읽어주는 분들이 생기고, 매일 새롭게 찾아와주시는 분들도 있고, 그리고 응원의 버튼도 눌러주시는 덕분에 힘을 낼 수 있었다. 모두에게 너무너무 고맙다. 이제 3주 프로젝트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다. 처음 목표였던 4kg 감량은 남은 기간동안 쫄쫄 굶어도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지만 끝까지 달려보겠다. 오늘은 맨몸 운동 1시간과 스텝퍼 30분에 도전한다. 어떤 실패에 도달할지 끝까지 응원하며 지켜봐 주시길!




p.s. 내가 만든 김밥 먹고 싶다..

먹고 싶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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